27일 오후 경찰이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의 천막을 모두 강제철거하고 출입을 막고 있는 가운데 오후 7시부터 덕수궁 대한문 앞에 1만명 가까운 시민들이 모여 "재협상을 실시하라" "폭력경찰 물러가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51번째 촛불문화제를 열기 시작했다.

경찰의 대응은 문화제가 시작되기 전부터 평소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경찰은 평소 촛불문화제 행사장에서 100m 넘게 떨어진 광화문 네거리에 경력을 배치했던 것과 달리 이날은 청계광장 입구로 앞당겨 배치했다.

▲ 27일 오후 8시15분께 서울 태평로 코리아나호텔 앞에서 경찰이 시민들과 대치하고 있다. ⓒ정은경
특히 청계광장에는 방패를 들지 않은 운동화 차림의 경찰이 배치돼 체포 중심의 시위 진압 작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됐다. 청계천 쪽으로는 집회 참가 시민들을 연행하기 위한 전경버스 3~4대가 늘어서 있기도 하다.

또, 경찰은 동아일보 사옥과 조선일보 정문도 전경 차량으로 에워싸 시민들의 접근을 차단했다.

▲ 경찰이 코리아나호텔을 버스 7대로 에워싸고 있다. 27일 오후 7시께 태평로. 경찰은 동아일보 건물도 버스 9대로 에워쌌다. ⓒ정은경
본대회가 한창 진행 중인 오후 8시부터 경찰은 경고 방송을 내보내고 청계광장 앞에 있던 시민들을 서울시청 방면으로 밀어붙였다.

경찰은 8시10분께 코리아나호텔 앞까지 진출해 시민들과 대치했으며, 현장 지휘관들은 핸드 마이크에 대고 "돌격 준비"라는 말을 반복했다.

시민들은 "경찰이 공격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시민들을 자극하고 있다"며 "시민들이 거칠게 반응하면 폭력시위라는 비판 여론을 조성하려는 노림수"라고 비난했다.

경찰은 집회 참가자가 많지 않으면 행진이 시작되자마자 진압작전을 벌일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오후 8시 30분께 일부 시민들이 프라자호텔 앞을 거쳐 을지로 쪽으로 진출하려다 경찰에 막혀 다시 태평로로 돌아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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