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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도 김기덕도 정답이 아니다[블로그와]하재근의 TV이야기
하재근 | 승인 2012.09.24 10:14

싸이가 미국에서 뜨자 바로 이어진 네티즌 반응은 박진영 조롱이었다. 싸이는 이렇게 미국에 가지 않고도 한 방에 떴는데, 박진영은 원더걸스를 미국까지 보내서 고생시키고도 기대만큼의 성과를 못 이뤘다는 비아냥이다.

그러더니 요즘엔 싸이를 내세워서 다른 한류스타들을 비난하는 것이 유행이다. 일본에 진출한 한류스타들이 싸이처럼 싹싹하지 않고 건방지다는 기사가 뜨더니, 한류스타들은 싸이를 본받아야 한다는 기사들도 떴다.

   
 
한편, 김기덕이 해외에서 대상을 받은 후 네티즌은 과거에 김기덕을 비판했던 평론가들을 조롱했다. 김기덕을 알아보지 못한 한국의 영화계도 비난의 대상이 됐고, 최근에 김기덕의 작품세계를 비판한 사람도 비난의 대상이 됐다.

입시교육 때문이다. 하도 정답 맞추기를 하다보니 모든 일에 정답이 있다는 사고방식이 아주 굳어져버렸다. 1,2,3,4 중에 4번이라는 정답이 제시되면 1,2,3번은 틀린 답이 되고 빨간 줄이 쳐진다. 싸이가 정답이 되자 박진영에게 빨간 줄이 쳐졌고, 김기덕이 정답이 되자 비판자들에게 빨간 줄이 쳐졌다.

이런 빨간펜식 사고방식은 위험하다. 특히 문화의 영역에선 더욱 그렇다.

애초에 김기덕이 한국에서 버려진 원인은 주류(정답) 이외엔 모두 쓰레기통에 버려버리는 우리 사회의 획일적 사고방식에 있었다.

김기덕이 외국에서 대상을 받고 난 후 우리 사회가 그를 절대적으로 떠받드는 것은, 겉으로만 보면 과거 김기덕에게 냉대를 가했을 때와 달라진 것 같지만 본질적으론 같다. 틀린 답인 줄 알았던 김기덕이 해외영화제에서 답을 맞춰보니 정답으로 밝혀진 것일 뿐이지, 정답만 절대시하고 그 외의 것들을 틀린 답 취급하는 사고방식 자체엔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이런 사고방식이니까, 싸이가 정답이 되자 다른 사람들은 조롱의 대상이 된 것이다.

   
 
하지만 문화는 정답과 틀린 답으로 구성된 영역이 아니다. 싸이는 싸이대로 의미가 있는 것이고 박진영의 도전은 또 그것대로 의미가 있는 것이다. 또 싸이에겐 싸이만의 털털한 스타일이 있고, 보아나 동방신기에게는 그들만의 신비주의 스타일이 있다. 이것들을 옳음과 그름으로 분리하는 건 말이 안 된다.

잘 나가고 성공한 사람들만 정답으로 떠받들고, 거기에서 벗어난 사람들을 루저 취급하면서 조롱하는 것은 비문화적일 뿐만 아니라 비인간적이기도 하다. 그런 편협한 사회에선 문화도 발전할 수 없고, 사회자체도 발전할 수 없다.

싸이는 미국에서 성공할 수 있는 하나의 모델을 제시한 것이지, 결코 정답을 제시한 것이 아니다. 김기덕도 그렇다. 베니스영화제 심사위원이 영화예술의 절대적 심판자일 순 없다. 영화제에서 대상을 받았어도 우리 내부에서 얼마든지 비판받을 수 있다.

문제는 내가 싫은 것, 내가 찬성하지 않는 것의 존재도 인정할 수 있는 관용성에 있다. 이런 관용성이 있는 사회에선 제2의 싸이, 제3의 김기덕이 잇따라 발생할 것이다. 반대로 지금처럼 잘 나가는 것 이외의 것들을 모두 조롱하는 분위기에선 새로운 싹이 자랄 수 없다.

