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도곡동 EBS 사옥 ⓒEBS
EBS노동조합(위원장 류성우)은 '청와대 낙점설'의 주인공인 신용섭 전 방통위원에 대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공직생활 30여년의 삶을 명예롭게 마무리할 수 있는 현명한 판단을 하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 9일까지 EBS 사장 공모를 실시한 결과 신용섭 전 방통위원, 이명구 현 EBS 부사장, 임해규 전 새누리당 의원 등 총 9명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언론노동조합 EBS지부(지부장 류성우)는 13일 성명을 통해 "공모에 지원한 인사들 가운데 EBS 사장으로 적합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며 방통위를 향해 "사장 선임 일정을 EBS 공사법 개정 이후로 연기할 것을 강력 요구한다"고 밝혔다.

특히, EBS지부는 신용섭 전 방통위원, 이명구 현 EBS 부사장, 임해규 전 새누리당 의원을 지목하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먼저, EBS지부는 신용섭 전 위원에 대해 "개인의 전문성과 지원 절차의 적법 여부를 떠나 방송기관을 관리, 감독하는 지위에 있던 자가 관리 대상 기관장을 하겠다고 나서는 모양새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며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공직생활 30여년의 삶을 명예롭게 마무리할 수 있는 현명한 판단을 하라"고 비판했다. 이어, "(신 전 위원은) MB 낙하산 김재철 사장으로 촉발된 MBC 장기간 파업 사태를 단순한 노사간의 문제라고 하는 여당 위원 입장에 동조하는 등 공영방송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인사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EBS지부는 임해규 전 새누리당 의원에 대해서도 "지난 10월 11일 새누리당에서 발표한 박근혜 대통령 후보 직능총괄본부 명단을 살펴보면 낯익은 이름이 등장한다. '제3직능본부 학원단체본부장' 옆에 '임해규'라는 이름이 나온다"며 "캠프 출신 인사도 아닌 현재 캠프 소속인이라니 이게 왠 말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BS지부는 "공교육 보완이라는 공적 책무를 수행해야 하는 공영방송 EBS 사장직에 사교육의 이익을 대변하는 직능단체의 장이 지원하다니 이게 왠 해괴한 일인가?"라며 "임씨는 스스로 부끄러움을 알고 당장 지원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EBS지부는 이명구 현 EBS 부사장에 대해서도 "이씨는 방송장악위원장 최시중시 재직 시 방통위 기획조정실장을 역임하면서 MB정권의 언론장악에 부역했던 전력을 갖고 있어 공영방송 EBS 사장으로는 적합하지 않다"며 "이씨는 특별심의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올해 초 <지식채널e> '구럼비' 편이 최종적으로 불방처리되는 데 깊이 관여한 자다. 제작자율성을 담보하지 못할 것으로 판단되는 이씨의 사장 선임을 강력 반대한다"고 밝혔다.

EBS지부는 "방통위는 대선 일정이 임박한 현 시점에서 금번 사장 선임 일정을 무리하게 진행하기 보다는 국회에서 EBS 공사법 개정안이 여야 합의로 처리된 이후 EBS이사회의 사장추천위원회를 통해 사장 선임이 진행되도록 함으로써 EBS의 정치적 독립성을 보장해야 한다"며 "차기 사장 공모 지원자 모두가 함량 미달임을 확인한 이상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강력한 저지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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