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7시경 현재, 인도로 강제해산 되었던 시민 1,000여명이 서울광장 옆 도로에서 연좌농성에 들어갔으며, 시위대 해산에 나섰던 경찰들은 정면에서 대치하고 있다. 광화문 네거리에서 물러난 시위대를 추가로 강제해산하려는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오전 6시경 경찰에게 광화문 교보문고 사거리 자리를 넘긴 촛불집회 시위대는 종로 방향에서 ‘이명박 퇴진’, ‘폭력 경찰 물러가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경찰의 대응 양상 또한 강경 진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경찰이 폭력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지만 시위대의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어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8일 오전 1시경부터 시위대와 경찰의 대치국면은 격화됐다. 시위대를 저지하기 위한 경찰의 소화기가 난사됐으며 이에 맞선 시위대의 저항도 거셌다. 잇따른 소화기 난사로 광화문 사거리는 자욱한 안개 속에 휩싸이기도 했다.

▲ 시위대와 경찰이 대치중인 광화문 네거리가 소화기 분말로 인해 앞이 보이지 않는다 ⓒ안현우

날을 바꿔가며 계속되는 시위대의 저항이 지칠 줄 모르는 까닭은 국민의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강행하려는 이명박 대통령에게 있는 것으로 보인다. 7일 이 대통령은 사실상 재협상 불가를 선언해 반대여론을 격화시켰다. 또한 촛불집회의 배후로 주사파를 지목하고 나서 반대여론은 쉽게 잦아들기 힘든 상황이다. 현실과 괴리된 이 대통령의 상황 판단이 문제라는 얘기다.

비단 시위대의 저항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에 국한되는 사안이 아니다. 현시국과 관련해 종교계인사들과의 만남에서 밝혀진 "소낙비는 피해가면 된다"는 식의 대통령의 인식, 서민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공기업 민영화, 공기업 자기사람 심기, 언론탄압 및 통제, 강부자로 대표되는 인사 난맥상, 책임을 돌리는 이명박 대통령의 이중적 태도 등이 시위 과정에서 시위의 양상이 과격해지고 있는 원인으로 보인다.

▲ ⓒ안현우

경찰의 폭력 또한 시위대의 저항에 기름을 부은 것으로 보인다. 경찰이 시위대의 청와대 행진을 막는 과정에서 전경버스에 올라간 한 시민이 경찰의 폭력으로 실신 상태에서 버스에서 떨어지는 사태가 발생했다. 상당한 중상을 입은 것으로 판단된다. 병원에 옮겨진 것으로 알려졌으나 부상 정도는 상당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또한 구급차에 실려 나가는 시위대도 상당수 확인됐다. 연행자도 상당하다.

또한 경찰은 경찰 버스위에서 시위대를 향해 침을 뱉고 오줌통을 던지는 등 시위대를 자극했다. 시위대와 경찰과의 대치과정에서 한 대의 경찰 버스가 시위대에 의해 끌려 나가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경찰은 시위대의 청와대 행진에 앞서 전경버스를 와이어로 한데 묶어 시위에 대비했다.

이날 시위에 참가한 한 시민은 “전경버스 몇 대와 강제해산으로 시위대의 분노를 잠재울 수 있는 판단이 사태를 오히려 악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 강제해산을 위해 진출하고 있는 경찰을 시민들이 막아서고 있다ⓒ윤희상

▲ 강제 해산 과정 중 많은 수의 부상자가 발생하였고 의료봉사단이 치료하고 있다 ⓒ윤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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