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방 논란으로 KBS 안팎의 거센 반발을 낳았던 KBS 대선특집 프로그램이 오는 4일과 11일에 걸쳐 방송될 예정이다.

▲ 지난 26일 단독으로 TV토론을 진행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모습

KBS의 대선후보진실검증단이 취재ㆍ제작한 대선후보 검증프로그램인 '2012 대선후보를 말하다'(가제)는 27일 방송될 예정이었으나 방송을 하루 앞둔 지난 26일 갑자기 보도본부 간부가 불방을 통보했다. '2012 대선후보를 말하다'(가제)는 18대 대선후보들의 특징을 분석하고, 제기된 각종 의혹들의 실체를 탐사보도기법으로 검증한 프로그램이다.

KBS 탐사보도팀이 각 대선 후보 캠프 구성원들을 분석한 '대통령을 만드는 사람'(가제) 역시 방송 보류판정을 받았으며, 이에 대해 KBS 사측은 "기획방향 및 방송시점의 적절성 측면에서 기획의 조정 및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를 놓고 KBS 새 노조와 KBS기자협회, PD협회 등은 KBS 사측이 대선후보 검증 프로그램조차 막은 것은 "사상 초유의 불방사태"라고 지적하며 거세게 반발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KBS 측은 29일 오전 편성제작회의를 열어 다시 방송을 내보내기로 결정했다. 30일 KBS 관계자에 따르면, '2012 대선후보를 말하다'는 내달 4일 1TV <시사기획 창>(저녁 10시)를 통해 방송되며 '대통령을 만드는 사람들'도 11일 <시사기획 창>을 통해 전파를 탈 예정이다. 길환영 KBS 사장은 29일 대선공정방송위원회에 참석해 '이 시점에 그런 방송(대선후보 검증)이 나가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편제회의 결정을 그대로 따르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문호 KBS 새 노조 공정방송추진위원회 간사는 "(방송보류 결정을 내린) 22일 편제회의의 위원장이었던 길환영 당시 부사장(현 사장)이 혹시 박근혜 후보에게 불리하게 작용하지 않을까 우려해 방송을 보류시킨 것으로 여전히 볼 수밖에 없다"며 "이후에 논란이 커지니까 방송을 내보내겠다고 결정하긴 했으나, '2012 대선 특별기획'이 아닌 정규 프로그램에서 소화되는 것은 분명한 축소"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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