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여당 이사들이 KBS 대선후보진실검증단의 박근혜, 문재인 검증 보도가 '박근혜에 불리한 편파방송'이라고 지적한 뒤 김진석 단장이 사의를 표명한 것과 관련해, KBS기자협회는 '제작거부'에 나서기로 했다.

KBS기자협회는 6일 저녁 긴급총회에서 제작거부 돌입에 대한 찬반투표를 진행했으며, 그 결과 투표에 참석한 183명의 협회원 가운데 174명(95.1%)이 압도적으로 '제작거부'에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KBS기자협회는 이날 총회를 통해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했으며 제작거부 돌입 시기와 방법에 대해서는 비대위에 일임하기로 했다.

▲ KBS새노조·KBS기자협회·KBS PD협회가 6일 서울시 여의도 새노조사무실에서 김진석 단장 사의표명과 관련해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한 모습. 왼쪽부터 함철 KBS기자협회장, 김현석 KBS새노조 위원장, 홍진표 KBS PD협회장. ⓒ김도연

KBS기자협회가 제작거부를 결의하자 보도본부 국장단 일동은 6일 저녁 공식 입장을 내어 "제작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수호하려는 기자들의 충정을 이해한다"면서도 "대선을 앞둔 민감한 시기에 제작거부 결의를 한 것에 대해서는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자칫 정치권에 이용될 수 있고, 국민적 동의도 받기 어렵다"며 "성숙된 사고를 갖고 자제해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KBS이사회를 향해서도 "제작의 자율성과 독립성 훼손의 논란에 휩싸이게 된 데 대해서도 우려를 표한다"며 "이사회는 제작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침해하려는 외부의 시도를 막아주는 울타리가 되어주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한편, KBS 사측은 김진석 단장의 사의 표명 파문과 관련해 6일 저녁 홍보실을 통해 공식 입장을 발표해 "잘못된 사실관계에 근거해 사내외에서 불필요한 논란이 증폭되는 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KBS 여당 이사들의 항의 뒤 길환영 KBS 사장이 김진석 단장에게 책임질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KBS는 공식 입장에서 이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길환영 사장이 5일 이사회에서 "이사님들 의견대로 일부 내용 면에서 편파성 문제가 제기될 소지가 다소 있다고 봤고, 편집이나 내레이션 등이 다소 거친 부분이 있었다"면서도 "이사회에서 논의된 내용을 집행부가 충분히 알았으니 지켜봐 달라"고 말했을 뿐이라고 전했다.

또, 민주당이 "김진석 단장이 여당 이사로부터 지난 4일 방송된 '대선후보를 말한다' 편이 편파적이었다는 이유로 사퇴를 강요받았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한 것과 관련해 KBS는 "김진석 단장이 진성준 민주당 대변인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이사회에서 여당 추천 이사로부터 사퇴를 강요받은 적은 없다. 휴가를 갈 뿐'이라고 사실관계를 바로잡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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