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아라 왕따 사태가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티아라 왕따 사태라 함은, 대중이 티아라를 왕따 시키는 작금의 사태를 말한다. 이건 별 근거도 없이 생겨나서 대중이 집단적으로 극단적인 공격성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집단광기라 할 만하다.

티아라 왕따 사태가 집단광기의 양상을 보인 건 벌써 꽤 됐다. 티진요라는 카페가 나타나서 가입자 수가 30만을 넘었다는 보도가 나온 것이 사태 초기의 일인데, 그때 이미 상황은 집단광기의 양상을 보였다. 그후로도 이것이 끝날 줄을 모른다.

최근에 함은정이 드라마에서 쫓겨나자 집단공격성이 다시 불붙고 있다. 함은정이 잘린 건 ‘쌤통’이려니와, 다른 티아라 멤버들까지 출연작에서 당장 잘라버리라고 저주를 퍼붓는다. 정말 매장되는 꼴을 볼 생각인 것 같다.

대중이 이렇게 광기를 보이는 것은 티아라 내부에서 왕따가 자행됐다는 단정 때문이다. 문제는 거기에 근거가 없다는 데 있다.

▲ 티아라 ⓒ 엠넷미디어

처음엔 티아라 멤버들이 트위터에 올린 글들이 문제가 됐다. 하지만 그건 멤버들 사이에 불편한 감정이 생겼다는 근거가 될 순 있지만 왕따의 근거는 절대로 될 수 없다. 다수와 한 명 혹은 다수와 소수의 사이가 안 좋다고 해서 그것이 모두 왕따는 아니다. 인간사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그 다음 근거로 제시되는 것들은 각종 캡쳐화면들인데 이건 정말 말도 안 되는 트집일 뿐이다. 화면 캡쳐 이미지를 통해 연예인을 대상으로 상상의 나래를 펴는 것은 각자의 소설일 뿐이다. 절대로 사실관계에 대한 확증이 될 수 없다.

이렇게 아무 근거가 없는 데도 대중은 티아라 멤버들이 왕따를 자행했다고 믿어버렸다. 이건 광신이다. 일반 대중뿐만 아니라 수많은 매체나 평론가, 시민단체까지 가세해 ‘왕따는 나쁘다’를 외쳐댔다. 광기도 이런 광기가 없다.

뚜렷한 확증도 없이 대중이 덮어놓고 누군가에게 집단공격성을 보이는 일들이 종종 나타난다. MC몽도 그랬고, 옥주현도 그랬고, 이번엔 티아라다. 뭔가 약점이 있거나 얄미운 꺼리가 잡힌 사람을 아예 패대기쳐서 매장시키려는 것이다.

티아라든 뭐든, 그게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대중은 패대기칠 사람을 찾고 있다. 마음속의 분노를 해소할 대상을 찾는 것이다. 그런 대상이 나타나기만 하면 일시에 일어나 광기를 만끽한다.

집단이 평소 마음속에 있던 울분을 누군가를 찍어 해소한다는 점에서 학교에서 벌어지는 왕따의 구조와 같다. 그러므로 ‘티아라 왕따 사태’인 것이다.

티아라 내부에서 왕따가 없었다는 말이 아니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왕따라고 확신할 만한 아무 근거도 없다는 말이다. 아무 근거도 없는데 어떻게 사람을 매장시키려고 하나? 광적인 폭력에 다름 아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티아라 내부에서 사이가 안 좋았던 건 사실인 듯하다. 하지만 그건 어느 팀에서나 있을 수 있는 일이다. 티아라의 문제는 그걸 트위터에 멤버들이 직접 밝혀서 대중이 물어뜯을 빌미를 제공했다는 점이다. 그게 나빴다.

요즘 툭하면 대중이 들고 일어난다. 확증이 나타날 때까지 기다리지도 않는다. 건수만 잡히면 무조건 ‘잡아죽이고’ 본다. 분노에 사로잡힌 대중, 참을성이 없는 대중, 희생양을 찾는 대중, 집단공격이 취미인 대중의 사회. 진정이 필요하다.

문화평론가, 블로그 http://ooljiana.tistory.com/를 운영하고 있다. 성룡과 퀸을 좋아했었고 영화감독을 잠시 꿈꿨었던 날라리다. 애국심이 과해서 가끔 불끈하다 욕을 바가지로 먹는 아픔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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