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여의도 KBS본관 ⓒ미디어스
KBS(사장 길환영)가 밤 11시 1TV에서 방송되는 <뉴스라인>의 시간대를 변동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KBS 기자협회는 20년 가까이 방송된 <뉴스라인>의 시간대를 변동하는 것은 매우 중대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내부 구성원들의 의견수렴이 전혀 없었다며 사실상 '뉴스라인 폐지'라고 반발하고 있다.

KBS기자협회(회장 함철)에 따르면, KBS는 봄 개편에서 밤 11시부터 40분간 방송되는 <뉴스라인>을 폐지하고 대신 11시 30분에 30분짜리 뉴스를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KBS기자협회는 4일 성명을 통해 "뉴스라인은 20년 가까이 수 천 명의 보도본부 구성원들이 제작하고 방송해 온 KBS 대표 뉴스 가운데 하나"라며 "그런데 시간대가 바뀌고 분량이 줄어드는 중대한 변화가 왜 일어나는지에 대해 자세한 내막을 아는 기자들은 보도본부 국장단 이상 간부 외에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뉴스 제작은 기자 한두 명 내지는 10~20명이 제작하는 게 아니라 서울과 지역 기자 800여 명이 모두 참여하는 프로그램이다. 개편의 근거나 이유가 기자들에게 사전에 충분히 제시되고 설득하는 과정이 반드시 이뤄져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며 "뉴스 시간대를 정하는 일은 기자들의 제작역량과 시청자들의 요구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KBS기자협회는 "과거, 2TV 저녁 8시 뉴스타임을 섣부르게 7시로 옮겼다가 시청자들의 외면을 샀고 결국 폐지된 악몽이 지금도 생생하다. 보여주기식 차원에서 뉴스를 폐지하고 신설하는 것은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일방적인 뉴스개편은 기자들의 거센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김홍식 KBS 홍보실장은 5일 "아직 확실하게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말을 아꼈다.

함철 KBS 기자협회장은 5일 "(뉴스라인을 폐지하기로) 이미 정리가 다 된 것으로 전달받았다"며 "뉴스라인은 11시 정각에 방송되는 것으로 인식돼 있는데, 시간대가 옮겨지면 그 이름을 가지고 있는 뉴스로서는 의미가 없는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함철 협회장은 "(이번 편성의 이유에 대해) 회사측은 '시청자들의 요구가 있었다'는 식으로만 말하고 전혀 내부 의견수렴을 거치지 않았다"며 "20년 가까이 해오던 뉴스의 시간대를 변경하는 것은 굉장히 많은 분석과 시간을 필요로 하는데 그런 게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KBS는 4월 1일 봄개편 시행을 목표로 준비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오는 13일 KBS 이사회에 봄개편안을 보고하면, 개편안의 구체적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KBS이사회는 개편안에 대해 의견을 개진할 수 있으며, KBS는 이사들의 의견을 참고해 최종 개편안에 반영해야 한다. 교양 부문에서 <역사스페셜> <환경스페셜> <과학스페셜>이 폐지될 것으로 알려졌으며 예능 부문에서는 <남자의 자격> <달빛프린스>가 폐지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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