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스타 오디션 위대한 탄생 시즌3>(이하 <위대한 탄생3>, <위탄3>)에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지상파라는 어드벤티지가 있는 터라 시청률은 여타 오디션 프로그램, 심지어 2010년 오디션 프로그램의 본좌로 자리매김한 M.net <슈퍼스타K> 시리즈보다 더 나온 적도 있었다.

그러나 시리즈마다 서인국, 허각, 존박, 장재인, 울랄라세션, 버스커버스커 등 굵직한 스타를 배출했던 <슈퍼스타K>와 달리, 현재 방송계에서 제대로 활동하고 있는 <위대한 탄생> 출신 가수가 없다는 것은 공영방송(?)에서 제작한다는 <위탄>으로서는 꽤나 자존심 상하는 일이다.

물론 손진영이나 구자명 등 <위대한 탄생> 참가 중 유명세를 탄 이들이 나름 활발히 활동 중이지만, 가수 선발 오디션에서 발탁된 이들이 가수가 아닌 배우로 활동한다는 것은 <위대한 탄생>의 정체성까지 모호하게 한다.

그렇다고 <위대한 탄생>이 시리즈 방영 중에 주목 받은 이들이 없었던 것도 결코 아니다. 백청강, 이태권, 셰인 등 <위대한 탄생> 방영 당시 <슈퍼스타K> 인기 참가자 못지않은 관심을 받았던 이들은 현재 여러 가지 이유로(엄연히 말하면 차후 관리 미흡) 활발한 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다. 그들보다 뒤늦게 오디션 프로그램에 뛰어든 버스커버스커가 특별한 방송 프로그램 없이도 엄청난 대박을 터트리고, 시즌2의 우승자 허각이 대중 가요계의 주류로 입지를 굳힌 사례와 비교하면 <위대한 탄생> 참가자들의 부진은 상당히 아쉬운 대목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사장님이 손수 진두지휘한(?) 프로그램이라서 그런가, <위대한 탄생>은 어느덧 시즌3을 맞게 된 장수 프로그램이 되었다. 역시나 이번 시즌도 오디션 프로그램의 본좌 <슈퍼스타K> 한 시간 전에 방영한다. 그리고 <위대한 탄생3>의 앞에는 그동안 <휴먼 서바이벌 도전자>, <밴드 서바이벌 톱밴드> 외에는 연예인 발굴 오디션은 시도조차 안 하던 KBS가 뒤늦게 야심차게 내놓은 <내 생애 마지막 오디션>이 방영된다. 그야말로 오디션 프로그램의 르네상스인 셈이다.

그런데 그들 프로그램 사이 샌드위치처럼 끼이게 된 <위대한 탄생3>에는 참으로 고맙게도, 그의 앞뒤에 포진되어 있는 오디션 프로그램의 반응이 영 좋지 못하다. 그동안 여타 시리즈보다 로이킴, 정준영 등 비주얼을 앞세운 <슈퍼스타K4>는 시청률은 높지만 완성도나 참가자의 실력 면에서 예년만 못하다는 혹독한 평을 듣고 있고, <내마오> 같은 경우에는 화제성이 거의 없는 편이다. <내마오> 방영분에서 기사로 나오는 에피소드는 한때 유명 가수였던 리아와 손성훈이 방송활동을 못하게 된 처절한 사연, 조성모 인척이자 연축성 발달 장애로 가수활동을 중단했던 오세준, 전 그룹 거북이 시절 폭행설을 알려 잠시 화제가 된 임선영 밖에 없을 정도다.

이 정도면 올가을 오디션 프로그램을 뒤늦게 내놓은 <위대한 탄생3>도 해볼만 하다는 자신감이 생길 법하다. 비록 오디션 이후에도 각광받는 스타 발굴에는 실패했지만, 데뷔를 준비하는 <위탄> 출신들도 더러 있고 시청률 면에서는 준수한 편이었다. 지난 시즌1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역대 최고 멘토로 꼽히는 김태원을 심사위원으로 다시 영입했고, 우리나라 최고의 보컬 선생님이자 그 자신도 훌륭한 보컬리스트 김연우를 멘토로 불러들였다. 게다가 <위대한 탄생> 특유의 착한 이미지를 탈피하고자 하는 시도인지 독설이 톡톡 튀는 작곡가 용감한 형제라는 라인업을 완성시킨다.

