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C는 7일 안철수 후보의 편법 증여 의혹을 보도하면서 '안철수의 가면'이라는 표현을 인터넷판 제목으로 뽑았다.
KBS, MBC 뉴스가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에게 유리한 정치 보도를 일관되게 하고 있다는 비판이 KBS, MBC 내부에서 제기됐다.

MBC노동조합 민주방송실천위원회는 11일 보고서를 통해 "김재철 부임 이후 편파보도가 계속됐지만, 최근의 편파보도는 그 가운데서도 가장 심각하다"며 MBC가 방송3사 가운데 유일하게 '안철수 사찰 의혹 녹취 파일'을 보도하지 않았으며, 안철수 후보의 편법증여 의혹 보도를 하면서 '안철수의 가면'이라는 감정적인 제목을 뽑았다고 지적했다.

민실위는 9일 경찰청 국정감사에서 안철수 후보에 대한 사찰의혹 녹취파일이 공개돼 크게 논란이 일었으며, 경찰청 국감을 직접 취재한 MBC 경찰 출입 기자들이 관련 녹취내용이 방송에 나가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했으나 정치부 쪽에서 묵살했다고 밝혔다.

민실위에 따르면, 김장겸 MBC 정치부장은 10일 아침 편집회의에서 3사 가운데 유일하게 녹취파일을 보도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육성이 나왔다고 해서 그게 사찰이라는 증거가 어디 있나?'는 취지의 말을 했으며, 황용구 MBC 보도국장은 '안철수 사찰 의혹 보도가 정치부에서 녹취가 없는 형태로 나가는지 몰랐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실위는 "정치부가 자신들의 과오를 감추기 위해 도무지 상식에 맞지 않는 변명을 이어가고 있다"며 "녹취파일 공개는 당일 가장 큰 이슈 가운데 하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보도국장이 어떤 식으로 나가는지 챙겨보지 않았다는 것은 '축소보도를 용인하는 고도의 무능'인가?"라고 따져물었다.

또, MBC <뉴스데스크>가 7일 안철수 후보의 편법 증여 의혹을 보도하면서 '안철수의 가면'이라는 표현을 인터넷판 제목으로 뽑은 것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민실위는 이 제목에 대해 윤영무 MBC 뉴미디어뉴스국 국장이 "인터넷 뉴스는 제목을 좀 재미있게 붙일 수도 있는 것이다. 문제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민실위는 "확증되지도 않은 의혹만 가지고 파렴치범에게나 어울릴 만한 '가면'이라는 표현을 유력 후보에 대해 쓸 수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어떻게 대선이라는 민감한 시기에 유력 후보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면서 중립과는 한참 거리가 먼 '가면'이라는 표현을 쓸 수 있나?"라며 "MBC '방송제작가이드라인'에는 '기획 의도를 부각시키기 위해 표현을 과장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돼 있는데, 도대체 MBC 보도 책임자들은 이를 읽어보기나 한 것인가?"라고 주장했다.

새누리당의 대통령 후보 경선이 시작된 7월 26일부터 10월 4일까지 지상파 3사의 메인뉴스를 분석한 KBS 새 노조 역시 11일 KBS 뉴스에 대해 "명백한 불공정 보도"라고 평가했다.

새 노조는 "(KBS뉴스는) 박근혜 후보 측의 좌장격인 홍사덕씨를 선관위가 고발한 건은 축소보도하고, 박근혜 후보의 과거사 인식에 문제가 드러나자 부실하게 보도하고, 박근혜 후보에게 불리한 일이 생기면 야당을 끌어들여 이른바 물타기를 한다"며 KBS뉴스가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새 노조는 '안철수 불출마 협박 의혹'(9월 7일) '인혁당 발언 사과 혼선'(9월 12일) '홍사덕 전 의원 탈당'(9월 18일) 등 박근혜 후보에게 불리한 뉴스는 헤드라인에서 수 차례 제외됐음을 지적하며 "한 번은 실수고 두 번은 우연으로 봐줄 수 있으나 세 번부터는 편향이다. 우리는 이런 편향이 우연이 아닌 의도적인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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