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자 인사발령을 통해 대구총국장이 된 박영문 KBS 스포츠국장 ⓒ연합뉴스
지난해 5월 KBS스포츠취재부 기자들에게 프로농구연맹(KBL) 총재 선거에 입후보한 한선교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의원을 도우라고 지시한는 의혹이 불거졌던 박영문 KBS 스포츠국장이 대구총국장으로 영전했다.

20일 KBS에 따르면, 박영문 국장은 24일자 인사발령을 통해 대구방송총국장으로 발령난다.

지난해 5월 KBS 내부에서는 박영문 국장이 KBS 스포츠취재부 전체 기자들을 소집해 "프로농구연맹(KBL) 총재 선거에 입후보한 한선교 한나라당 의원을 지원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폭로가 나온 바 있다.

당시 KBS 새 노조는 노보를 통해 박영문 국장이 KBS 스포츠취재부 기자 10여 명이 모인 자리에서 '수신료 현실화와 맞물렸기 때문에' 한나라당 문방위 간사를 맡고 있는 한선교 의원의 KBL 총재 선거를 '지원'하라고 했으며, 몇몇 기자들이 항의하자 '신문사는 자사 이익을 위해 어떻게 하는 줄 아느냐', '선배들에게 대드는 거냐'는 등의 폭언과 욕설을 했다고 전했다. 당시 박영문 국장은 <미디어스>의 사실 확인 요구에 "확인해줄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KBS 새 노조는 20일 성명을 내어 "박영문씨는 영전할 대상이 아니라 징계 대상이다. 이런 인사가 대구총국장이라니 김인규 사장은 정신이 있는가"라며 "만약 예정대로 총국장 발령을 강행한다면 다시 한 번 투쟁의 깃발을 올릴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새 노조는 "박영문씨는 공공재인 KBS의 전파를 특정인을 위해 사용한 사람이다. 실제로 한선교씨는 KBS의 화끈한 지원(?) 덕분인지 KBL 총재로 등극했다"며 "지난해 9월에는 '타이틀리스트'라는 골프용품 업체를 밀어주는 내용을 KBS 대표 뉴스인 <뉴스9>에 밀어넣으려 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경북 상주가 고향인 박씨는 KBS 스포츠국장이라는 엄청난 권위를 활용해 'KBS 육상대회'를 상주에 유치하게 했다는 의혹까지 받고 있다. KBS 스포츠뉴스에 '상주' 관련 기사가 뜬금없이 많이 나온 것도 다 박씨의 영향력 때문"이라며 "자신과 절친인 이기홍 아시아카누연맹 부회장을 스포츠 뉴스에 대통령보다 더 많이 다뤘다. 이쯤되면 공영방송 KBS 채널을 사유화하는데 금메달 감"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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