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여론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최시중 국회 탄핵 촉구' 서명 인원이 5만명을 넘어선 데 이어 언론노조가 방통위 앞 노숙 농성에 돌입했고 시민사회단체의 사퇴 촉구 기자회견도 연일 계속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광우병 국민대책회의와 민주언론시민연합은 21일 오후 3시 서울 세종로 방송통신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방송 독립성 훼손과 언론 탄압에 앞장서고 있는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의 사퇴를 거듭 촉구했다.

▲ 광우병 국민대책회의와 민주언론시민연합은 21일 오후 3시 방송통신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시중 방통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서정은
이들은 '최시중 방통위원장 사퇴촉구 시민단체·네티즌 일동' 명의의 기자회견문을 내고 "이명박 후보의 당선을 위해 활약했던 '측근 중 측근' 최시중씨는 정부에게 유리한 여론을 만들고자 언론을 통제하는데 앞장서고 있다"며 "더이상 국민들의 분노를 키우지 말고 당장 방통위원장 자리에서 물러나라"고 요구했다.

이날 민언련 정연우 공동대표는 "최시중 위원장은 정권의 앞잡이 노릇을 하면서 신문방송 겸영 등 '조중동'의 방송 진출을 열어주기 위해 노력하는 등 방송의 독립성과 공공성을 훼손하는데 가장 앞장서고 있다"며 "방송 독립성을 더 이상 훼손하지 말고 즉각 사퇴할 것을 강력히 경고한다"고 말했다.

김서중 성공회대 교수도 "최시중씨는 당정과 대책협의를 갖는 등 부적절한 행동을 일삼고, 방통융합 시대의 중요한 정책적 사안에 있어서 공공성과 독립성을 왜곡하는 등 방통위원장 자격이 전혀 없다"며 "결론은 스스로 즉각 사퇴하는 것밖에 없다. 방통위원장을 내놓고 대통령 시중을 들 수 있는 자리로 돌아가라"고 꼬집었다.

▲ 21일 오후 '공영방송 장악 안돼' 구호가 적힌 팻말을 들고 방통위원회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촛불소녀' ⓒ서정은
'최시중 퇴진'을 요구하며 방통위원회 앞에서 노숙 농성을 벌이고 있는 전국언론노조의 권철 사무처장은 "우리는 최씨를 방통위원장으로 인정한 적이 없다"며 "언론을 탄압해 하수인으로 만드려는 의도는 인터넷 여론 탄압을 비롯해 YTN 등 방송사 사장에 특보를 꽂는 낙하산 인사에서 증명되고 있다. 최씨가 물러날 때까지 모든 수단을 다해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이명박 정부의 공영방송 장악 음모에 대한 규탄도 이어졌다. 민언련 박석운 공동대표는 "이명박 대통령 담화에서 여러가지를 개선하겠다고 했지만 유일하게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은 것이 공영방송의 독립성"이라며 "공영방송 장악을 변함없이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라고 비판했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안진걸 팀장은 "이명박 정부는 입만 열면 서민 생활을 어렵게 하는 정책을 내놓고 있다"며 "광우병 쇠고기 '묻지마 수입'을 계기로 쏟아져나온 국민과 이명박 정부의 한판 승부에서 권력은 국민을 이길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안 팀장은 "경찰이 시민을 폭행하고 권력이 언론을 탄압하는 행태에 많은 시민과 네티즌들이 저항하고 있다"며 "광우병 위험 쇠고기 수입을 막는 것과 함께 언론 독립성·공공성을 지키고 최시중씨 사퇴를 위해 1800여 시민사회단체가 힘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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