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일자 MBC 뉴스데스크는 “단독취재”라며 “안철수 후보의 박사 학위 논문이 표절 의혹에 휩싸였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MBC의 표절 의혹 제기는 표절 여부를 판단한 주체가 불분명하며 당사자인 안 후보 측에게 확인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MBC 뉴스 화면 캡처.

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의 캠프명은 ‘진심’이다. 일명 ‘진심캠프’. 거짓 없이 참된 캠프라는 얘긴데 더하거나 덜 것 없는 담백한 느낌이다. 또한 ‘진심’은 민주화 이후 등장했던 문민, 국민의, 참여, MB 중 MB만 빼면 연속성이라는 위치에 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물론 방향성에 있어 무채색이라는 점은 불만을 사기도 하는 것 같다.

크게 보면 진심은 정치의 구태와의 차별성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로 판단된다. 안철수 열풍의 실체는 누구보다도 기성 정치인들이 각별하게 느낄 것이다. 다름을 나타내기 위해 진심을 내세웠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진심은 있기 마련이다. 문제는 진심이 언제나 통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오히려 통하지 않을 때가 많은 게 세상사다. 안철수 후보에게 세상이 알아주지 않더라도 노하거나 슬퍼하지 말라는 말을 던지는 것은 시기상조다. 그의 진심을 판가름할 대선이 있으며 정치인을 선언한 그는 대선에 그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12월 대선에서 그의 진심이 통할까. ‘그의 진심’의 결과가 좋든 나쁜든 나올 것이다. 하지만 이에 앞서 그의 진심이 과연 진심인지를 따지는 검증은 피할 수 없는 과정이다.

검증은 스스로 하는 것이 아니라 제 3자의 역할을 필요로 한다. 제 3자라고 한다면 우선 떠올릴 수 있는 게 언론이다. 언론의 검증, 이는 안철수뿐만 아니라 문재인이나 박근혜에게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공정성의 문제는 따져볼 일이다.

지난 추석 연휴 기간 대표적인 주류 언론사인 MBC는 안철수 박사논문 표절의혹을 제기했다. 그리고 한껏 부풀려 “의학박사 학위가 사실상 안철수 후보 경력의 출발점이어서 사실로 드러날 경우 파문이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MBC의 의혹 제기는 반향이 별로 없다. 또한 MBC의 의혹제기는 목적을 가진 네거티브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참여정부 때 노무현 대통령은 조중동 등 보수언론의 행태에 대해 곤혹스러움을 나타낸 바 있다. 자신을 소수 정권이라고도 했다. 어떤 이야기를 해도 요지부동인 보수언론의 힘이 컸다. 노 대통령의 진심은 보수언론에게 통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다른 방향으로 흘렀다. 그때와 지금이 다르다고 느끼는 사람은 별로 없을 듯하다.

MBC의 의혹 제기에 대해 안철수 캠프는 ‘해도 해도 너무한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의혹 제기의 사실 여부를 떠나 진심을 전달하기 위해 언론의 기능에 의존해야 하는 처지에서 언론의 네거티브성 의혹 제기는 당황스러울 것이다. 진심을 전하는 데 언론에 마냥 의존하기도 그렇다고 멀리하기도 어려운 게 대선 후보의 처지 아니겠는가. 하지만 '해도 해도 너무한다'는 반응에 그쳐서는 안 된다.

한 가지 당부하고자 하는 것은 진심을 전달하기 위해 언론과 타협하는 것은 진심이 아니라는 점이다. 오히려 언론은 새 시대를 위한 개혁의 대상이다. 언론은 MB시대 언론장악의 문제에 국한될 성질의 것이 아닌 지 오래됐다.

추석 전 미디어스는 ‘민주당과 안철수의 약점을 찌르는 불만 많은 3인의 방담’을 진행한 바 있다. 이들은 민주당과 안철수를 향해 플랫폼으로서의 정치를 실현하라고 말했다.

플랫폼으로서의 정치 실현은 언론에 기대는 것을 줄일 수 있다. 또한 언론과 타협의 필요성도 마찬가지다. 정치란 소통을 바탕으로 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소통의 가능성을 넓히길 바란다. 그게 정치 발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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