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몇 연예인들이 "악플보다 무서운 게 무플이다"라고 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악플을 경험한 자신들의 아픔을 돌려말하기 위해 이와 같은 말을 사용하기는 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연예인으로서 가장 치명적인 "무관심"에 대한 두려움을 표현한 말일 수도 있겠네요. 물론 아예 아무 욕을 먹지 않는 것이 욕을 먹는 것보다야 낫겠지만 연예인으로서 아무 관심을 받지 못하는 것도 악플 만큼이나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지요.

이 "무플"과 같은 현상이 가수들의 콘서트에서는 "텐미닛"이라는 현상으로 일어납니다. 텐미닛은 어떤 콘서트나 공연에서 가수가 공연을 하는데 청중이 반응이 싸한 현상을 의미합니다. 주로 콘서트에서는 한두 곡 정도 하는데 그 시간이 대략 10분 정도가 되기에 "텐미닛"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그다지 큰 문제가 아닌 것 같아 보이지만 가수로서는 계란이 날아오고 야유가 들리는 것만큼이나 10분간의 정적은 치명타가 아닐 수 없습니다. 특히 전무대와 후무대에서는 함성과 응원이 있었는데 자신의 무대만 그렇다면 더더욱 비참할 것입니다. 2008년에 소녀시대가 한 번 이러한 일을 겪은 적이 있습니다.

바로 그 텐미닛을 8일 제주도 공연에서 티아라가 당하고 말았습니다. 비디오 자료를 통해 직접 확인해 본 결과 정말 처참할 정도의 텐미닛이었습니다. 무대가 진행되는 대부분의 시간 동안 관객들은 쥐죽은 듯 조용했으며 가끔 들리는 소리는 "류화영!" "류화영"하는 외침이었습니다.

물론 아직도 티아라를 생각하면 아쉽긴 하지만, 텐미닛이 왜 일어났는지 생각해보면 이해가 되기도 합니다.

일단 이번 텐미닛 사건에 가장 크게 공헌한 이는 모든 티아라의 문제가 그렇듯 김광수 사장의 잘못이 가장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잘못한 건 티아라인데 왜 김광수 사장이 가장 잘못이 크냐구요? 김광수 사장이 화영 탈퇴 이후에도 계속 스케줄을 잡아오기 때문이지요.

김광수 사장은 화영 탈퇴 후 "개인적인 활동 이외에는 활동을 중단할 생각이다"라고 발표함으로써 티아라를 그룹으로서는 볼 수 없을 것을 암시하는 말을 했습니다. 그 공지와 방침이 있은 지 불과 한 달도 안 돼 티아라는 컴백 선언을 합니다. 제대로 된 사과도 없고, 해명도 하지 않은 채 Sexy Love라는 곡으로 컴백한 것이지요. 사과문이라고 보낸 건 큐리의 자필 사과문 하나였습니다.

결과적으로 보면 김광수 사장은 한참동안 티아라의 활동이 없을 것이라고 해놓고서는 불과 한 달 만에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티아라를 다시 대중에게 노출시킨 것입니다. 아무런 대책도 없이 "대중은 빨리 잊으니까 내보내면 되겠지"라는 마인드였을 것입니다.

이전 "위안부 발언" 논란으로 은퇴한 김구라도 6개월이 지난 후에 택시로 컴백하자 "너무 짧다" "진정성이 있느냐?"하는 반대세력도 만만치 않게 존재하는 상황입니다. 김구라 같은 경우에는 방송을 통해 국민들에게 사과를 했고, 그 이후 위안부 할머니들을 찾아가서 용서를 구했습니다. 그런데도 아직 기간이 짧다고 사람들이 느끼고 있는 현실입니다.

반면 티아라는 멤버들과 화영의 트윗 사건 이후 제대로 된 사과가 없었으며, 사건이 커지자 김광수 사장은 화영을 방출하고 화영이 잘못했다고 이야기하였습니다. 그 이후로 멤버들도 인터뷰에서 미지근하게 뒤늦은 사과를 보여주었고 사실 말로만 활동 중단이지 해야 할 활동은 다 이어나갔습니다.

