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새 노조(위원장 김현석)가 낙하산 사장 선임 저지를 위해 오는 9일 오전 5시부터 총파업에 돌입한다.

KBS 여당 이사들이 김인규 사장의 23일 임기 만료를 앞두고 9일 차기 사장 후보자 전원면접을 단독으로 강행하기로 결정하면서, 새 노조는 '총파업'이라는 맞불을 선택했다. 새 노조가 '김인규 사장 퇴진'과 '공정방송 쟁취'를 내걸고 상반기에 95일간 진행한 총파업을 접은 지 5달만이다.

▲ 2일 정오, 서울 여의도 KBS 본관 민주광장에서 열린 KBS 새 노조 '삭발, 단식투쟁 선포식'에서 120여명의 새노조 조합원들이 "낙하산 사장이 웬말이냐. 새 노조가 저지한다"고 외치는 모습. ⓒ곽상아

KBS 새 노조는 지난달 23일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통해 만장일치로 총파업을 결의하고 파업 돌입시기를 김현석 비대위원장에게 일임한 바 있으며 '9일 오전 5시부로 총파업에 돌입하기로' 6일 결정했다. 앞서 KBS 기존 노조, KBS 새 노조를 비롯해 KBS 내 5개 노동조합이 임금교섭 결렬에 따라 지난달 8일부터 12일까지 실시한 총파업 찬반투표에서는, 투표 참여 인원 대비 91.9% 찬성률로 총파업이 가결됐다.

KBS 새 노조는 KBS노동조합(위원장 최재훈)에 6일 오후 '2012년 임단협 쟁취를 위한 파업요청' 공문을 보냈으며, 이에 최재훈 위원장은 오후 6시 긴급 중앙위원회를 소집한 것으로 전해졌다.

KBS 새 노조가 'KBS의 대표노조인 KBS노동조합이 이번 합법파업을 주도해 노동자의 근로조건향상을 위해 싸워줄 것'을 공식 요청함에 따라, KBS 노동조합이 어떤 결론을 내릴지 주목된다. 당초, KBS 노조는 사장 면접이 진행되는 9일 전국조합원 총회를 열어 이사회를 저지하고 파업은 향후에 검토할 계획이었다.

윤형혁 KBS노조 공정방송실장은 6일 오후 <미디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9일 전국조합원 총회를 열어 면접 자체를 저지할 것"이라며 "파업은 최후의 수단"이라고 밝혔다.

한편, KBS 양대 노조는 지난달 18일 공동 성명을 통해 길환영 KBS 부사장, 고대영 선거방송심의위원, 강동순 전 방송위원 등을 '사장 부적격자'로 지목한 바 있으나 KBS 노조는 이를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윤형혁 KBS노조 공정방송실장은 "양대 노조가 '사장 부적격자' 성명을 발표하기 전에 서로 집행부끼리 조율하긴 했으나, 이후 비대위원들의 거센 문제제기가 있었다. '(지원자 중) 4명만을 부적격자로 지목하기에는 기준 자체가 모호하고, 내부 논의 절차가 없었다'는 비판이었다"며 "이후 재논의 절차를 밟아 특정 인물을 부적격자로 내세우는 것은 철회하고 대신 'KBS 사장이 갖춰야 할 기준 6가지'를 마련했다. 본부 노조(새 노조)는 인물 중심으로 반대투쟁을 하고 있는데, 저희는 이 기준에 의거해 이사회가 제대로 된 사장을 뽑을 수 있도록 압박할 것"이라고 말했다.

6일 KBS노조 특보에 따르면, KBS노조가 제시한 KBS 사장의 조건은 △정치적 보수/진보의 극단에 서지 않는 통합적 리더십을 갖춘 자 △공정방송 노력 등 편파방송 의혹이 없는 자 △지역국 균형 발전에 대한 비전과 대안을 가진 자 △도덕적 정직성, 책임감, 청렴성을 갖춘 자 △공영방송 경영인으로서 능력과 자질, 실적을 인정받은 자 △공영방송 구성원으로부터 폭 넓은 신임을 받은 자 등이다.

'기존의 입장에서 후퇴된 것 아닌가?'라는 질문에 윤형혁 실장은 "고대영, 길환영 등 말도 안 되는 인물이 사장으로 온다면 저희가 가만히 있겠느냐"며 "현재 집행부 선거가 진행 중이라서 파업, 단식 돌입이 (새 노조와) 시기적으로 불일치할 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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