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자 앵커 가운데 유일하게 노조 파업에 적극 참가했던 이광연 앵커(오른쪽)는 지난 3일자 인사발령을 통해 편집PD로 발령났다.

YTN 사측이 여자 앵커 가운데 유일하게 파업에 적극적으로 참가한 이광연 앵커를 갑자기 앵커 자리에서 하차시켜 '보복인사'라는 비판이 거세다.

YTN 사측은 지난 3일자 정기인사를 통해 이광연 앵커를 갑작스럽게 편집부 PD로 발령냈다. 한정호 YTN 홍보팀장은 12일 <미디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원래 앵커는 정기 인사 때 주기적으로 바꾼다. 이광연 앵커의 경우 오랫동안 앵커를 맡았기 때문에, 인사권자인 배석규 사장이 피로도 등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서 인사조치를 한 것"이라며 "배석규 사장이 인사권자로서 모든 직원에 대해 동일한 기준을 적용해 인사를 단행한 것일 뿐 보복인사가 절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만약 후임 앵커로 비조합원이 왔다면 보복인사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후임 앵커도 노조 소속인데 왜 보복인사인가?"라며 보복인사 논란을 일축했다.

그러나, 이번 앵커 하차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에서 YTN 내부에서는 이광연 앵커가 여자 앵커 가운데 유일하게 노조 파업에 적극적으로 참가한 것 때문에 갑작스럽게 '보복인사'를 당한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다. 앵커 교체를 통보하는 과정에서 YTN 앵커 팀장은 이광연 앵커에게 '윗선의 평가가 좋지 않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김종욱 YTN노조위원장은 12일 "이광연 앵커는 여자 앵커들 가운데 유일하게 이번 노조 파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앵커다. 파업에 참여했지만 뉴스진행이나 준비에 있어서는 소홀한 점이 없었고 수년간 문제없이 메인앵커를 맡아왔다"며 "그런데 회사측은 하루아침에 자의적인 잣대를 들이대서 '이번에는 니가 좀 빠져줘야 겠다'는 식으로 통보하면서 하차시켰다. 명백한 보복인사"라고 지적했다.

김종욱 위원장은 '후임 앵커 역시 조합원이기 때문에 보복인사가 아니다'라는 회사측 입장에 대해 "후임 앵커도 과거 YTN 사태 초기에 회사 측이 비판적인 사원들에 대해 일괄적으로 보복인사를 낼 때 앵커자리에서 하차당해 뉴스PD로 발령받았던 조합원이다. 이 조합원이 몇년 만에 앵커로 복귀하게 된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라며 "후임 앵커가 조합원이라고 해서 이광연 앵커의 하차를 '보복인사'가 아니라고 볼 수는 없다. 후임 앵커의 복귀 문제와 별개로 유일하게 이번 파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이광연 앵커를 하루아침에 내치는 것 자체가 보복이 아니라면 무엇인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갑작스럽게 편집 PD로 발령받은 이광연 앵커는 12일 "사전 동의나 설명도 전혀 없이 인사가 발표된 당일에 갑작스럽게 하차를 통보받아 당황스러웠다. 객관적인 평가나 기준에 의한 게 아니라 '오래됐다'면서 하차시켰는데 도대체 '오래됐다'는 기준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며 "그런 기준이라면 오래된 남자 앵커도 바꿔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밝혔다.

이광연 앵커는 "2001년에 앵커직으로 YTN에 입사했는데 '앵커를 오래했다'면서 갑자기 하차시키는 것을 누가 납득할 수 있겠는가. 회사의 설명은 도저히 납득 안 된다"며 "회사가 말하는 것처럼 합리적인 인사라면 왜 적지않은 YTN 구성원들이 이번 인사를 부당하다고 판단하는지 스스로 돌아봐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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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파업 참가 앵커 하차’ 관련 반론보도]

미디어스는 9월 12일 <YTN, ‘노조 파업 적극 참가’ 앵커 하차 시켜>제목으로 YTN 내부에서 모 앵커가 노조 파업에 적극적으로 참가한 것 때문에 보복인사를 당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으며, 앵커 교체를 통보하는 과정에서 앵커팀장이 ‘윗선의 평가가 좋지 않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대해 YTN 앵커팀장은 행당 앵커에게 “지난 2년 반 동안의 인사평가와 보도국 관련 간부들의 총의를 모아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을 뿐 ‘윗선의 평가가 좋지 않다’고 말한 사실은 없다”고 알려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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