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틀조선일보가 '경쟁력 있는 애플리케이션의 발굴'을 내걸고 제정한 '앱 어워드 코리아' 시상 행사가 실제로는 기업들로부터 돈을 받고 상을 수여하는 이른바 '돈 받고 상 주기' 행사인 것으로 확인됐다.

▲ 2013 앱 어워드 코리아 홍보문건 1페이지

디지틀조선일보는 2011년부터 '앱 어워드 코리아'(App Award Korea) 시상 행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 상의 기대효과로 '애플리케이션 경쟁력 제고' '애플리케이션의 공공성 확보' '차별화된 공신력과 권위 입증' '홍보 및 마케팅 활용' 등을 꼽고 있다. 디지틀조선일보와 비즈니스앤TV(디지틀조선일보의 경제케이블방송국)가 주최이며, 조선일보는 이 행사의 후원을 맡아왔다.

'올해의 앱'으로 선정되는 기업들은 조선일보 특집 섹션면에서 대대적으로 '홍보'된다. 그동안 조선일보는 지면을 통해 "전반적으로는 해당 분야의 1등 기업이 앱에 있어서도 1등을 차지하는 양상이다. IT기술의 발전과 함께 고객편의를 위한 앱의 혁신은 계속될 것"이라며 "앱의 승자가 곧 비즈니스의 승자가 될 날이 머지 않았다"고 선정 기업들을 한껏 치켜세웠으나, 실제로는 기업들에게 돈을 받고 홍보해 주는 '사업'에 불과했다.

'2013 앱 어워드 코리아', 기본 1500만 원…최대 3300만 원

<미디어스>가 단독으로 입수한 '2013 앱 어워드 코리아 홍보' 자료에 따르면, 이 행사의 '광고패키지'는 '공통사항' '앱피타이저' '조선닷컴' 등 3가지 항목으로 분류된다.

▲ 2013 앱 어워드 코리아 홍보문건 2페이지

'공통사항'은 △특집기사(섹션발행) △온라인 기사(포털뉴스 검색) △전광판 수상작 통합 광고 △비즈니스앤TV 자막광고 등으로 구성되며 단가는 1500만 원이다. '올해의 앱'으로 선정되고자 하는 기업이 1500만 원을 내면 조선일보 특집기사, 온라인 기사, 전광판 광고, 비즈니스앤TV 자막광고를 할 수 있다는 뜻이다.

'공통사항'이 아닌 '앱피타이저'와 '조선닷컴'은 이른바 '옵션' 항목이다. 추가로 조선닷컴을 통해 △홈 배너(롤링/통합배너) △홈 텍스트 △섹션 기사면 우측 섹션 △인포그래픽스 기사까지 원할 경우 1300만 원을 내면 된다.

또, 조선닷컴 사이트 내 앱피타이저 코너(app.chosun.com)를 통해 △앱 어워드 코리아 수상 기사(포털뉴스 검색) △전문가 리뷰(포털뉴스 검색) △홈 배너(롤링) △기사면 배너(롤링)를 싣고자 한다면 500만 원을 내면 된다. 종합해 볼 때, 디지틀조선일보가 한 기업으로부터 벌어들일 수 있는 수익은 최대 3300만 원이다.

이에 대해 디지틀조선일보 관계자는 "신문사가 같은 신문사를 (취재하느냐)? (돈 받고 상 받는 행사를 진행하는 것은) 거기도(미디어스도) 마찬가지일 텐데"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미디어스의 취재요청에 "다음에 만나자"고 말한 뒤, 수 차례의 전화와 문자메시지에도 응답하지 않았다.

지난해엔 총 1억 넘게 받아…정부기관도 돈 내

실제로 미디어스가 단독으로 입수한 '제3회 앱 어워드 코리아 정산내역'(2012년 진행) 자료를 보면, 지난해 행사를 통해 디지틀조선일보 측은 17곳으로부터 총 1억 원이 넘는 수익을 거둬들였다.

▲ 제 3회 앱 어워드 코리아 정산 내역

이 가운데는 정부기관(우정사업본부, 안전보건공단, 고용부 산하 한국고용정보원)과 공기업(한국관광공사, 강원랜드)도 포함돼 있다. 우정사업본부는 770만 원, 강원랜드와 안전보건공단은 각각 550만 원, 관광공사와 고용정보원은 각각 440만 원을 지불했다.

