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차기 사장 공모가 내일(24일) 마무리되는 가운데, 사장임명 제청 권한을 가진 KBS 이사회의 야당 이사 4명이 여당 이사 7명의 일방적인 사장선임 강행에 반대하며 '보이콧'을 선언했다.

▲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와 KBS노동조합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적격, 낙하산 사장의 진입을 막기 위해 앞으로 가능한 모든 투쟁수단을 동원해 싸워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곽상아

22일 오후, KBS이사회는 차기 사장 선임 방법에 대해 논의했으나, 여당 이사들은 사장 선임과 관련한 회의의 경우 의사정족수를 현 재적 과반수에서 3분의2로 상향 조정하자는 야당 이사들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야당 이사들은 여당 이사들이 표결을 진행하려 하자, "소수 이사들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는 상황에서 다수 이사들에게 계속 끌려다니는 회의에는 앞으로 참여하지 않겠다. 들러리 역할을 거부한다"며 퇴장했다. 야당 이사들은 앞으로 사장 선임과 관련한 회의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당장 사장 공모 마지막 날인 24일 이사회 회의가 잡혀 있으나, 야당 이사들은 참석하지 않을 예정이며 이사회가 열리는 시각에 다른 장소에서 향후 대책을 논의할 계획이다. 지난 18일부터 시작된 KBS 차기 사장 공모에는 22일까지 길종섭 전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장만이 지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의에 참석한 이규환 KBS 이사(야당 추천)는 23일 <미디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보이콧'을 선언한 이유에 대해 "(여당 이사들이) 특별다수제가 방송법에 위배된다며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해서, '의사정족수 3분의2' 도입으로 수정해서 제의했다. KBS 정관을 수정한다면 도입이 가능하기 때문"이라며 "이 제도의 도입까지 무산된다면 (낙하산 사장 선임을 막기 위한) 다른 어떤 방법을 논의하더라도 실질적으로는 별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한편,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본부장 김현석)는 23일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열어 총파업을 결의하고 나섰다. 언론노조 KBS본부를 비롯해 KBS 내 5개 노동조합은 지난 12일까지 임금협상 결렬에 따른 총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했으며, 그 결과 투표 참여인원 대비 91.9%의 찬성률로 총파업이 가결된 바 있다. 일정상 파업 돌입은 오는 25일부터 가능하며, KBS본부는 24일 이사회를 지켜본 뒤 파업 돌입의 시기를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파업, 천막농성, 단식 등에 있어서 KBS노동조합(위원장 최재훈)과 함께 행동할 계획이다.

남철우 언론노조 KBS본부 홍보국장은 23일 <미디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여당 이사들만의 이사회가 결정하는 사장선임에 대해 단호히 거부한다. 여당 이사들이 특별다수제 등 양대 노조의 요구사항에 대해 진지하게 경청하고, KBS 구성원들의 염원인 정치독립적 사장 선임을 위해 지금이라도 나서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정치 독립적 사장선임의 열망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낙하산을 임명할 경우 총파업을 비롯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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