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에서 전략시뮬레이션 버라이어티를 선보였습니다. 3:3으로 나눠 6개의 진지를 점령하는 게임은 흡사 컴퓨터 게임을 하는 듯한 즐거움을 제공했습니다. 이 특집을 모티브로 재밌는 예능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는데, 팀 구성에 따라 승패가 좌우될 것이라는 예상을 보기 좋게 깨준 한 방이기도 했습니다. 정형돈, 박명수, 길 팀이 평화유지군인 정준하를 등에 업고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인력, 전술의 이해도 그리고 근성이 이뤄낸 멋진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대단한 승리였습니다.

노홍철, 유재석, 하하 vs 정형돈, 박명수, 길 - 박빙이 아닌 조합 그리고 반전의 묘미

게임을 시작하기 전 팀을 짜는 과정에서 사실상 승부가 판가름이 난 것처럼 보였습니다. 누가 봐도 노홍철, 유재석, 하하의 조합은 최강의 전력이기 때문입니다. 전략가 노홍철, 런닝맨 유재석과 하하, 사실 그것만으로도 충분했습니다. 특히 작전회의를 할 때는 전혀 소통이 되지 않는 다른 3명의 대화가 시청자들마저도 답답하게 할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모두가 간과한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박명수는 이해는 느리지만 이해가 된 후에는 빠르고 정확한 판단력을 가진 존재라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예상외에 결단력도 있습니다.

두 번째 진지 점령, 박명수의 판단미스 작전실패가 오히려 약

홍팀의 3명이 진지를 총공세 그리고 청팀 정형돈, 길의 수비 이미 상대는 두 개의 진지가 비어있었습니다. 당시 작전도 사실 괜찮았습니다. 정형돈이 있던 진지로 두 명이 공세를 하면 적어도 홍팀의 진지 중 한 곳은 빈집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정형돈이 두 명의 홍팀이 달려오는 것을 보고 6번이 비었을 것이라는 판단에 잘 가던 박명수의 길을 6번진지로 변경하면서 약간의 판단 미스가 이뤄졌습니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빈집이었던 6번진지로 제대로 돌파만 했다면 아마도 대세는 기울었을 것입니다. 너무너무 아쉬운 한 판이었지만 그 한 판이 홍팀으로 하여금 방심하게 한 결과를 만들어 낸 것입니다.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박명수의 투지

정말 의외였고 박빙이었습니다. 노홍철의 계략에 빠져들지 않은 정형돈의 판단 그리고 팀을 믿고 긴 거리를 전력 질주한 투지가 한몫을 한 것입니다. 최고의 골칫덩이로 생각했던 박명수가 진념과 투지를 보여주면서 팀에 승리를 안겨주었습니다. 홍팀이 간과한 한 가지가 바로 박명수의 승부욕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박명수는 승부욕이 대단한 사람입니다. 생각해보면 박명수는 많은 미션에서 꽤 많은 분량을 차지하고 제 몫을 하던 멤버 중 한 명입니다. 그걸 생각했다면 홍팀이 마지막판에 허를 찔리지 않았을 것입니다.

절대강자는 없다, 승리는 간절한 사람들의 몫

“공동경비구역” 특집 내내 홍팀과 청팀에게는 사뭇 다른 분위기가 흘렸습니다. 그런데 청팀은 초반 게임의 룰을 이해 못하는 멤버들로 인해 오히려 게임에 좀 더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같은 작전을 네 번 이야기했다는 정형돈의 말이 의미심장하게 들렸습니다. 정형돈이 만약 팀구성에 쉽게 포기했다면 결코 이뤄낼 수 없는 일이었을 것입니다. 방송분량 걱정에 다음 주 스케줄을 비워 놓겠다는 유재석의 한 마디는 아마 다시 방송을 보는 유재석에게 뼈아픈 패배로 다가갔을 것입니다. 누군가가 삶 속에서 다른 이들보다 불리한 조건이라고 불평하고 포기하는 동안 열심히 뛰어서 승자가 되는 사람들을 여럿 보았습니다. 이번 “공동경비구역”편은 최고보단 최선이라는 교훈을 안겨준 한 편이였습니다.

대중문화 이야기꾼 홍반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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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하고 있고요, 대중문화 평론을 통해 세상을 보는 눈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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