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가 대주주인 종합편성채널이 대선을 앞두고 대담 프로그램을 통해 집중적으로 '박근혜 띄우기'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소장 윤정주)는 18대 대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달 27일부터 2일까지 종편의 대선 관련 대담프로그램을 모니터한 결과를 5일 발표했다. 모니터 대상 프로그램은 TV조선 <신율의 대선열차>, 채널A <박상규의 대선스타일>, JTBC <집중보도 대통령의 자격>이다.

▲ 채널A <박상규의 대선스타일> 홈페이지 캡처

민우회가 모니터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 프로그램은 △지속적인 단일화 흠집내기 △진행자가 직접 나서서 박근혜 띄워주기 △불공정한 화면 △정책검증 없는 네거티브 선거전의 확대 재생산 등의 방법을 통해 '박근혜 띄우기'에 나서고 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안철수 전 후보를 한결같이 벼랑 끝으로 내몰아 진정한 단일화를 이뤄지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안 전 후보가 문 후보를 적극 지지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으며 단일화 흠집내기를 시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심지어, 채널A <박상규의 대선스타일>(11월 27일)은 전날 안철수 전 후보의 해단식 전에 옥상에 올라가 칼을 들고 자살소동을 벌이는 장면을 보여주면서 진행자가 "안철수는 안하겠다고 철수했다"는 등의 비아냥거리는 발언을 노골적으로 하기도 했다.

진행자가 직접 "원리 원칙으로 유명하신 분"

프로그램 진행자가 직접 '박근혜 띄우기'에 나선 사례도 있었다.

채널A <박상규의 대선스타일>의 진행자 박상규씨는 27일 '하일성의 대선 중계석' 코너에서 하일성 위원에게 박근혜 후보를 지칭하면서 "원리 원칙으로 유명하신 분 아닙니까?"라며 박 후보를 띄웠고, 30일에는 박근혜 후보의 유세 연설 장면을 보면서 "역시 100% 국민 대통합을 이야기한다"며 박 후보를 띄워주는 논평을 했다. JTBC <집중보도 대통령의 자격> '고정애의 정치판독' 코너 역시 고정애 기자가 박근혜 후보의 단독 토론회에 대해 뉴스거리가 없는 토론회였다는 평가를 내리자, 진행자인 박성태 기자가 "우리나라 사람들이 말만 잘하면 싫어하는 경향이 있다"며 박 후보를 감쌌다.

'토크본색' 코너에서도 원로보수인 김용갑 새누리당 상임고문을 초대해 정수장학회 관련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진행자가 "사실 (정수장학회 관련해서) 박 후보는 다 하셨어요, 최필립 이사장이 말을 안 듣는 것이죠"라며 아예 박 후보의 편에서 프로그램을 정리했다.

11월 29일 JTBC <대통령의 자격> '글로벌 정치 레이더' 코너에서는 미국 공화당의 라이스 장관 임명 반대에 대한 소식을 전하면서 "요즘 미국 정치권에서 가장 많이 거론되는 두 명의 여인, 바로 수전 라이스 유엔 주재 미국 대사와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다. 떠나는 국무장관, 힐러리 클런턴에 대한 관심도 높다. 미국의 첫 여성 대통령이 될 거란 기대감 때문"이라며 여성대통령을 강조했다.

민우회는 "이제 막 대선이 끝난 남의 나라의 5년 후 차기 대선을 언급함으로써, 우리나라도 여성 대통령이 대세이고 때문에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이 될 수밖에 없다는 억지 당위성을 보여준 보도"라고 지적했다.

시민 호응받는 박근혜, 노란점퍼에 둘러싸인 문재인

박근혜-문재인 후보 보도 화면에서도 불공정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TV조선 <신율의 대선열차>(11월 30일), 채널A <박상규의 대선스타일>(11월 28일, 11월 30일)은 박근혜 후보의 경우 일반 시민들이 박수를 치고 호응하며 유세장에 사람이 빽빽하게 모여있는 장면을 보도했으나, 문재인 후보의 유세 장면은 사람이 많지 않고 비어있으며 일반 시민보다는 노란 점퍼를 입은 선거운동원에 둘러싸여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JTBC <대통령의 자격>은 지난달 27일 '토크본색' 코너에서 출연자인 김용갑 새누리당 상임고문의 화면배경으로 청와대를 보여준 반면 설훈 민주통합당 의원(문재인 후보 특보)의 배경으로는 후보들의 이미지만 배치했다.

민우회는 "청와대를 배경으로 이야기를 나누는 김용갑 새누리당 고문의 경우 마치 청와대 인사가 나와 대담을 하는 듯했으며, 이는 이미 박근혜 후보가 청와대의 주인이 된 듯한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고 꼬집었다.

채널A <박상규의 대선스타일> 등에서 대선 정국을 전망하면서 그동안 나왔던 각 후보 측의 네거티브 선거전을 짜깁기 해서 한번 더 조목조목 짚어준 것은 '네거티브 선거전의 확대 재생산'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민우회는 "현 정권이 '정권 재창출'이라는 종편에 부여한 임무에만 충실한 방송을 하지 말고, 지금이라도 나서서 정책과 공약을 검증하는 등 국민의 알권리에 충실한 방송을 하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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