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임에 성공한 이춘호 EBS 이사장 ⓒEBS제공
김윤옥 여사와 오랜 친구 관계인 이춘호씨가 EBS 이사장 연임에 성공했다.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이계철)는 지난 13일 EBS이사 선임을 위한 회의를 열어 이춘호씨를 교과부 장관 추천의 당연직 이사로 선임했으며, 이춘호씨는 21일 첫 EBS이사회 회의에서 신임 이사장으로 선출됐다. 2009년 EBS 이사장에 선임됐던 이춘호 이사장은 2015년까지 EBS 이사장 직무를 수행하게 된다. EBS 이사회는 EBS의 자금운용을 비롯해 종합적인 기본계획과 결산, 경영평가 등에 대한 사항을 심의·의결하는 권한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춘호 이사장은 2008년 초대 여성부 장관에 내정됐다가 부동산 투기로 낙마한 이후, KBS 이사로서 KBS 정연주 사장 불법 해임에 동참하는 등 공영방송 이사장 자리에 걸맞지 않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이사장 연임에 대한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춘호 이사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부인인 김윤옥 여사와 오랜 친구관계로 알려져 있으며,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의 대선외곽 조직인 희망포럼 회장으로서 김 여사와 함께 여성표 모으기에 공을 세우기도 했다.

앞서, 전국언론노동조합 EBS지부(지부장 류성우)는 13일 성명을 내어 이춘호 이사에 대해 "MB 정권의 언론장악에 일조했던 전력을 가지고 있다. 현재 정연주 전 사장은 해임무효 최종 승소에 따라 국가와 KBS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진행하고 있어 당시 여당 추천 KBS 이사들이 법정에 불려 다닐 수도 있다"며 "방통위와 교과부 장관에게 사회적 흠결이 있는 이사를 추천한 사유에 대한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을 요구하는 바이며, 해당 이사는 향후 소송 결과에 따른 사회적 책임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언론개혁시민연대(대표 전규찬) 역시 14일 성명을 내어 "언론장악 부역행위에 대해 석고대죄하고 언론계를 떠나도 모자랄 인물이 공영방송 이사 자리를 또 차지한 것"이라며 "부적격 인물이 버젓이 선임될 수 있는 것은 방통위의 이사 선임 과정이 밀실에서 제멋대로 이뤄지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교과부가 왜 이씨를 추천했는지, 그에 대해 방통위는 어떤 검증과정을 거쳤는지 어느 것 하나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았다"며 "이춘호씨와 같은 부적격 인사들이 감히 눈길조차 줄 수 없도록 공영방송 이사의 자질을 검증하는 제도를 만들고, 그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등 인사검증 절차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EBS에 따르면 21일 이춘호 이사장은 "지난 3년간 이사장직을 수행한 경험을 토대로, 방송통신융합시대에 걸맞은 EBS의 창의인성교육에 힘쓰겠다"고 이사장 연임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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