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의원들이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에 대해 편파보도로 일관한다"며 방송3사를 항의방문한 14일 이후 KBS가 박근혜 후보에게 불리한 내용은 전혀 보도하지 않았다는 분석이 26일 나와 주목된다.

KBS 새노조가 15일부터 25일까지 11일 동안의 KBS <뉴스9> 대선 보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박근혜 후보에 대한 비판이나 박근혜 후보에게 불리한 내용은 단 한 줄도 다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 14일 오후,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의원 5명이 방송 3사를 잇따라 항의 방문했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MBC본사 1층 로비에 들어서고 있는 조해진(가운데), 이우현(왼쪽) 새누리당 의원의 모습 ⓒMBC노조

언론노조는 새누리당의 항의방문 다음날인 15일 성명을 내어 "새누리당의 행태는 자신들의 신보도지침을 따르라는 사실상의 협박"이라며 "자신들의 입맛대로 보도하지 않으면 차후에 방송사에 불이익이 있을 것임을 암시하며, 보도를 통제하려는 야욕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새노조에 따르면, KBS의 대선 후보 보도는 야권 단일화에 대한 세 후보의 움직임과 의견을 하나로 묶고, 세 후보의 동정과 정책을 하나로 묶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새누리당 의원들이 항의방문을 하고 야권 단일화가 잠정 중단된 14일 직후부터 갑자기 뉴스 편집방향이 바뀌었다.

야권 단일화를 둘러싼 문재인-안철수 후보의 대립이 하나의 리포트로 구성되고, 바로 이어서 박근혜 후보측의 야권 단일화에 대한 비난과 박 후보의 정책행보가 같이 묶여 보도됐다는 것이다. 마치, 야권은 단일화에 대한 싸움만 하고 있고, 박근혜 후보는 안정적으로 정책행보를 해나가는 것처럼 비쳐진다는 얘기다.

특히, 22일에는 새누리당의 반대로 투표시간 연장 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해 무산될 위기에 놓였고,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은 이를 비판했으나 KBS <뉴스9>에서는 전혀 다뤄지지 않았다. 24일에도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의 박근혜 후보 지지 소식을 다루면서 야권의 비판은 단 한 줄도 보도하지 않았다.

새 노조는 "(KBS) 뉴스만 보면 문재인, 안철수 후보는 단일화에 대한 공방 외에는 아무 것도 하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반면 박근혜 후보는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며 '민생행보'에 힘쓴 것처럼 다뤄지고 있다"며 "상대 후보들이 정쟁에 몰두하는 동안 전국을 누비며 오로지 민생만을 생각하는 자상하고 부지런한 '슈퍼우먼'으로 묘사되고 있다. 박 후보는 완전무결, 무결점의 정치인이었던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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