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호라는 배우를 보면서 항상 느끼는 점이 있었습니다. 얼굴도 잘생긴데다가 연기를 잘하는데 뭔가 하나 아쉬운 점이 있었습니다. 그 아쉬운 점이 무엇인가 하니 바로 유승호의 "성인" 연기였습니다. 아역을 연기할 때는 어색하지 않았는데 "성인"을 연기했을 때는 뭔가 큰 옷을 입은 아이와 같다는 느낌이 들고는 했습니다.

그렇기에 유승호의 연기 중 가장 좋다고 생각한 배역은 <선덕여왕>에 나오는 춘추 역과 <공부의 신>에서 황백현 역할이었습니다. 한때 어떤 면에서 그 연기들은 어색하다는 평가도 받았지만 그 연기가 가장 유승호의 나이에 맞는 연기였기 때문이지요.

그랬던 유승호가 이번 <보고싶다>에서 상남자의 이미지를 보여주면서 드디어 아역배우의 가장 큰 고충인 이미지를 깨는 데 성공했습니다. <보고싶다> 이전까지 유승호를 귀공자 정도로 봤던 사람들도 서서히 유승호를 제대로 된 성인배우로 보기 시작한 것입니다. 마침내 유승호가 "성인" 연기자로서의 전환점을 제대로 찍은 셈이죠.

이런 시점에서 유승호의 군입대 선택은 어찌 보면 현명하지 못하게 보일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현재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보고싶다>가 끝나면 유승호는 CF스타 및 여러 드라마가 그를 캐스팅하기 위해 줄을 설 테니까요. 그런 시점에서 모든 것을 다 포기하고 군입대를 한다는 결정에 조금 갸웃해집니다.

그런데도 그의 선택이 현명해 보이는 이유는 간단하게 정리하면 세 가지 정도입니다. 일단 유승호가 자신의 앞에 놓인 모든 것을 포기하고 또래들과 같은 조건의 평범한 청년으로 군대를 간다는 것이 첫 번째 이유입니다.

이 선택은 어려서부터 연기신동이라는 말을 들었으며 고귀한 귀공자 이미지만으로 가득했던 유승호를 편안하고 친근한 연예인으로 바꿔놓은 것이지요. 이 결정으로 유승호는 남자들의 엄청난 지지도 얻었을 것입니다.

두 번째는 앞으로 걸림돌이 될 수 있는 문제를 미리 제거하게 된 셈입니다. 유승호가 본격적으로 성인 연기자로 인정받긴 했지만 아직까지 완벽하게 대스타로 자리잡았다고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이번 <보고싶다>만 해도 연기는 주연인 박유천보다 더 좋은데 관심은 박유천이 더 받는 현상이 일어난 것도 사실입니다.

여태껏 유승호가 이뤄놓은 것은 앞으로 이뤄나갈 일에 비하면 적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미리 군대문제를 해결해놓음으로 의무를 피하지 않는 성실한 연예인의 이미지를 쌓음과 동시에, 나중에 더 큰 스타가 되었을 때 군대문제가 대두되지 않을 것이기에 좋다는 것이지요.

배우 유승호의 입장을 생각해보면 전성기는 20대 초반이 아닌 20대 중후반에서 30대 초중반이라고 볼 수 있겠지요. 지금 놓친 기회는 유승호의 내공 등을 생각하면 군대 갔다 와도 충분히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은 유승호의 이미지 변신에 쐐기를 박는 역할을 했다는 점입니다. 유승호가 성인연기자로서의 연기를 인정받으며 전환점을 찍었지만, 그는 이제 막 스무 살이고 아직도 그의 얼굴은 성인 연기자라고 하기에는 다소 어려보입니다.

그런 유승호가 군대를 갔다 오면 어떻게 될까요? 나이를 두 살 더 먹게 될 뿐만 아니라, 남자들과 약 2년 가까이 생활하면서 막말로 상남자가 되어서 돌아올 것입니다. 귀공자의 이미지에서 벗어나서 이제는 정말 사나이가 되어올 것이라는 것이지요.

그렇게 유승호가 돌아올 때쯤에는 유승호가 선택할 수 있는 연기의 폭이 훨씬 더 넓어질 것입니다. 그리고 아역연기자들의 가장 큰 고충인 "성인연기"가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을 것입니다.

<보고싶다>의 연기력에 "상남자"의 유승호의 새로운 이미지가 연결된다면 유승호에게는 자연스레 득이 될 것이고, 자연스럽게 변한 이미지로 그는 더 이상의 방해 없이 연기를 계 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위의 세 가지 이유를 제시했지만, 유승호는 착실하게 예전 춘추의 말대로 "판세"를 따지지 않고 그냥 우직하게 군입대를 결정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유승호는 이러한 결정을 통해서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20대에 바짝 벌어놔야 하는 또래 아이돌 스타와는 달리 배우 유승호는 롱런할 수 있기에 이번 결정이 매우 현명한 처사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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