김기덕에게 그렇게 냉담하던 우리 네티즌이 하루아침에 김기덕 찬양자가 되고, 강남스타일에 별 반응도 없던 우리 사회가 갑자기 열광하는 것도 비문화적인 일이다. 내가 판단하고 내가 느낀 것이 아니라 해외의 평가를 그대로 추종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사람이 뭐라든, 유럽 영화평론가들이 뭐라고 하든, 내가 주체적으로 느끼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자신과 다른 느낌이나 판단을 갖는 사람의 존재를 인정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리고, 성공하지 못한 사람의 도전이나 작품세계도 존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래야 한국에서 문화가 꽃필 것이다.

문화평론가, 블로그 http://ooljiana.tistory.com/를 운영하고 있다. 성룡과 퀸을 좋아했었고 영화감독을 잠시 꿈꿨었던 날라리다. 애국심이 과해서 가끔 불끈하다 욕을 바가지로 먹는 아픔이 있다.

하재근  webmaster@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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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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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잘읽었습니다. 2014-02-09 18:02:51

    현재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한 사람으로써, 싸이의 성공은 한국에게는 득이기도 실이기도 하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싸이의 성공으로 인해 한국이 더 알려진 것은 사실이나, 한국음악에 대한 편견및 오해가 생긴 것 역시 사실입니다.   삭제

    • ㅁㄴㅇㄹ 2012-10-05 19:01:06

      뭔개소리야? 현재 싸이와 김기덕으로 인해 조롱받는 애들이 '루저'취급 받던 애들이 아니라 그 쥐똥만한 인기 가지고 대한민국 지배라도 할 기세로 허세 뿜고다니며 지드래곤같은 허세괴물까지 거침없이 양산해내던 '우물안의 위너'였는데. 최소한 기초사실은 파악하고 글싸자.   삭제

      • XXXXX 2012-10-01 13:01:18

        글쓴이가 뭘 착각을 하는데 지금 한국대중들이 박진영에 보내는 비아냥,조소는 미국진출에 실패해서가 아닙니다.

        박진영이 미국진출할 당시 보였던 한심하고 비루한 모습들..미국에서 100위를 하는게 한국에서 1위하는것보다 낫다는 둥,알켈리등을 구걸하듯 만나고 와서는 마치 대단한 성과라도 이룬양 언플해대는 모습등,저런 일련의 모습에서 느껴지는 박진영의 한심한 미국병,미국사대주의에 대한 조소 비아냥이라고 봐야 겠죠.

        화려한 박진영의 입담,말빨,언플에 숨죽어 있다가가 원더걸스를 비롯한 일련의 박진영의 미국진출이 실패하자 기다렸다는듯이 고소하다,통쾌하다는 반응이 나오는 것이고 이번 싸이사건도 마찬가지 아니겠습니까?   삭제

        • XXXXX 2012-10-01 12:58:55

          글쓴이가 뭘 착각을 하는데 지금 한국대중들이 박진영에 보내는 비아냥,조소는 미국진출에 실패해서가 아닙니다.

          박진영이 미국진출할 당시 보였던 한심하고 비루한 모습들..미국에서 100위를 하는게 한국에서 1위하는것보다 낫다는 둥,알켈리등을 구걸하듯 만나고 와서는 마치 대단한 성과라도 이룬양 언플해대는 모습등,저런 일련의 모습에서 느껴지는 박진영의 한심한 미국병,미국사대주의에 대한 조소 비아냥이라고 봐야 겠죠.

          화려한 박진영의 입담,말빨,언플에 숨죽어 있다가가 원더걸스를 비롯한 박진영의 미국진출이 실패하자 기다렸다는듯이 고소하다,통쾌하다는 반응이 나오는 것이고 이번 싸이사건도 마찬가지 아니겠습니까?   삭제

          • XXXXX 2012-10-01 12:53:36

            글쓴이가 뭘 착각을 하는데 지금 한국대중들이 박진영에 보내는 비아냥,조소는 미국진출에 실패해서가 아닙니다.

