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야당 이사들이 지난 5일 KBS의 편파보도를 비판한 데 이어 12일에도 "KBS 뉴스가 수준 이하의 형평성 상실을 보였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김주언, 이규환, 조준상, 최영묵 등 야당 이사들은 3일부터 9일까지 KBS뉴스를 모니터한 결과를 12일 발표하며 KBS가 상식 밖의 보도행태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 야당 이사들이 3일부터 9일까지 KBS <뉴스9>의 대선보도 내 지지선언을 분석한 결과

야당 이사들이 문제삼은 크게 3가지다. 우선, 대선을 앞두고 박근혜-문재인 후보들에 대한 지지가 이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KBS가 문 후보에 대한 지지 선언은 누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야당 이사들이 3일부터 9일까지의 지지선언을 분석한 결과, 박근혜 후보에 대한 지지선언은 15차례 보도된 반면 문재인 후보에 대한 지지 선언은 9차례밖에 보도되지 못했다. 지난 5일 영화감독 40인, 경남 문화예술인, 경기도내 보육인대표 등을 시작으로 문 후보에 대한 지지선언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으나, KBS는 모두 누락했다.

두 번째로는 여당 후보에게 불리한 내용은 전하지 않고, 어깨걸이 제목에서도 야당 후보에게 교묘한 편파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 꼽혔다.

7일 KBS <뉴스9>은 "미 시사주간지 타임은 최신호에서 박근혜 후보를 표지모델로 싣고 역정과 정치비전 등을 소개했다"며 장밋빛 일색으로 보도하고 부정적인 논란은 전혀 다루지 않았다.

또, 당일 문재인 후보는 안철수 후보와 부산에서 첫 공동 유세를 진행하며 "거국내각을 구성하겠다"고 밝혔으나, 정작 리포트의 제목은 '거국내각'이라는 표현이 빠진 <첫 공동 유세…"단일화 완성">으로 뽑혔다.

▲ 문재인-안철수의 첫 공동 유세를 다룬 7일 SBS <8뉴스>와 KBS <뉴스9> 보도 캡처

이를 두고, 야당 이사들은 "같은 날 SBS <8뉴스>가 '거국내각 구성'이라는 제목을 전면에 내세운 것과 비교되는 사항"이라며 "특히 7일 대선보도 내용에서도 '거국내각'이라는 말이 한 번도 언급되지 않고, 8일에서야 앵커멘트나 어깨걸이 제목도 아닌 리포트 중간에 '거국내각'이 언급된 것으로 나타나 야권 후보의 핵심 공약을 회피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박근혜 후보 측이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전 후보를 각각 '노무현 정권연장의 앞잡이'와 '정치 마마보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한 내용이 여과없이 전달된 것도 문제로 꼽혔다.

야당 이사들은 "박 후보 쪽이 문 후보의 '거국내각' 구성 약속에 대해 비판을 가하는 것은 보도하면서, 정작 문 후보에 대한 보도에서는 '거국내각'이란 표현을 발견하기 어렵다는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 것인가?"라고 물으며 "세부적인 편파는 KBS 대선보도가 노골적으로 권력의 눈치를 보며 잔재주를 부리고 있다는 오명을 남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박 후보가 '독재자의 딸'이라는 부정적인 부분은 빼고 전달한 7일 <뉴스9> 보도나, 박근혜 선대위의 입을 빌려 문 후보나 안 전 후보에 대한 원색적 비난을 거르지 않고 그대로 중계보도한 것도 공영방송으로서 기본적인 품위나 시청자에 대한 예의를 고려하지 못하고 있는 사례"라며 "이런 문제점들이 개선되기 위해서는 1차적으로 프로그램을 만드는 제작자들의 제작 자율성이 훼손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야당 이사들은 "KBS에 상당한 정도의 제작 자율성이 보장된다면 앞서 지적한 수준 이하의 형평성 상실이나 눈치보기 식의 보도가 양산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우리의 관심과 개선 촉구 노력이 제작 자율성 회복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랄 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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