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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TV는 방송…동일서비스엔 동일규제 해달라"[파워인터뷰] '방통융합 영향력 30' 공동 3위 한국케이블TV협회 오지철 회장
정은경 기자 | 승인 2007.10.09 16:50

케이블TV 업계의 빠른 성장속도를 반영하듯 한국케이블TV협회 오지철(58·사진) 회장이 방통융합 시대 영향력 있는 인물 공동 3위에 올랐다. 오 회장이 MBC, SBS 등 지상파 방송사를 제치고 3위에 오른 것은 케이블TV의 영향력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적'이 많아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오 회장은 "새로운 경쟁매체 자체를 인정하지 않을 계획은 추호도 없다"며 "다만 동일 서비스에 대한 동일 규제 원칙만은 지켜달라"고 강조했다. IPTV의 경우 주된 서비스가 방송인만큼 케이블TV와 비슷한 수준의 규제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통신시장에 대한 KT의 시장지배력이 방송시장으로 전이될 것이라고 그는 우려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위성방송의 공동수신설비(SMATV) 문제와 관련해서는 "정보통신부는 소비자 선택권을 강조하는데 이미 스카이라이프에 가입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이 있다"며 "SMATV를 허용할 경우 결국 서로 출혈경쟁으로 위성방송도 망하고 케이블도 망하고 PP(채널사용사업자)도 망하는 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한국케이블TV협회 오지철 회장. ⓒ정은경  
 

오 회장은 방송·통신 기구 통합 논의는 연기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현재 나오고 있는 조합들 가운데서는 방송위원회의 역사성을 유지하는 쪽에 무게를 실었다.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적선동 한국케이블TV협회 사무실에서 오 회장을 만났다.

미디어스(이하 M) : 케이블TV협회가 KBS(지상파)와 KT(통신)에 이어 방통융합시대 영향력 있는 인물 3위에 올랐는데 결과를 어떻게 보나.
 
오지철(이하 오) : 케이블TV의 사회적 중요성을 반영하는 결과인 동시에 앞으로 뉴미디어로서 책임을 다하라는 주문으로 해석하고 있다.

많은 이들이 나에게 "케이블TV가 여전히 뉴미디어냐"고 물어보는데 케이블TV는 지금도 뉴미디어이고 앞으로도 뉴미디어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매체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새로운 서비스에 대한 욕구가 점점 증가하고 있고 우리는 공급자로서 그러한 욕구를 충족시켜야 할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사업 여건이 쉽지 않은 만큼 많은 부담을 느끼고 있다.

M : 높아진 위상과 대조적으로 케이블TV의 '유해콘텐츠'에 대한 논란과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

: 프로그램의 선정성 문제는 케이블TV 뿐만 아니라 어디에나 있는 유니버설(universal, 일반적인)한 문제다.

시민단체 뿐만 아니라 지상파 방송에서도 케이블TV의 선정성을 비판하는데 과연 누가 누구에게 돌을 던지나 싶다. 출연자들의 신변잡기를 다룬 대화로 대한민국 방송 전체의 수준을 낮추는 데 앞장서온 지상파가 어떻게 케이블에 돌을 던질 수 있나.

시민단체에도 섭섭한 부분이 있다. 요즘 굉장히 있기 있는 지상파의 한 오락 프로그램 진행자가 방송중 방석에서 뒤로 나자빠지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랬다. 똑같은 프로그램이 케이블TV에서 나왔다면 시민단체는 선정적이라고 비판했을 것이다.

지상파가 하면 뭔가 수준이 좀 있는 것 같고, 케이블에서 하면 수준이 낮은 것 같아 보이는 선입견이 존재하지 않나 싶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저희들이 개선할 점이 전혀 없다는 얘기는 아니다. 다만 케이블TV는 유료방송인 만큼 좀 더 융통성 있고 너그러운 잣대로 봐달라는 것이다.

M : 지상파는 MMS로, 통신은 IPTV로 케이블업계에 대한 양쪽의 '공격'이 거센 상황인데 협회는 어떤 전략으로 맞설 계획인가.

 

   
  ▲ ⓒ정은경  
 

: 새로운 경쟁매체 자체를 인정하지 않을 계획은 추호도 없다. 다만 첫째, 무슨 콘텐츠로 그 매체를 채울 것인가, 어떻게 차별화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 없이 무작정 빨리 시작해서는 안된다고 본다.

둘째, 매체들끼리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여건은 마련돼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MMS의 경우에만 하더라도 단순히 기술적으로 가능하다고 해서 바로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 주파수가 공공재인 만큼 국민의 컨센서스(공감대)가 필요하다고 본다. 남는 주파수를 누가, 어떤 목적으로 사용할 것인지 등에 관해서 말이다.

