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부터 2006년까지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KBI, 현 한국콘텐츠진흥원) 비상임이사를 지냈던 이길영 KBS 이사장이 지원할 당시 자신의 학력을 또 '국민대 졸업'이라고 허위 기재했음을 보여주는 증거가 공개됐다.

▲ 2002년부터 2006년까지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KBI, 현 한국콘텐츠진흥원) 비상임이사를 지냈던 이길영 KBS 이사장이 지원할 당시 자신의 학력을 또 '국민대 졸업'이라고 허위 기재했음을 보여주는 문건. ⓒ최민희 의원실

이길영 이사장은 8월 2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의 KBS 결산보고 자리에 출석해 "(학력조작 의혹이) 사실이라면 사퇴보다 더한 어떠한 형사처벌이라도 받겠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이길영 이사장은 2007년 원장으로 재직했던 대구경북한방산업진흥원에 제출한 이력서와 과거 문공부 직원 시절 인사기록 카드에 '국민대 졸업'이라고 명기된 것에 대해 자신은 모르는 일이라며 발뺌하고 있는 상황이다.

4일 최민희 민주통합당 의원에 따르면, 2002년 1월부터 2006년 6월까지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 비상임이사직을 역임했던 이길영 이사장은 당시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에 제출한 이력서에서 대학 학력을 '국민대학교 졸업'이라고 기재했다.

또 한국언론재단(현,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발행하는 한국신문방송연감에 수록된 2000년도와 2004년도 '언론인 인명록'에도 이길영 이사장의 대학 학력은 '국민대학교'로 나와있다.

최민희 의원은 "한국언론진흥재단에 따르면, 연감에 수록되는 언론인 인명록은 본인으로부터 제출받은 정보로 작성되는데, 이길영씨는 자신의 대학 학력을 조작해 언론인 인명록에 실었던 것이다. 실제 언론인 인명록에는 자택 주소와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가 수록돼 있어 본인이 직접 작성하거나 적어도 본인이 확인한 내용이 아니면 실릴 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특히, 2004년 연감의 자택 전화번호가 2000년 연감에서 바뀐 것으로 확인됐고, 2000년 연감에는 수록돼 있지 않던 '한국방송협회 대표'라는 내용이 추가로 기재돼 있어 적어도 이길영 본인의 확인을 거친 내용이라는 점이 명백하다"고 지적했다.

종합하면, 이길영 이사장은 '각종학교'에 해당하는 '국민산업학교'를 졸업했음에도 불구하고 과거 문공부 직원 시절 인사기록 카드를 비롯해서 한국신문방송연감 언론인 인명록(2000년도, 2004년도),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 비상임이사(2002년~2006년), 대구경북한방산업진흥원장(2007년)에 지원하면서 일관되게 '국민대학교 졸업'이라고 기록해온 샘이다.

▲ 한국언론재단(현,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발행하는 한국신문방송연감에 수록된 2000년도 '언론인 인명록'. 이길영 이사장의 대학 학력은 '국민대학교'로 나와 있다. ⓒ최민희 의원실

▲ 2004년도 '언론인 인명록'에도 이길영 이사장의 대학 학력은 '국민대학교'로 나와 있다. ⓒ최민희 의원실

최민희 의원은 이길영 이사장을 향해 "KBI 비상임이사 이력서 역시 본인이 쓴 것이 아니라고 할 것인가?"라고 물으며 "이길영 이사장은 즉각 사퇴하고, 한선교 문방위원장의 책임있는 조치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최민희 의원은 "이길영 이사장이 KBI 비상임이사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자신이 대구방송 사장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길영씨는 대구방송 사장을 2006년 3월까지 대구방송 사장을 역임했기 때문에, 2006년 3월부터 6월까지는 자격이 없음에도 KBI 이사직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민희 의원은 "특히 이 기간에는 2006년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길영씨가 김관용 한나라당 경북도지사 후보 선대위원장을 맡아, 특정 정당의 선대위원장이 공공기관인 KBI의 이사직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라며 "법적 결격사유는 아니지만 자리 욕심이 아니고는 있을 수 없는 비도덕적 행태"라고 비판했다.

이길영 이사장은 4일 오전 <미디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당시는 내가 대구방송 사장이었을 때인데, KBI에 이력서를 낸 기억이 없다"고 부인했다.

이길영 이사장은 '본인의 이력서를 당사자의 확인도 없이 다른 사람이 낼 수 있느냐'는 질문에 "본인이 아니더라도 나를 영입하기 위해 (나를 대신해) 직원들이 만들 수 있다"며 "나는 학력을 조작한 이력서로 취직한 적이 전혀 없다. 오해하지 말아달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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