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에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문화제가 서울 시청광장에서 계속 이어졌다. 주최 측 추산 약 3만명(경찰 추산 4000명)의 시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된 이번 촛불문화제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뿐만 아니라 공기업, 상수도 민영화 등 이명박 정부 정책전반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졌다.
이날 시청 광장에는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시민들을 위한 물품이 곳곳에 배치돼 눈길을 끌었다. 다음 아고라에서는 초코바와 생수, 음료수를 준비해 촛불문화제 참석 시민들에게 나눠줬으며 인터넷 오디오 동호회에서는 생수 5000병을 제공했다.
무대에 오른 한 시민은 "이명박 정부는 국민의 80%가 반대하는 고시를 강행했고, 국민의 80%가 반대하는 대운하과 공기업 민영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한 뒤 "겁도 없이 이를 기사로 내고 있는 신문이 있다"며 조중동을 지목했다.
이 시민은 이어 "다음 아고라에서 조중동에 광고를 주는 기업에 항의하는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광고비는 그 기업이 부담하는 것이지만 결국 그 돈은 우리가 부담하는 것"이라면서 조중동 광고 중단에 함께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염창동에서 왔다고 밝힌 최혜숙씨는 "이번 쇠고기 장관 고시는 일종의 양해각서(MOU)로 법적 효력이 없다"고 지적한 뒤 "정부가 그동안 괴담으로 치부해왔던 상수도 민영화를 몰래 추진했다"며 이명박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최씨는 이어 광우병 쇠고기, 대운하, 수돗물 민영화, MBC민영화, 조중동, 뉴라이트 등을 지목, 조목조목 비판해 많은 시민들의 박수를 받았으며 이명박 대통령을 향해 "아무것도 하지마라, 자리에서 내려와라"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농민은 이어 "설마 했는데 설마가 현실로 들어났다"며 "더 이상 미친 정부를, 대통령을 인정할 수 없다"면서 식량주권을 위해 싸우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 자리에는 '촛불의 아이콘'이라 불리는 촛불문화제의 단골 손님,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이 등장해 시민들은 큰 박수와 함께 '강기갑'을 연호했다.
강기갑 의원은 "여러분들이 들고 있는 진실을 밝히는 이 촛불이 정치인들을 걱정시켰다"며 "오늘 국회 정문앞에서 야3당이 모여 이명박 정부와 여당에 대한 규탄대회를 열었다"고 전했다. 강 의원은 이어 "정치인들이 달라졌지 않습니까"라고 물은 뒤 "이는 초등학생에서부터 고등학생, 대학생, 그리고 민주시민들의 힘이다. 양심 있는 촛불의 힘"이라고 강조했다.
강 의원은 또한 "함께 비폭력, 평화의 물결을 일으켜내자"며 촛불시위에 직접 참여하지 못한 시민을 위해 내일 저녁 7~8시까지 집에서 촛불을 켜는 행사를 제안, "검역 주권을 모두 찾아 올 때까지 촛불 행진을 계속하자"고 제안했다.
거리 행진시 노인, 여성, 어린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예비군복을 입은 '예비역'들이 모습을 드러냈는데, 이들은 노란색, 연두색, 주황색 조끼를 입은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시민들의 안전한 행진을 도울 예정이다.
또한 각 네티즌, 동호회들이 모여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내는 촌철살인 리플', '조중동 광고 중단', '미국산 쇠고기 반대 서명' 등의 행사를 진행했고 자발적으로 피켓과 촛불 등을 나눠주기도 했다.
이 뿐만 아니라 80∼90년대 민중가수로 활동했던 가수 윤선애씨가 무대에 올라 '5월의 노래' '그날이 오면'등을 통기타 반주와 함께 불러 시민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이날 촛불문화제 자유발언에 마지막으로 오른 박원석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상황실장은 "조중동과 공안 당국에 의해 여러분의 배후로 몰리고 있다"며 "하지만 여러분이 이렇게 계속 모여서 경찰조사 받으러 갈 시간이 없다"고 말해, 시민들의 환호를 받았다.
박 실장은 이어 이명박 대통령이 오후 10시 30분 공항에 도착한다는 소식을 전하며 "입국저지 투쟁에 나서 청와대 입성을 저지하겠다"라고 밝힌 뒤 "이어지는 거리 행진이 이명박 청와대 입성을 저지하는 행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시민들은 밤 9시10분부터 을지로와 명동 쪽을 향해 거리 행진을 시작했으며 명동 롯데백화점을 거쳐 청계천으로 진입하려고 했으나 경찰에 의해 저지돼 현재 (10시 49분) 서울시청 광장 쪽으로 다시 이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