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장학회 측은 '친박' 김삼천 이사장의 자진사퇴를 요구하는 전국언론노동조합의 면담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언론노조는 공문이라도 전달하려 했으나, 정수장학회는 문을 닫은 채 '문전박대'로 일관했다.

▲ 10일 정오경, 강성남 언론노조위원장(왼쪽)은 서울 중구 정수장학회 사무실을 찾아 면담을 요청했으나 거부당했다. 오른쪽은 이창원 정수장학회 사무처장. ⓒ언론노조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강성남)은 10일 정오 서울 중구 정수장학회 사무실 앞에서 '정수장학회 김삼천 이사장 면담 요청 및 자진사퇴 촉구 기자회견'을 연 뒤, 곧바로 김삼천 이사장과의 면담을 시도했다.

그러나, 이창원 정수장학회 사무처장은 "다 밥먹으러 가고, 아무도 안계신다"며 언론노조의 면담요청을 거부했다. 이창원 처장은 "왜 남의 이사장을 보고 사퇴하라고 하느냐. 가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뒤 문을 닫았다.

정수장학회가 아예 문도 열어주지 않자, 언론노조 관계자들은 "이렇게 문전박대해도 되느냐. 사무처 직원이라도 나와서 우리의 공문을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 정수장학회가 이러니까 뭇매를 맞는 것 아니냐"고 항의했다.

그러나 이창원 사무처장은 "(공문을) 받을 사람이 없는데 뭘 어떻게 하라는 거냐"며 끝까지 문조차 열어주지 않았다. 언론노조가 전달하려고 했던 공문은 '김삼천 정수장학회 신임 이사장에게 드리는 글'이며, "이사장님이 이사장직을 고집하면 정수장학회를 둘러싼 논란이 필연적으로 재현될 수밖에 없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5년 뒤 성공한 대통령으로 평가받기를 원한다면 하루라도 빨리 물러나십시오"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편, 김삼천 정수장학회 신임 이사장은 대구 출신으로 영남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했으며,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상청회 회장을 지냈다. 김삼천 이사장은 박근혜 대통령이 32년간 이사장을 지낸 한국문화재단에서 2009년 9월부터 지난해까지 감사를 맡았으며, 박 대통령이 국회의원 신분이었을 당시에는 개인 최고한도인 500만원의 정치후원금을 수 차례 내 '명백한 친박인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언론시민사회 뿐만 아니라 상청회 16대 회장을 지낸 유이관씨도 지난 1일 역대 상청회 회장ㆍ임원진에게 "상청회 이름으로 김삼천씨의 (정수장학회) 이사장 취임 반대 성명을 발표하고, 장학회 이사진을 만나 이사장 지명을 철회하도록 건의하기를 요청한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등 김 이사장의 자진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미디어스>는 10일 오후, 김삼천 이사장의 휴대전화로 수 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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