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KBS <개그콘서트-네가지> 가운데 개그맨 허경환의 멘트에 대해 사과를 요구한 강원래, 그리고 그에게 공식 사과를 한 허경환을 두고 네티즌들 간 의견이 분분합니다.

평소 <네가지> 코너에서 자신의 작은 키를 개그 소재로 활용해온 허경환은 이날 자신보다 키가 작은 선배들을 차례대로 언급하며, "누굴 일곱 난쟁이 중에 막내 난쟁이로 아나"는 멘트로 좌중을 웃겼습니다.

그런데 방송 직후, 클론 출신의 강원래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허경환의 개그에 대해 불편한 심경을 토로합니다. 그가 허경환에게 남긴 멘션은 이러합니다.

"안녕하세요. '누굴 진짜 난쟁이로 아나?' 난쟁이란 표현은 조금은 심하셨어요. 비하할 뜻은 아니었겠지만 사과 부탁드려요^^; 개그는 개그일 뿐이지만 몸과 마음이 불편한 장애인을 개그 소재로 삼기엔 아직 대한민국 정서가 색안경인 게 저도 아쉽네요"

강원래가 지적한 대로 난쟁이라는 단어에는 기형적으로 키가 작은 사람을 얕잡아 말하는 뜻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키가 작은 사람들 중에는 '왜소증' 등 장애를 가진 분들도 있기에 평소 장애인의 인권에 관심이 많은 강원래에게는 다소 불편하게 다가왔나 봅니다.

허경환은 보통 사람보다 키가 작은 사람의 의미로 '난쟁이'란 단어를 활용했을 뿐 장애인을 비하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을 것입니다. 당시 허경환의 개그를 듣고 박장대소하였던 관객들과 시청자들 중에서도 '난쟁이=장애인'이라고 받아들인 이는 거의 없을 것입니다. 어릴 때 즐겨보던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의 제목에서도 그랬듯이, 단지 키가 작은 사람을 지칭하는 단어일 뿐 결코 키가 작은 사람들을 깔보거나 비하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생각됩니다.

국어사전에 난쟁이란 단어는 장애인을 뜻하지는 않아도 키가 작은 사람을 얕잡아 일컫는 뜻이 포함되어 있기에 그런 의도로 해석되면 바른 말 고운 말만 써야 하는(?) 지상파 방송에서는 부적절했던 단어 운용으로도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단 난쟁이란 단어가 부적절했냐의 여부를 떠나 사과를 요구한 강원래에게 쿨하게 사과한 허경환을 다시 봤다는 의견이 대다수입니다. 장애인 비하까지는 아니었어도 그렇게 받아들일 수 있는 여지가 있기 때문에 사과가 필요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하지만 꼭 사과가 필요할 정도로 잘잘못을 따지긴 애매한 사안임에도 쿨하게 인정하고 사과할 줄 아는 그는 자신의 발언에 책임질 줄 아는 개그맨이자 멋진 남자였습니다.

이번 강원래에서 시작된 '난쟁이' 단어 사용의 적절성 논란에서 가장 빛난 이는 고의적 의도가 없었다 해도 선배의 지적을 깔끔하게 받아들이고 사과하는 상남자 허경환이 아니었나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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