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는 30일 야권의 투표시간 연장요구에 대해 "(투표일을) 공휴일로 지정한 데가 한국밖에 없다고 한다"며 "(투표시간을) 늘리는데 100억원 정도가 들어가는데 그걸 공휴일로 정하고, 또 그럴(투표시간을 연장할) 가치가 있냐"고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 News1

30일 새누리당 안대희 정치쇄신특별위원회 위원장은 투표시간 연장 논란과 관련해 “누구에게 이로운 것인지 모르겠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박근혜 대선 후보는 ‘여야가 논의해서 결정할 일’이라며 제 3자의 입장을 취했다.

이쯤 되면 새누리당의 이러한 입장을 ‘뜬금없다’는 이정현 공보단장의 입을 빌려 강조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투표시간 연장에 나설 뜻이 없다는 게 아니라 아예 반대한다는 얘기다.

박근혜 후보의 대선 구호는 익히 알려진 대로 국민대통합이다. 투표시간 연장 논란을 연결시켜 한 마디 거들면 ‘뱉는다고 다 말이 되는 것은 아니다’ 쯤 된다. 거대 여당의 대선 후보라고 하더라도 예외가 될 수는 없다.

입으로는 국민대통합을 외치면서 투표시간 연장은 반대하는, 앞뒤가 맞지 않는 행태를 뭐라고 해야 할 지, 입을 다물기 어렵다.

대선에서 가능한 많은 유권자의 표를 얻는 게 국민대통합으로 나아가는 첩경이다. 이의 전제는 많은 유권자의 참여다.

박근혜 후보가 투표연장에 반대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투표시간 연장으로 투표가 가능하게 된 유권자들이 자신을 찍지 않을까 걱정해서이다. 결국 일에, 시간에 쫓겨 투표하지 못하는 수많은 유권자는 ‘박근혜의 국민대통합’의 국민이 아니라는 얘기도 된다.

게다가 박근혜는 국민대통합에 ‘100% 대한민국’이라는 수식어까지 더했다. 박근혜 후보는 자신이 당선 돼 100%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요즘은 문재인․안철수의 후보단일화 움직임을 의식해서인지 여성성을 강조하고 있는 것은 차치하자.

박근혜 후보가 말하는 ‘100% 대한민국’, 가능하지 않을뿐더러 투표시간 연장 반대로 벌써부터 싹수가 노랗다. 50, 60%의 낮은 투표율을 높이자는데 이해부터 따지는 태도에 상식적인 국민대통합이 존재하겠는가. 그러나 문제는 슬로건이라고 내세운 게 독재자의 면모를 적지 않게 드러내고 있다는 점이다. 그의 아버지 그림자가 아른거리는 정도가 아니라 넘어섰다.

100% 대한민국으로 나아가는 과정은 차이에 대한 인정으로부터 출반한다. 왜 다르고 무엇이 다른지 알아야 통합이 될지 말지다. 하지만 박근혜 후보의 태도는 100% 기준을 정해놓는 ‘아니면 말고’식도 못된다. 몰아세우기다. 옛날 그의 아버지처럼 말이다. ‘100% 대한민국’, 독재자적 발상이 아니면 쉽게 꺼낼 구호가 못된다. 역시 박정희 피는 물보다 진하다.

747 등 숫자로 된 공약, 구호는 한물 가 이번 대선에서 자취를 감췄다. 그러나 이를 대신하는 게 박근혜 후보의 ‘100% 대한민국’이라니 모골송연할 뿐이다.

이 잡글이 완성될 쯤, 박근혜 후보의 또다른 발언이 전해졌다. '투표시간 연장에 100억 원 든다는데 그럴 가치가 있냐는 논란이 있다'는 발언이다. 한 말씀만 더 올린다. 국민대통합을 말할 자격 있는 대선후보가 아니므니다.

오호 통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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