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 정보통신부 출신들의 꿈꾸는 백마강이 현실화 단계에 이르렀다. 22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정부부처 기능 조정을 통해 화려한 정통부 부활을 선언했다.

정통부 출신들은 꿩 대신 닭이라고 ICT 전담 부처 신설이 물 건너가자 방통위의 방송 규제를 제외한 모든 기능을 들고 미래창조과학부를 접수한다는 꿈을 꿔왔다. 그들의 꿈은 현실화 단계에 진입했다.

▲ 22일 오후 진영 인수위 부위원장이 서울 종로구 삼청동 제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공동기자회견장에서 정부 조직개편 후속조치를 발표 후 기자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인수위는 미래창조 과학부가 과학기술 ICT 전담 차관제 도입과 이에대한 소속으로 교과부, 국과위, 지식경제부로 분산돼 있던 과거 과학기술부 기능을 이관한다고 밝혔다. ⓒ뉴스1
하지만 따져볼 게 적지 않다. 방송 정책 영역에 있어서의 공보처 부활은 차치하더라도 방송광고가 문화체육관광부의 소관이었다는 인수위 측 배경 설명은 용납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22일 진영 인수위 부위원장은 부처 기능 조정안과 관련해 문화부로부터 디지털 콘텐츠와 방송광고를 미래부로 이관한다고 발표했다. 과거 문화부에서 방송광고를 관장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난해 2월 방송광고가 문화부에서 방통위로 이관됐다는 사실은 알 길이 없었던 모양이다. 방송광고가 방통위로 넘어가고 문화부에 남은 광고영역은 인쇄 광고 등등의 것이 있다. 인수위가 문화부에서 미래부로 이관한다는 게 인쇄 광고 등등의 것인가 보다.

방송정책과 규제를 분리하겠다는 발상이 현실화되는 상황이지만 이건 해도 해도 너무하다는 판단이다. 있지도 않은 문화부의 방송광고 기능을 미래부로 이관한다는 데 웃지 않을 수 없다. 전문 지식도 아닌 부처의 업무 영역도 모르는 사람들이 부처 기능을 조정했다고 볼 수밖에 없지 않은가? 무효다. 다만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인수위의 능력에 탄복한다.

상황이 이러하니 미래부라는 마라톤 선수 보고 단거리 경기에 나서라고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 새삼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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