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당 김기현 원내수석부대표(가운데)와 신의진 원내대변인이 30일 오후 국회 의안과에 정부조직법 관련 법률 개정안을 제출하고 있다ⓒ뉴스1
과거 공보처 부활이라는 미래창조과학부의 방송정책 행사에 있어 직접적인 이해당사자는 누가 뭐라고 해도 지상파방송이다. 지상파방송에서 15년 전의 공보처 시절을 겪어본 사람들이 대다수는 아닐 듯싶다. 공보처는 낯설지만 익히 들어 아는 민주정부 이전 시절의 기억이다.

이번 주 한국방송협회를 중심에 놓고 지상파방송 4사가 모여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정부조직 개편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상파방송이 방송정책과 방송광고가 미래창조과학부로 이관된다는 데 문제의식이 없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뚜렷한 입장을 모으지 못했다고 한다. 다만 구체적인 안이 나오면 논의를 이어가겠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지상파방송은 인수위와 새누리당의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검토한 후 빨라야 다음 주 초 입장을 개진할 모양이다.

지상파방송, 신중하다. 왜 그런지는 굳이 설명하지 않겠다. 그러나 장고가 끝에 악수라고 우려되는 부분이 적지 않다. 속전속결의 양상을 띠고 있는 인수위와 새누리당의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 방침과 달리 굼뜨기만 하다. 인수위와 새누리당에게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에 있어 시간이 없는 만큼 지상파에게도 시간은 얼마 없다.

공보처 부활로 표현되는 정부조직개편, 보도할 게 차고 넘치는 상황이다. 현재 대한민국에 미래로 향하는 나로호가 있지만 과거로 회귀하는 방송정책도 있다. 사람이 앞만 보고 살수는 없는 노릇인데 지상파방송은 앞만 비춘다.

지난 28일 민주당 언론대책위와 언론연대가 방송통신 정부개편 관련 정책 토론회를 열었다. 이를 KBS만 보도했다. 물론 9시 메인 뉴스는 아니었다. 뉴스7에서 앵커가 전하는 정도였다. 뉴스7의 관련 내용이 뉴스9에서도 전달되지 않는 이유를 듣지 않아도 알 것도 같다. 조심스러운 것이다.

어디까지나 도토리 키 재기지만 그나마 KBS가 낫다. MBC, SBS는 침묵 일변도다. MBC는 김재철 사장 자리보전 이외에는 관심이 없는 듯하다. 김재철 사장의 인사권을 쥐고 있는 박 당선인의 어떤 문제도 들추려 하지 않는데 공보처 부활을 보도하기란 여간 어려운 문제가 아닐 것이다.

MBC 구성원은 공영방송 체제가 아니라 김재철 사장과 운명을 같이하려는 모양이다. 물론 MBC 구성원 전체는 아닐 것이다. 김재철 사장의 임기가 천년, 만년인지 따져 묻고 싶다. 김재철 사장은 늦어도 내년이면 어차피 나갈 사람이다. 그의 시간은 정해져 있다. 그를 제외한 MBC 구성원의 미래는 창창하다. 그러나 MBC 구성원은 김재철 사장과 함께 시한부의 폭주 기관차에 탑승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정말 환영이다. 이유는 김재철 사장만 탓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SBS, 지상파방송이지만 상업방송이다. 주판알 튀기는 것은 이미 끝냈을 것이다. 그렇다면 고양이 목에 방울 다는 데 고심할까. MBC가 저 모양인데 SBS에까지 힘을 쏟지 않으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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