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위원회(위원장 조창현)는 KBS가 제출한 TV 수신료 인상안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확정해 발표했으나 방송위 내부에선 "수신료 인상 근거가 불합리하거나 논리적 타당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8일자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세계일보는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정종복 의원(한나라당)이 입수한 KBS 수신료 인상안에 대한 방송위 사무처의 검토자료를 인용하며 이 같이 보도했다.

▲ 10월8일자 조선일보 8면.
KBS는 수신료를 인상해줄 경우 현재 총예산의 30%인 제작비를 2012년에는 40%인 7109억원으로 늘려 수준 높은 프로그램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방송위에 제출했다.

하지만 조선과 동아 보도에 따르면, 방송위 사무처는 검토의견에서 "제작비 항목 가운데 KBS 별관의 복합문화 단지 개발, 지역국 문화사업 확대, 방송학술연구사업 등 692억원은 프로그램 제작과 무관한 사업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방송위는 "KBS가 프로그램 제작경비를 절감하는 요인에 대한 구체적인 검토는 없이 제작비 증가 계획만 밝혔다"며 "영국 BBC방송처럼 KBS도 다른 지상파 사업자와 비교해 프로그램 제작비의 효율성을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선은 "KBS가 방만한 경영을 개선하기 위해 자구 노력을 하지 않고 국민 부담만 늘리려는 점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며 "KBS가 남원, 공주, 영월, 태백 등 4개 지역 방송국을 폐지한 뒤에도 자산매각이나 용도전환 계획을 추진하지 않아 경영혁신이 미흡하다"는 내용의 보고서 내용을 보도했다.

동아는 "방송위 사무처의 검토자료에 따르면 사무처는 '10대 약속' 가운데 6개 항목에 대해 비판적 의견을 제시했다"며 조목조목 자세히 설명했다.

KBS는 수신료를 월2500원에서 4000원으로 올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 경우 KBS는 연간 3000억원의 수신료 수입이 늘어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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