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여의도 KBS본관 ⓒ미디어스
KBS가 '북한 어린이 돕기 KBS 특별 생방송'을 방송 일주일 전에 돌연 취소한 것을 놓고 '정권 눈치보기'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당초, KBS는 북한 어린이 돕기의 일환으로 대북지원 단체들과 함께 오늘(17일) 오후 7시 서울 상암동 월드컵 평화광장에서 '북한 어린이 돕기 KBS 특별생방송'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방송을 일주일 앞둔 지난 10일 대북지원 단체 측에 방송취소 방침을 통보하며 '정부가 협조하면 다시 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놓고 KBS가 정부의 대북지원이 최근 무산된 것을 고려해 방송을 취소했으며, 이는 공영방송으로서의 독립성을 저해하는 행위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KBS 새 노조(위원장 김현석)는 17일 성명을 내어 "'정부가 협조하면 다시 할 수 있다'는 것은 '정부가 협조하지 않으니 할 수 없다'는 뜻 아니냐"며 "사측은 과연 정부의 누구에게 압박을 받았는지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설사 압박이 있었다 하더라도 정부가 불편해 한다고 해서 방송을 할 수 없다는 사측의 인식은 더욱 문제"라며 "'정부의 협조'가 방송의 필수 조건인가? KBS가 국정 홍보처 산하 기관인가?"라고 지적했다.

새 노조는 "북한 어린이 돕기 방송이 취소된 것은 최근 대북지원에 관한 불협화음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것이 세간의 평가"라며 "(그러나) 기아에 허덕이는 북한 어린이를 돕는 것은 어떤 정치적 상황과도 별개로 추진돼야 할 인도적 사안"이라고 말했다.

KBS 사측이 방송 취소의 이유에 대해 '우리도 수재민 돕기 방송을 안했는데 북한 수재민을 돕는 방송을 하면 여론이 좋지 않겠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밝힌 것과 관련해서는, "마침 (우리 측의) 수해 피해가 크니 그 내용을 함께 포함시킬 고려를 하는 것이 자연스럽지 않은가?"라고 물으며 "도대체 북한 수재민 돕기 방송을 하면 여론이 좋지 않겠다는 판단의 근거는 무엇인가? 보수단체의 반발인가? 정부의 입김인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새 노조는 "이병순, 김인규 사장 취임 이후 천안함, 연평도 사태 등과 관련된 80년대 반공 프로그램을 연상시키는 관제성 방송이 횡행했다"며 "시쳇말로 '알아서 기는' 자발성이 돋보였던 사측이 조금이라도 정부가 불편해할 방송에 대해서는 '정부의 협조'를 내세우며 막고 있다"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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