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11일 ICT대연합이 출범했다. ICT대연합의 주축 세력은 정보통신부 관료 출신들이다. 이들이 주장했던 ICT 독임제 전담 부처는 무산됐지만 박근혜 당선인의 미래창조과학부로 바람의 대부분을 얻게 됐다. 이들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정부 조직 개편에 대해 “우리의 의견을 많이 수용했다고 판단된다"며 환영 인사를 건넸다. 이 같은 분위기는 방송통신위원회 정통부 출신 공무원들에게서도 나타난 바 있다.

ICT 대연합은 한국방송학회와 한국통신학회 등 15개 학회,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와 한국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 등 11개 협회, 방송통신미래포럼 등 7개 포럼이 참여하는 조직이다. 이처럼 정보 방송 통신을 망라하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주력은 정통부 장 차관 관료 출신들이다.

지난해 9월 11일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ICT 대연합 출범식' 사진의 맨 앞줄은 정통부 장관 출신으로 채워졌다. 앞 줄 오른쪽부터 노준형 전 정통부 장관, 안병엽 전 정통부 장관, 정통부 장관을 역임한 이석채 KT회장, 윤동윤 전 체신부 장관, 양승택 전 정통부 장관 등이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두 번째 줄을 주목할 필요 있다. 송도균 전 방통위 부위원장, 양휘부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장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방송계 출신인 이들이 현재 ICT대연합의 주장과 인수위의 정부조직개편안에 대해 얼마만큼 동의할지 관심이다. 앞뒤 따지지 않고 참여하라고 해서 참여하고 참석하라고 해서 참석한 것은 아닌지 궁금하다. 모르긴 몰라도 케이블업계 또한 인수위의 정부조직개편안이 당황스럽기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ICT대연합에 참여한 한국방송학회는 어떤 입장일까. 방송학회가 방송정책을 독임제 부처로 이관하는 것을 찬성한다고 판단한다. 하지만 방송학회가 이름만 빌려줬을 것이라고 믿고 싶다.

그래도 화려한 정통부 부활에 일조했다는 오명은 지울 길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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