이를 제외하고 가장 높은 금액을 지불한 곳은 삼성증권(1300만 원)이며, 그 뒤를 1100만 원(SK플래닛, 국민은행, 기아차) 880만 원(KB국민카드) 550만 원(롯데월드, 인크루트, 우아한 형제들) 495만 원(기업은행), 404만 원(한화갤러리아), 330만 원(씨온), 110만 원(키즈노트)이 이었다. 이들 기관 및 기업은 지난해 11월 22일 조선일보 특집 1면~4면을 통해 대대적으로 홍보됐다.

위에서 언급된 '2013 앱어워드코리아 홍보' 자료에 나와 있듯이, 기업들이 지불해야 하는 광고비의 기본 금액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실제 정산되는 액수가 천차만별인 것은 담당자들 사이의 '딜'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담당자와 기업의 '밀당'에 따라 금액은 달라지게 마련"이라며 "패키지를 보면 기본 가격이 정해져 있지만 담당자들끼리 이런저런 사정을 감안해서 최종적으로 금액이 결정되는 구조"라고 전했다.

공공연한 '관행'…"언론사, 이름만 빌려주고 '브로커'가 업무 대행"

사실 언론사의 '돈 받고 상 주기'는 수면위로 드러나지 않았을 뿐 공공연히 이뤄지는 '관행'으로 꼽힌다. 2008년 촛불집회를 강경진압한 어청수 당시 경찰청장이 받은 '존경받는 대한민국 CEO대상'이 사실은 참가비 1500~2000만 원의 '상매매 행사'에 불과했으며 주최인 한국일보는 광고비만 받고 이름을 올려준 것으로 드러난 바 있다. 이후, <미디어스>는 한국경제가 총 18개의 시상행사를 통해 수상 기업 하나당 평균 2천만 원이 넘는 돈을 받고 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런 시상행사의 경우 언론사는 이름만 빌려주고 외주사가 거의 모든 일을 대행해 주고 수수료를 받아 챙긴다. 일종의 '브로커'라고 보면 된다"며 "어느 정도 이름이 있는 언론사의 경우 평균 4~5억 원, 잘하면 6~7억 원까지 한번에 벌어들이는데 이 상의 경우 디지틀조선일보라는 브랜드 인지도에 비해 사이즈가 좀 작은 것 같다. 디지틀조선일보가 주최하는 다른 몇몇 행사도 돈 내면 상을 주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디지틀조선일보는 2009년부터 '소비자가 뽑은 가장 신뢰하는 브랜드대상', 2010년부터 '소비자가 선정한 품질만족대상' 등을 해마다 진행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주최자로 이름을 올린 언론사나 외주사 모두 앉은 자리에서 굉장히 편하게 돈을 벌고 있다. 돈 내고 상을 받는 기업들도 홍보효과가 있다면서 쉽게들 생각하는데, 기존의 권위있고 잘 만들어진 상에까지도 큰 피해를 주는 행태"라며 "근절돼야 할 관행"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일보 사건이 터졌던 2008년이 '상매매' 행사가 가장 많았던 시기였고, 그후로는 좀 줄어든 추세였는데 3~4년 사이에 다시 급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2013 앱 어워드 코리아'는 3월 14일까지 응모신청을 받으며 전문가, 최종심사(3월 15~16일)를 거쳐 3월 29일 선정기업이 발표된다.

공공서비스, 생활서비스, 문화서비스, 금융, 유통 및 상거래, 교육, 콘텐츠, 특별상 등 8개 분야에서 '올해의 앱'이 선정된다. 예년과 마찬가지로 디지틀조선일보가 주최와 주관을 맡았으며 조선일보, 한국생산성본부 글로벌앱지원센터, 문화관광부(예정)가 '후원'에 이름을 올렸다.

▲ 2012년 11월 22일 조선일보 특집 1면부터 4면까지 돈 내고 '올해의 앱'으로 선정된 기업들에 대한 대대적인 홍보기사가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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