소연은 여전히 <해운대 연인들>에 출연 중이고, 은정도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하차하기 전까지 계속 우결에서 나오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또한 <다섯 손가락>에서 은정의 하차를 통보하지 않았다면 지금도 <다섯 손가락>에 출연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효민 역시 <천 번째 남자>에 계속 등장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즉 개인 활동은 다하며 그저 개인 활동을 위해서 그룹 활동을 하지 않는 상황인데 모든 것을 그만두는 것처럼 "그룹 활동 잠정 중단"이라고 발표한 것도 모자라, 그 약속 같아 보이는 것도 깨버리는 김광수 사장의 방침 때문에 티아라가 더 미움을 사는 것이지요. 이러니 정말 티아라가 반성하고 뉘우친다하더라도 대중의 눈에는 그것이 전혀 보이지 않을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김광수 사장은 언젠가 대중이 이 사건을 잊어버리기를 바라며 티아라를 자꾸 내보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니면 티아라가 당할 고통 따위는 개의치 않고 그들을 그냥 돈 버는 기계 정도로 생각해서 내보내고 있는 것이 아닌지도 모르겠네요.

정말 티아라를 위하고 티아라를 사랑한다면, 지금 상황에서 활동하면 돌아오는 게 욕과 차가운 눈빛 그리고 텐미닛과 같은 무반응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계속 내보낼까요? 아예 티아라가 이런 상황에 다 적응해서 그냥 욕먹어도 아무 반응이 없는 정말 감정 없는 "기계"가 되도록 티아라를 만들어가고 있는 것일까요?

사실 티아라는 팬덤 자체가 그렇게 큰 그룹은 아니었습니다. 우리나라 대표 걸그룹이긴 했지만 4대 걸그룹인 소녀시대, 원더걸스, 카라, 그리고 2NE1에 비해 팬덤이 훨씬 작고 오히려 인지도가 더 부족하다는 F(X), 에이핑크 등보다도 팬덤이 적은 편이지요. 그렇기에 대중을 상대로 어필할 필요가 더더욱 필요한 티아라입니다.

역시 자숙기간이 적다는 비난을 받는 지드래곤이 상대적으로 덜 영향을 받는 것도 뒤에서 버텨줄 팬덤의 수가 어마어마하기에 지드래곤은 팬들만을 상대로도 먹고살 수가 있습니다. (빅뱅의 텐미닛은 상상조차도 할 수가 없다는) 그러나 티아라는 상황이 그렇지 못합니다. 가뜩이나 크지 않은 팬덤이 화영 사태로 많이 떨어져나갔고, 이런 상황에서 기댈 수 있을 만큼 규모가 크지 않습니다.

이런 데도 아무런 대책 없이 컴백했기에 티아라는 결국 "텐미닛"이라는 처참한 현실에 부딪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이번 컴백은 티아라가 아직까지 상품가치가 있는가를 평가할 수 있는 기회였는데 사실 현재까지의 반응은 "글쎄요"인 상황입니다.

기계 다루듯이 소속가수를 다루는 김광수 사장에게 가치가 떨어진 티아라는 무엇이 될까요? 아무튼 이번 텐미닛은 티아라의 현재 처지와 앞으로의 위치를 보여주는 예가 아닐까요? 티아라를 생각하면 아쉽지만 한편 텐미닛이 이해가 가기도 하는 참 아이러니한 상황이네요.

위에서 언급한 대로 소녀시대 같은 경우도 텐미닛을 당했지만 결국 극복해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보이그룹도 따라잡기 힘든 최강의 아이돌로 자리잡았습니다. 하지만 소녀시대는 대부분이 루머로 인한 미움이었고 또한 본인들이 원인을 제공하지는 않았었기에 텐미닛을 쉽게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그 당시는 팬덤끼리의 싸움으로 시작되었다는 이야기도 있고요.

하지만 티아라의 경우는 왕따설의 트윗을 본인들이 제공했고, 소속사가 왕따설의 피해자로 보이는 화영을 내쫓았음에도 본인들의 해명이나 사과가 없었고 자숙기간도 없었습니다. 그러니 소녀시대 때 텐미닛과는 상황이 다를 수밖에 없지요.

하지만 미래는 예측 불가능하기에 티아라도 이 문제를 극복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굉장히 냉혹하고 참담한 상황이네요. 현재로선 극복하기 상당히 힘들어 보입니다. 티아라의 텐미닛은 그것을 확인시켜준 게 아닐까요.


체리블로거의 나만의 생각, 나만의 리뷰! ( http://kmc10314.tistory.com/ )
해외 거주자의 입장으로서 자신만의 독특한 세상으로 사물을 바라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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