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쇠고기 반대 촛불집회에서 경찰의 시민 연행이 시작되는 자정 즈음 경찰차에 올라타 무료로 서울 시내 각 경찰서를 관광한다?

경찰에 연행된 시민들의 숫자가 200여 명에 이르면서 네티즌들 사이에서 '자진연행'을 의미하는 '1박 2일 닭장차 투어'가 인기를 끌고 있다. 쇠철망으로 둘러싸인 경찰차를 부르는 은어 '닭장차'와 지난 18일 종영된 MBC <일요일 일요일밤에>의 '간다투어'가 합성된 용어다.

▲ 미디어 다음 아고라 홈페이지(http://agora.media.daum.net/?t__nil_downservice=agora)
다음 아고라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는 '1박 2일 닭장차 투어'의 기간은 이명박 정부가 한미 쇠고기 재협상을 할 때까지이며, 매일 자정 서울 세종로에서 무박 2일로 출발한다. 행사 주관은 청와대, 차량 및 숙식지원은 경찰청, 참가 대상은 미 쇠고기를 먹기 싫은 대한민국 국민이다. 문의전화는 경찰서 번호인 112다.

"12시 되면 경찰차에 올라타자. 청와대 주관의 무료 관광상품"

이에 대해 네티즌 A씨는 "촛불 집회를 하다 지치고 배고플 시간인 자정이 되면 일제히 '닭장차 앞으로!'를 외친 후 경찰이 친절하게 대기시켜 놓은 닭장관광버스에 탑승하면 된다"며 "비용을 걱정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닭장버스 및 경찰서 관광 비용은 일체 무료다. 닭장여행사에서 경찰서 홍보를 위해 특별히 마련한 무료 관광상품이라고 한다"고 소개했다.

네티즌 B씨는 "닭장차는 공식적으로 이동 파출소이므로 시민이 이곳으로 도피하는 것이 '공무집행방해죄'에 해당하지 않는다. 경찰서마다 할당량이 있으므로 할당량의 100배가 되는 사람들이 경찰차에 자진해서 탄다면 경찰들이 당황할 것이다. 부가적으로 연행자가 발생하지 않는 효과도 볼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다음 아고라에서는 '아고라 범부 마음 기자'의 '닭장 투어' 가상 기사가 소개돼 네티즌들의 웃음을 이끌어내고 있다.

'닭장투어' 가상기사 "경찰의 훈훈한 배려에 아고라 시민들 매우 감사"

그는 "서울 경찰청에서는 국민들에게 닭장차 투어 서비스를 추진하겠다 하여 현재 수많은 아고라 시민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다"며 "제공되는 서비스는 '피해라! 날선방패', 즐거운 신분조회', '닭차안에서의 정모', '닭장차 시승 서비스' 그리고 '사진 퍼레이드' 등이 있으며 이 모든 서비스를 받으신 후 아침 밥을 먹고 서비스를 마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는 "서울 신촌에 사는 한 대학생은 닭장차 타는 게 소원이었는데 이번에 이렇게 좋은 기회를 제공해준 것에 대해 굉장히 감사하다는 메시지를 경찰서 홈페이지에 남겼다. 이어 한 아주머니는 남편과 함께 옛 추억을 그리며 계란 한판을 삶아서 가져갈 것을 계획하고 있다"며 "경찰청장의 훈훈한 배려에 아고라 시민들은 질서를 잘지켜 좋은 투어를 할 것을 결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여행에 삶은 계란은 필수" 등 댓글 이어져

'닭장차 투어' 소개 글에는 "오늘은 잘 순서지켜 잘타요" "내리실 때 벨은 미리 누르세요" 등의 부탁성 댓글과 "지방분들 숙식해결의 묘안이 나왔다. 자수하고 이틀만에 나와서 구호 열심히 외치고 또 들어가자" "자수하고 올라타기 전에 아고라 닉네임 써서 가슴에 달고 인증샷 부탁하자" "전경차 앞에 행선지 붙여서 오라고 경찰청가서 부탁하자" 등 제안성 댓글이 달려있다.

또 "네티즌들의 재치에 배꼽 빠진다" "여행에 삶은 계란은 필수다" "'1박2일' 처럼 잠자리 복불복도 해보자" "안태워주면 112에 신고하면 된다. 경찰차 택시 탈 수 있다" 등의 유머성 댓글도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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