            박진영이 미국진출할 당시 보였던 한심하고 비루한 모습들..미국에서 100위를 하는게 한국에서 1위하는것보다 낫다는 둥,알켈리등을 구걸하듯 만나고 와서는 마치 대단한 성과라도 이룬양 언플해대는 모습등,저런 일련의 모습에서 느껴지는 박진영의 한심한 미국병,미국사대주의에 대한 조소 비아냥이라고 봐야 겠죠.

            화려한 박진영의 입담,말빨,언플에 숨죽어 있다가가 원더걸스를 비롯한 박진영의 미국진출이 실패하자 기다렸다는듯이 고소함,통쾌함을 느끼는 것이고 이번 싸이사건도 마찬가지 아니겠습니까?   삭제

            • XXXXX 2012-10-01 12:42:02

              글쓴이가 뭘 착각을 하는데 지금 한국대중들이 박진영에 보내는 비아냥,조소는 미국진출에 실패해서가 아닙니다.박진영이 미국진출할 당시 보였던 한심하고 비참한 모습들..미국차트 100위를 하는게 한국에서 1위하는것보다 낫다는 둥,알켈리를 구걸하듯 만나고 와서는 마치 대단한 성과일이라도 이룬양 언플하는 모습등,저런 일련의 모습에서 느껴지는 박진영의 한심한 미국병,사대주의에 대한 조소 비아냥이라고 봐야 겠죠.그래서 원더걸스를 비롯한 박진영의 미국진출실패에 비아냥,좃를 넘어 통쾌함을 느끼는 것이고 이번 싸이사건도 마찬가지 아니겠습니까?   삭제

              • ...ing 2012-09-30 13:18:42

                글쓴이 의견에 동감.. 그리고 제일 위험한건 싸이의 성공을 대한민국의 성공으로 등치화시키고 거기에 감정을 이입해서 조금이라도 거슬리는게 있으면 싸이를 기준으로 해서 "싸이는 이러이러했는데 너희는 왜 이러니?"하며 비난하는것..   삭제

                • 병맛언론 2012-09-30 01:02:26

                  한국 국민은 미개인으로 치부하네.. 니네 언론들이 제일 찌질해. 니네 언론이나 빨간줄치지마라. 정답이네 오답이네 하는사람보다 다양성 인정하는 국민이더 많다. 그런데 언론인이 자극적으로 조롱하고 흑백논리를 부추기고있어 언린가들이 지일 덜떨어졌어. 국민 판하지말고 언론인들 스스로 비판도해바   삭제

                  • 불꽃남자 2012-09-27 10:23:55

                    이미 강남의 국내인기는 아래분들이 잘 설명해주셨고 한국대중은 외신평가에 자체검열하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그건 박지성덕분이죠.영국리그는 확실히 외국인에 대한 편견 아직도 존재하며 인색한 평을 내립니다.거기에 사람들은 면역이 되었죠.게다가 노무현,이천수등의 앞뒤자른 과장된 제목과 내용에 시달려 이제는 기사의 댓글 보면 기자자질을 많이 논하고 있습니다.김기덕은 신경도 안쓰는 감독이고요.그의 작품 싫음.   삭제

                    • 말은 2012-09-25 12:48:39

                      솔직히 아 우리나라에도 이런 식으로 생각하는 평론가가 있구나 하는 생각으로 신선하고 반갑게 글을 읽었습니다.
                      일부 반대의견의 독자분들... 이런 글을 보면 왜 난 동의 안 해... 에서 끝나지 않고 감정적으로 기분이 나빠지는지? 나랑 다른 생각의 사람을 보면 기분이 나쁩니까?
                      글쓴이가 지적하고 있는 게 바로 그런 사고방식... ㅎㅎ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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