그리고 <위대한 탄생3>와 맞붙는 경쟁 오디션 프로그램이 기대 이하여서 그런지 상대적으로 <위대한 탄생3>는 괜찮았다는 반응이 속출하기 시작한다. 일단 <위대한 탄생3>은 지난 시즌과는 평가제도 자체를 달리했다. 예선에 모습을 드러낸 참가자들은 40초라는 제한된 시간에 자신의 모든 역량을 심사위원에게 보여줘야 한다. 만약에 그 제한된 시간 동안 멘토들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저절로 문이 닫히고 참가자들의 자격은 박탈된다. 다소 잔혹해보일 수 있지만 확실히 프로그램 긴장도는 상승하였다. 연이어 의견대립을 보인 김태원과 용감한 형제들은 그 유명한 애니메이션 '톰과 제리'를 연상케 할 정도로 예능적 요소를 강화하였다.

하지만 심사 방식에서 재미를 추구한다 하더라도 결국 오디션 프로그램의 성공 요소는 참가자들의 실력이다. 아무리 심사위원들이 재미있게 심사를 잘하고 적당한 긴장감 형성을 위한 연출이 뒤따른다 하더라도, 참가자들의 노래나 무대가 사람들의 가슴에 와닿지 않으면 오디션 프로그램으로서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 물론 <내마오>처럼 매회 선보이는 그룹 미션은 준수하나, 제작진의 연출력과 평가 방식이 뒷받침되지 못해 묻히는 경우도 있지만.

그런데 <위대한 탄생3>으로선 참으로 고맙게도 예선만 놓고 보면 그동안의 오디션 프로그램의 역사를 다시 쓸 거라는 끝판왕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 참가자는 '간질'이라는 병을 앓으면서도 그 아픔을 노래로 승화시킨 불굴의 의지의 소유자다. 그럼에도 그 참가자는 노래를 끝내주게 잘한다. 그래서 심사위원들은 그를 두고 '리틀 임재범'이란 타이틀을 선사한다.

여기서 잠깐, 임재범이 누구인가. 한국 보컬 역사에 있어서 역대 톱5안에 들어가고, 그의 독보적인 역량을 따라갈 자가 없어 보여 이미 '전설'로 추앙받는 가수가 임재범 아닌가. 사실 임재범이 발표한 노래는 정상적으로 부르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그의 목소리는 토종 한국인에게는 나올 수 있는 평범한 소리가 아니다. 그러니 제2의 임재범은 고사하고 짝퉁 임재범이 되는 것도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임재범의 목소리는 가요계 마니아에 있어서 그 누구도 제대로 흉내 낼 수 없는 언터치블 영역이다.

그런데 이제 갓 스물을 넘은 청년에게 <위대한 탄생3> 심사위원들과 제작진은 '리틀 임재범' 칭호를 선사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도대체 어느 정도 수준을 자랑하기에 감히 '임재범'의 뒤를 이을 재목으로 자신 있게 평가할 수 있었을까. 일단 네티즌들의 반응을 보면, '사랑그놈'을 부른 한동근의 노래는 '제2의 임재범'은 모르겠지만, 확실히 오디션 프로그램 참가자 중에서도 실력 면에서는 가장 우수한 역대 톱급으로 인정받는 추세다. 쉽게 붙일 수 없는 '임재범'이라는 칭호도 아직 아마추어임에도 불구 소름, 전율, 감동 세 박자를 모두 갖춘 <위탄3>의 한동근이라면 너그럽게 이해될 정도다.

일단 첫회만 놓고 보면 한동근은 역대 오디션 프로그램 중 최고 실력자 집합소로 꼽히는 Mnet <보이스 코리아>의 프로 가수들과 비교해도 전혀 밀리지 않는 실력에 감성과 사연까지 갖춘 끝판왕이 틀림없다. 나중에 생방송 무대라는 변수가 있긴 하지만, 이대로만 간다면 한동근은 <위대한 탄생>의 오랜 숙원인 스타 탄생까지 가능할 것으로 점쳐진다.

과연 리틀 임재범 한동근은 그동안 <위탄>의 아킬레스건인 스타 부재의 아쉬움을 해소시킬 수 있을까? 이제 한동근의 스타 탄생은 제작진이 엄청난 역량의 소유자 한동근을 어떻게 띄우고, 차후 소속사 계약 과정에서 얼마만큼 신경 써주는가. 그리고 이번 <위탄3> 출연을 발판으로 임재범 못지않은 훌륭한 가수가 되겠다는 한동근의 노력에 달려있다. 일단 예감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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