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청수 경찰청장의 아이디어로 설치했다는 광화문 컨테이너 차단벽이 하루 종일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경찰은 시민과의 충돌을 피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라고 항변했지만 시민들은 청와대와 정부가 이제 아예 소통을 하지 않으려 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MBC 1.5꼭지로 보도…신경민 앵커 "장벽은 불소통과 불안의 상징"

10일 MBC <뉴스데스크>는 '컨테이너 장벽' '도심교통 마비' 2꼭지에서 이를 다뤘다. MBC는 먼저 '컨테이너 장벽'에서 컨테이너 설치 현황과 경찰이 밝힌 취지를 설명한 뒤 폭발하는 시민들의 불만을 보도했다.

MBC는 "쇠파이프나 돌을 던지는 것이 아닌 평화시위인데 저런 식으로 막는다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 같다" "오히려 저럴수록 감정만 상한다. 한심하다"는 등의 시민 인터뷰를 전한 뒤 "인터넷 공간에서는 평화 시위를 폭력 시위로 유도하기 위한 도발이라는 주장까지 나왔다"고 덧붙였다.

MBC는 이어진 '도심교통 마비'에서는 이 컨테이너 때문에 도로는 아침부터 주차장으로 변했고 오후에는 보수단체의 집회까지 겹치면서 도심 곳곳이 정체를 빚었다고 보도했다.

▲ 6월10일 MBC <뉴스데스크>.
MBC 신경민·박혜진 앵커는 이날 <뉴스데스크> 클로징 멘트에서 "컨테이너 장벽은 경찰 수준에서는 발전적이고 기발했다. 2005년 부산 APEC 시위에서 컨테이너가 떨어져, 이번에는 용접, 기름칠, 못질 한 발전형이 나왔고 광화문이라는 기발한 곳에 등장했다"며 하지만 "정치적 수준에서는 그렇지 않다. 어느 정권도 광화문을 막으려 시도하지 않았고 장벽은 불소통과 불안을 상징한다는 점에서 뒷걸음질에 해당한다. 대통령 명령으로 걷어냈더라면 소통이라는 슬로건이 조금이라도 빛날 뻔했다"고 꼬집었다.

SBS "여론에 담 쌓은 것"…KBS '여론악화' 보도 안해

SBS <8뉴스>는 '컨테이너 벽 차단'에서 "여론에 담을 쌓은 것"이라는 비판을 보도했다. 한 시민은 SBS 인터뷰에서 "귀를 막고 나는 미국 좋아하니까, 부시 좋아하니까 그냥 부시 봐서 그렇게 해줬으니까 나는 부시랑 얘기하고 너희들이랑 얘기 안 하겠다(는 뜻인 것 같다)"고 말했다.

▲ 6월10일 SBS <8뉴스>(왼쪽)와 KBS <뉴스9>.
그러나 MBC, SBS와 달리 KBS <뉴스9>는 이 문제를 보도하면서 경찰의 '고육지책'이라는 데 무게를 실었다.

KBS는 컨테이너 건과 진보-보수단체 집회 건을 묶어 '충돌막기 초비상'으로 보도했다. 특히 컨테이너 설치로 악화된 여론은 전하지 않고 "새벽부터 도로에 자리잡은 컨테이너 탓에 출근길 교통 체증이 빚어지기도 했다"는 멘트만 한 줄 언급했다.

KBS 9, MBC 12, SBS 9건 보도…MBC "일본의 월령기준을 보라"

지난달 2일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 시작 이후 최대 인파가 몰린 날이자 6·10 민중항쟁 21주년인 이날 KBS는 9건, MBC는 12건, SBS는 9건으로 촛불집회 뉴스를 전했다. 3사는 광화문 촛불집회 현장에 중계차를 연결해 현장 상황을 전했다. KBS와 MBC는 뉴스를 끝내기 직전에도 다시 한번 광화문을 연결했다.

그 외 내각 일괄 사의, 박근혜 총리설, 청와대 박영준 비서관 경질, 정치권 움직임 등을 합치면 '쇠고기 정국' 뉴스는 이날 뉴스의 2/3 이상을 차지했다.

▲ 6월10일 MBC <뉴스데스크>.
소 내장 끝 2m만을 절단해서는 광우병 특정위험물질(SRM)을 모두 제거할 수 없다고 보도한 바 있는 MBC는 이날은 일본의 소 감별법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한국 정부는 치아감별법으로 30개월 이상 소를 가려낼 수 있다지만 이는 과학적이지 않으며, 미국이 '까다로운' 일본에는 보다 상세한 판별법을 제공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광우병 용자'로 유명한 임명현 기자는 '진짜 기준 있다'에서 "우리 정부에 30개월 이상 쇠고기를 수입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소 나이부터 제대로 판별하자고 미국 정부에 요구하는 게 순서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KBS·SBS "해법은 정부 대책에 달렸다"

KBS는 '총제적 위기 해법은?'에서 이명박 정부의 총체적 위기의 원인과 해법을 분석했다. KBS는 "이런 총체적인 난맥상에 대한 해법은 집권측이 찾아야 하며 국민 눈높이에 맞는, 국민과 소통하는 국정운영이 해법의 기저가 돼야 한다"고 보도했다.

▲ 6월10일 KBS <뉴스9>(왼쪽)와 SBS <8뉴스>.
SBS도 '정부 해법에 달렸다'에서 여러 가지 변수를 짚으며 "무엇보다도 이제 사태 해결의 열쇠는 시민들의 재협상 요구에 대해 정부가 어떤 해법을 내놓는지에 달려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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