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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객관적 전달에 초점 맞추겠다"[촛불시대! 우리가 미디어(3)] 아프리카TV에서 촛불집회 생중계 하는 시민 '라쿤'
정은경 기자 | 승인 2008.06.02 23:50

지난 이틀 동안 촛불집회 생중계를 하지 못했던 라쿤이 지난 1일 저녁 서울 광화문에 나타났다. 이날 오전 '중요한' 시험이 있었다고 한다. 결과는, 그의 얼굴이 어둡다. 
 
"지난 2주 동안 생활이 엉망이었다. 오후에 나와서 새벽에 들어가는 일이 반복되면서 피로도 누적됐고 공부도 못했다. 앞으로 더 어려운 시험을 준비해야 하는데 걱정이다."

"언론 정보왜곡으로 나왔기 때문"

   
  ▲ 2일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앞에서 만난 라쿤. ⓒ정은경  
 

라쿤은 지난달 25일 새벽 1시 인터넷으로 생중계를 보다가 어느 순간 방송이 모두 끊기는 것을 목격하고 달려와 혼자 중계를 했다.

이날은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처음으로 거리로 나온 날로, 당시만 해도 인터넷 생중계가 대중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시점이었다.

"이날 새벽 살수차에서 물대포가 발포됐다. 일종의 위협이었다. 그런데 언론은 이를 제대로 보도하지 않았다. 묻었다는 것은 일종의 왜곡 아닌가. 일부 언론은 전후관계에서뿐만 아니라 참여인원 숫자도 왜곡하고 있다."

그는 "현장에서 보는 사실이 있는데 조중동과 SBS는 거짓이라고, 사실이 아니라고 보도한다"며 "시민들이 닭장차에 화풀이하는 장면만 내보내,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시민들에게 문제가 있다는 오해를 하게 만든다"고 비판했다.

일부 시청자들은 '현장' '팩트' 중심의 중계에 불만을 표시하기도 한다고 한다.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서 소수지만 '안티'도 생겼다.

그는 "일부 시청자들은 시민의 편이 되어주지 않는 것이 대해 불만을 표시하기도 하지만 여기까지 나오게 된 것도 언론의 정보왜곡 때문인 만큼 왜곡, 선동할 수 없다"며 "객관적으로 현장을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추려고 한다"고 말했다.

일부 언론에서는 "내용이 주관적이다" "방송이 매끄럽지 않다"며 인터넷 생중계를 폄하하기도 한다. 그가 '객관적' 방송을 유독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 듯 하다. 그는 "전문 방송인도 아닌데 매끄럽지 않은 게 당연한 것 아닌가"라고 반문한다.

"유독 조중동에서만 인터뷰 요청이 없었다. 성실하게 할 수 있는데……. 내용을 왜곡했다고 해서 다 잘못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나름대로 회사마다 추구하는 가치가 있는 것이니까. 하지만 기사를 쓰려면 한 번이라도 내 목소리를 듣고 기사를 써야 하는 것 아닌가?"

"무지하니까 당하더라…알아야 권리 행사할 수 있어"

   
  ▲ 라쿤의 홈페이지인 아프리카TV 'R.K PARADIGM'(http://afreeca.com/rkparadigm).  
 
현장에서 생중계를 하는 시민 취재진들은 늘 최전선에 있다보니 경찰과의 충돌이 빈번하다. 라쿤도 최근 이름이 알려지면서 경찰들에게 '요주의' 대상이 되고 있다. 지난달 28일 새벽에는 경찰로 추정되는 사람에게 얼굴 사진도 연속으로 찍혔다.

"오늘 아침에도 시민들에게 김밥을 전달하기 위해 경복궁 쪽으로 가려고 했는데 경찰이 막더라. 그런데 '우리가 무슨 죄가 있냐. 민변에 전화해보겠다'고 하니까 길을 열어줬다. 순순히 있으면 끌고 가버린다."

그는 "시민들은 얼마든지 누릴 권리가 있는데 경찰은 지나가지 못하게 하고, 촬영하지 말라고 한다. 대부분 무지해서 당하는 부분이 많다"며 "법을 알아야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라쿤은 현재 국제대학원 입학과 대학 편입을 동시에 준비하고 있다. 국제기구에 진출해 교육과 사회 분야에서 일하는 게 꿈이라고 한다. 그는 "처음에는 웹캠으로 중계를 했는데 시청자들의 후원으로 카메라를 구입했다"며 "나중에 쓸 데가 없어지면 카메라를 처분해 사회공헌에 쓰겠다"고 말했다. 

정은경 기자  pensidre@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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