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로 취임 100일을 맞은 MBC 엄기영 사장이 담화문에서 "MBC가 업계 최고 수준의 효율성을 갖고 있다는 것을 대내외에 확실히 인식시킬 때 위상 논의를 장기적으로 차단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엄 사장은 12일 발행된 MBC 사보 <주간 MBC>에 실은 취임 100일 담화문에서 "미디어 산업과 정책 환경의 변화는 우리에게 선제적인 자기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비효율적 경영은 위상에 대한 공격의 빌미가 된다"며 이렇게 말했다.

"언제까지 정권 바뀔 때마다 위상 논란 겪어야 하나"

▲ MBC 엄기영 사장 ⓒMBC
엄 사장은 최근 MBC 민영화 논란과 관련해 "방송의 민영화는 외국의 사례가 보여주듯 사영화의 위험성을 안고 있다"며 "방송개편 논의의 초점은 국민 권익에 맞춰져야 하며 저는 초일류 공영방송이라는 가치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엄 사장은 "언제까지 정권이 바뀔 때마다 MBC가 위상 문제로 어려움을 겪어야 하느냐"며 단순히 이번 위기를 타개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공영 MBC'를 확고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경영 효율성을 강화하고 공정한 방송으로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는 것이 엄 사장의 주장이다.

엄 사장은 "안팎으로 커다란 도전에 처한 회사를 어떻게 이끌 것인가를 생각하며 보낸 석달여였다"며 "회사가 처한 상황은 생각보다 엄중하며 이 격변의 시기에 MBC를, 시청자가 지켜주는 공영방송으로 발전시킬 방안을 찾는 것은 복잡한 미로 속에서 길을 찾는 것과 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취임 100일을 맞는 심경을 밝혔다.

상암동 신사옥 이전 최종 결론…방통융합 대응 조직 신설

엄기영 사장 취임과 함께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던 신사옥 문제는 상암동으로 이전하는 것으로 최종 결론을 내렸다. 엄 사장은 "많은 자금이 들어가는 만큼 경영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건설할 수 있느냐가 앞으로의 과제"라고 설명했다.

광역화 일정과 관련해서는 "지방계열사의 자체 경쟁력을 높이면서 계열사 간의 공동편성, 공동제작을 활성화해 자연스럽고 합리적으로 광역화의 기틀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엄 사장은 밝혔다.

MBC는 또한 방통융합 논의에 대응하기 위한 조직을 별도로 신설할 계획이다. 엄 사장은 "MBC의 콘텐츠와 맨파워를 최대한 활용하고 관련기업과 협력, 제휴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일에 힘을 기울일 생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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