M : MMS로 얻어진 채널은 공익적 목적으로 사용하겠다는 것이 지상파 쪽의 주장인데 협회가 이를 굳이 반대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 지상파에서 정말로 MMS를 사회적 약자와 소외계층을 위한 공익적 목적으로 사용한다면 우리로서는 반대할 명분이 없다.

하지만 지상파는 MMS를 무료방송으로 하겠다고 한다. 광고를 붙이겠다는 얘기다. 장애인과 노인문제를 다룬 프로그램에 광고가 붙겠나. 안 붙는다. 결국 MBC는 엔터테인먼트 채널로, KBS는 24시간 뉴스전문채널로 MMS를 쓴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지상파가 24시간 뉴스채널을 한다면 YTN도, KBS도 망하는 상황이 올 것이다. CNN, BBC와 달리 우리나라 뉴스는 전 세계에 방송될 성질이 아니기 때문이다. KBS에 있는 지인에게도 말했다. '당신들이 BBC라고 착각하지 말라'고 말이다. 

M : IPTV 도입을 두고도 통신업계와 줄다리기가 치열한데 도입 이전에 선결돼야 할 조건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는지, 도입시기는 언제쯤으로 전망하는지.

: 협회가 IPTV 도입에 반대한 일은 한번도 없다. 다만 IPTV의 본질적이고 주된 서비스가 방송인만큼 케이블TV와 비슷한 수준의 규제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먼저 권역 문제다. KT에서는 전국면허를 말하지만 처음에는 케이블TV와 같은 지역면허로 들어오는 게 맞다고 본다. 그래서 IPTV가 됐건, 케이블TV가 됐건 단계적으로 전국면허로 가는 것이 맞다. 케이블은 지역면허에 묶어두고 IPTV만 전국으로 가는 건 부당하다. 그동안 우리더러 지역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려왔다고 비판하지 않았나. 그렇다면 지역독점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지역면허로 먼저 들어와야 하는 것 아닌까.

또한 다른 데는 몰라도 통신시장에서 시장지배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KT 만큼은 자회사로 분리해 IPTV 사업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통신시장의 시장지배력이 방송시장에 전이될 것이다.

 

   
  ▲ ⓒ정은경  
 

M : 방송·통신 기구통합은 어떤 방향으로 진행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나.

: 먼저 이 시기에 통합기구 논의를 하는 것이 적절한지 의문이다. 단순히 방송위원회와 정보통신부를 합치는 물리적인 통합이 아니라 큰 틀에서 논의를 해야 하는데 지금은 시기가 적절치 않은 것 같다.

어차피 새 정부가 들어설 텐데 2~3달 남은 시기에 무리하게 기구 통합을 하는 것보다는 좀 더 시간적 여유를 두고 논의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덧붙이자면, 기구통합 방법을 두고 다양한 조합들이 나오고 있는데, 지난 10년간 방송관련 주요 정책 결정을 합의제 행정기관에서 처리하도록 했던 것은 그만한 역사적 배경이 있는 만큼 이를 무위로 돌리는 논의는 문제라고 본다.

M : 정보통신부가 위성방송에 MATV(공동시청안테나)를 허용하면서 케이블TV업계와 위성방송 사업자 사이에 논란이 뜨겁다.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MATV 허용으로 선택권이 더 넓어지는 것으로 보이는데 협회가 이를 반대하는 근거는 무엇인가.

: 소비자 선택권, 보장해줘야 한다. 그렇다고 지금 위성방송을 볼 수 있는 길이 막혀있나? 그래서 소비자 선택권이 박탈 당하고 있나? 위성방송에 가입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이 이미 있다. 스카이라이프는 차라리 처음부터 소비자의 '편이성'을 높여주자고 솔직하게 얘기했어야 옳다.

위성방송에 MATV를 허용하더라도 제한적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 협회의 입장이다. 새로 짓는 주택에는 권장사항으로 할 일이지 강제할 수는 없다고 본다. 그리고 기존 아파트에는 허용해선 안된다. 소비자가 불편할 뿐만 아니라 케이블TV 입장에서도 기술적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단체계약은 없어져야 한다. 가격이 내려가기 때문에 소비자가 선호하는 것일 텐데 과연 가격이 내려가는 것이 맞는 건가 하는 질문을 던져보고 싶다. 케이블TV는 어렵게 어렵게 적정수신료를 조금씩 올려가고 있는데 위성방송이 단체계약으로 수신료를 내린다면 어쩔 수 없이 케이블도 맞불을 놔야 한다. 결국 서로 출혈경쟁으로 위성방송도 망하고 케이블도 망하고 PP도 망하는 길이 될 것이다.

정은경 기자  pensidre@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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