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대표이사 김재윤)은 29일 오후 3시 서울 시내 모 호텔에서 2008년 제4차 이사회를 열고 구본홍 고려대 교수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이날 이사회는 원래 서울 남대문로 YTN 사옥 17층 대회의실에서 열리기로 예정돼 있었으나 장소가 갑자기 옮겨져 결정됐다.

▲ 전국언론노조 YTN지부 구성원들이 구본홍 사장 선임에 항의하기 위한 점거시위를 하고 있다. ⓒ정은경

전국언론노조 YTN지부(위원장 현덕수) 조합원들은 이날 이사회가 열리지 못하도록 막기 위해 오후 2시께부터 대회의실을 점거하고 있었지만 회의 장소가 알려지지 않다가 3시20분께 그 결과만 알려졌다.

YTN 경영기획실 기획총괄팀 채문석 팀장은 "최소 5일 전에 이사들에게 이사회 개최를 통보해야 하지만 이사와 감사 전원이 동의하면 그런 절차 없이 이사회를 치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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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절차와 규정을 지켰다고 하더라도 사실상 언론사 사장을 몰래 선임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언론시민연합 김유진 사무처장은 "YTN은 보도전문채널로 사장이 얼마나 중요한 자리인데 규정상 문제가 없다고 하더라도 어떻게 장소를 바꿔서 편법으로 통과시킬 수 있느냐"며 "이명박 정부 인사 파행의 전형"이라고 비판했다.

김 처장은 "자질 없는 사람을 억지로 YTN 사장에 앉히려다보니 그동안 쌓아왔던 절차적 민주주의를 파괴하게 된 것"이라며 "내용과 형식 모두에서 이명박 정부 인사 파행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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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전국언론노조 YTN지부는 성명을 통해 "이명박 대통령의 당선을 앞장서 도운 특보는 정치를 해야지 언론사의 수장이 될 수는 없다"며 "대통령 측근을 보내 정권에 우호적인 언론 환경을 조성하려는 야욕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깨끗이 포기하라"고 비판했다.

YTN 이사회는 김재윤 대표이사, 김희중 감사, 정태기 이사(전 한겨레 사장), 이종수 이사(전 바이더웨이 부사장), 김도훈 이사(한국마사회 부회장), 장지인 이사(중앙대 경영학과 교수), 김계성 이사(우리은행 부행장)로 구성된다. YTN 주주총회는 7월 중순께 열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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