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대규모 촛불집회가 청와대 행진으로 이어지면서 1일 오전 12시 30분 현재 서울 삼청동길 동십자각, 효자로, 경복궁 일대에는 시민 4만여 명이 2시간 넘게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경찰은 시민들을 향해 소화기를 분사하고 물대포를 발사하며 해산을 유도하고 있다. 현재 경찰의 1, 2차 저지선이 뚫린 상태며 시민들은 "이명박은 물러가라" "평화시위 보장하라" "독재 타도"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계속 하고 있다. 사람들은 월드컵 응원 구호에 맞춰 "이명~박 퇴진"을 외치기도 하고 애국가, 헌법 제1조 등을 노래하기도 했다.
앞서 31일 오후 11시 30분께 시민 10여 명이 경찰차량 위로 올라가자 경찰은 뒤쪽에서 소화기를 분사했다. 경찰은 한 차례 경고방송을 한 뒤 또 다시 연속해서 소화기를 뿌려 동십자각 일대가 뿌옇게 변했다. 이때문에 전경차 바로 앞에서 시위에 참여하고 있던 시민들을 비롯해 YTN, 국민일보, 한겨레 등 취재진도 하얀 가루를 뒤집어 쓴 채 뒤로 물러났다.
31일 오후 11시 50분에는 효자로에서 대치하고 있는 시민들에게 경찰이 살수차량을 동원, 2차례에 걸쳐 시위 진압을 시도했다. 물대포를 맞은 시민들은 격분해 '독재타도' 구호를 외치며 저항했다.
청와대 인근에서 경찰과 대치하고 있는 시민들은 '연행자를 석방하라', '이명박은 나와라'를 연호하며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한 때 경찰차량 좌우편에서 경찰과 시민들 사이에 간헐적으로 밀고 당기는 몸싸움이 벌어졌으며 그 과정에서 경찰방패 서너개가 시위대쪽으로 넘어오기도 했다. 시민들은 빼앗은 방패를 살수차량에서 쏟아내는 물줄기를 막는데 사용하기도 했다.
특별취재팀=민임동기 서정은 정은경 윤희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