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네티즌들이 선정하는 '최악의 대선보도'에 또다시 뽑혔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이 대선을 앞두고 꾸린 대선공정보도실천위원회는 매주 네티즌들을 대상으로 '최악의 대선보도' 설문을 진행하고 있으며, MBC는 '안철수 후보 편법 증여의혹'(10월 7일) '노 전 대통령의 NLL발언'(10월 16일) 리포트로 인해 2차례 '최악의 대선보도'로 선정된 바 있다.

▲ 11월 7일 MBC <뉴스데스크>의 야권 단일화 보도

12일 대선공정보도실천위원회에 따르면, 네티즌들은 3일부터 9일까지의 대선보도 가운데 MBC의 '새누리당의 단일화 비판' 보도를 '최악'으로 꼽았다.

MBC <뉴스데스크>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철수 후보가 단일화 합의를 한 7일, 7번째 꼭지 <"밀실 야합‥여성 대통령이 쇄신">을 통해 "새누리당은 야권의 후보 단일화 합의를 '밀실야합'으로 규정한 데 이어, '정치놀음'이라고 비판하며 공세의 고삐를 바짝 당겼다"며 새누리당의 입장을 집중적으로 내보낸 바 있다. 문재인-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합의는 8번째 꼭지 <주도권 샅바 싸움‥호남이 관건>에서 뒤늦게 언급되긴 했으나 '신경전'과 같은 부정적인 프레임에서 주로 다뤄졌다.

'최악의 대선보도'를 꼽는 최종 결선작에는 MBC와 함께 조선일보의 <소통 외치는 세 후보, 일방통행 대선>(11월 5일자), 뉴데일리의 <예산심의 파행, "민주당 구태정치 때문">(11월 6일자)가 올랐으나 MBC는 417명 가운데 66.9%(279명)로부터 '최악'으로 꼽히면서 조선일보(20.9%, 87표)와 뉴데일리(12.2%, 51표)를 제쳤다.

네티즌들은 MBC 보도에 대해 "안철수 후보와 문재인 후보의 단일화 논의가 당일 최대 이슈였음에도 불구하고 단일화 논의보다 비난 기사를 먼저 내보냈다" "여성 대통령이 정치쇄신이라는 새누리당의 주장을 그대로 보도했다"고 지적했다. 네티즌들은 "MBC의 몰락이 슬프다" "파급력이 큰 언론인데 배신감이 든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한림대학교 언론정보학부 최영재 교수팀 역시 지난 1일부터 7일까지 KBS MBC SBS YTN OBS 등 방송5사의 야권단일화 보도를 분석한 결과 유독 MBC가 야권 단일화 논의를 축소, 왜곡보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단일화를 축소, 왜곡하기 위해 온갖 방법을 총동원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선공정보도실천위원회로부터 모니터 의뢰를 받은 한림대 최영재 교수팀은 다른 방송사들의 경우 대체로 차분한 보도태도를 보였으나 유독 MBC가 야권 단일화 이슈에 대해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보도행태를 보였다며 '정상이 아니다'라고 평했다.

모니터팀은 네티즌들이 '최악의 대선보도'로 선정한 7일 <뉴스데스크>에 대해 '새누리당 입장의 보도'라고 진단했다. 두 개의 관련 리포트 가운데 야권 후보 단일화에 대한 새누리당의 비판 공세를 먼저 내보내고, 단일화 협상의 주체인 두 후보 측이 '주도권 신경전'을 펼친다고 뒤이어 보도한 것은 상식에서 벗어났다는 지적이다.

MBC의 단일화 보도는 타 방송사와 비교할 때 보도량도 적었다. 단일화 물꼬가 터진 5일 1건, 6일 2건, 7일 2건으로 3일간 총 5건을 보도했는데 같은 기간 KBS와 SBS는 8개의 관련 리포트를 보도했다. 타 방송사들이 단일화 논의를 '전략과 어려움 극복' 프레임으로 보도한 데 비해 MBC는 '갈등과 싸움' 프레임으로 협상 과정을 부정적으로만 묘사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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