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서 기사를 보다보니 조금 황당한 제목의 기사가 눈길을 끌더군요. ‘박진영 “타고난 재능과 끼로 활동하는 가수 싫다”'라는 제목의 기사였습니다. Twitter에 박진영이 올림픽을 보고 써놓은 소감이 화제가 된 것이었습니다.

‘아무리 자기 소신 잘 말하는 박진영이라지만 왜곡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어 트위터를 직접 보니 실제로 기사에 표현된 것과 같았습니다. 박진영이 말한 취지는 알겠으나 조금 아쉽다는 생각이 드는 발언이었는데, 영어로 박진영이 자신의 느낌을 다시 적어놨습니다. 영어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영어 문장이 박진영의 생각을 훨씬 더 잘 전달하지 않았나 생각이 드네요. 이를 직역하면, "주어진 재능 그 자체에만 의존하며 활동하는 연예인보다는 매일 자신을 훈련하는 올림픽 선수처럼, 음악적으로 자신을 훈련시키는 연예인이 되고 싶다"라는 말입니다. 한국어보다 어감이나 표현이 더 좋지요?

이 표현을 보고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기는 했지만 한편 살짝 아쉽게 느낀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래서 박진영의 이 발언과 함께 JYP에 느끼는 아쉬움을 적어보도록 할게요.

이솝우화에 나오는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가 있지요. 뛰는 데 재능을 타고난 토끼가 게으름을 피우다가 결국에는 뛰는 데는 전혀 재능이 없지만, 미치도록 충실한 거북이에게 경주에서 완패한 이야기요.

아마도 박진영이 말하고 싶었던 건 이런 거였을지 모릅니다. 재능이 없어도 노력하는 사람이, 재능이 있지만 게으르고 노력 안 하는 사람보다 낫고 더 앞서갈 수 있다는 의미이지요.

그렇지만 이 이야기를 예체능계에 적용해보면 조금 그 공식이 깨지는 듯합니다. 올림픽만 봐도 그렇게 느껴질 수가 있습니다. 올림픽에 올라온 선수들이 다 "노력"만 가지고 올라온 선수들은 아니거든요. 어느 정도 타고난 기본 재능에 노력으로 완성시킨 것이지요. 예전에 어떤 분석에서 김연아는 신체적인 조건이 피겨에 딱 맞은 조건이라고 나오기도 했지요. 미국의 유명한 천재 야구선수 알버트 푸홀스는 사물을 보는 시각이 남다르다고 합니다.

어쨌거나 올림픽에 올라온 선수들 중에는 노력하지 않고 올라온 선수는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신체적으로 타고난 조건이 남보다 나은 사람도 있고 운동신경이 빠른 사람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일부는 남들보다 노력을 덜해도 잘되는 사람들아 더러 있기도 하구요.

어떤 경우에는 미치도록 노력했는데도 재능 있는 사람을 못 따라 잡는 경우도 있는 것이지요. 이런 경우에는 박진영의 논리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할 수 있겠지요.

JYP 소속사 가수들은 누구보다도 열심히 노력하는 가수들 같습니다. 원더걸스 같은 경우에는 아예 스케줄에서 예능이나 드라마 등은 제쳐놓는 듯하고, 연습생 생활도 JYP 연습생이라면 다 질려할 정도로 긴 기간을 보내니까요.

그런데 아쉽게도 그렇게 노력하는데도 변화가 보이지 않는 케이스가 상당수가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일부를 제외하고는 JYP 소속사 가수들의 가창력은 아쉽습니다. 수년간 가수 생활을 해도 늘지 않는 경우도 실제로 JYP에는 존재합니다.

실력 순으로 JYP를 보면 늦게 영입된 케이스일수록 실력이 더 좋다는 아이러니한 점도 발견됩니다. 2AM에 가장 늦게 합류한 창민, JYP에 유일한 제대로 된 래퍼 산이가 그런 케이스라고 할까요?

물론 JYP에 오랫동안 있으면서 노력으로 발전시킨 경우가 있기는 합니다. 선예나 조권이 그런 케이스라고 할 수가 있겠지요. 그렇지만 연습생활을 더 적게 한 창민이나 예은이가 실력이 좋다고 느껴지는 것은 재능과 노력의 차이를 보여주는 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드네요. 연습기간으로 보자면 소희나 찬성 등이 뒤늦게 합류한 진운이나, 창민, 예은보다도 훨씬 더 긴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걸 보면 노력해도 안 되는 케이스가 있다고 봐야겠지요.

연예계는 사실 이 논리가 가장 적용이 안 되는 케이스입니다. 연예계는 보여지기 위해 존재하는 공간입니다. 노래를 들려주든, 연기를 보여주든 아니면 정말 미치도록 잘 생기거나 예뻐서 외모로 어필하든지요. 결과로만 따지는 공간이 이 연예계입니다.

미친 듯이 노력했음에도 제대로 된 노래실력이 아니라 불안한 라이브나 음정, 음이탈 등을 보여준다면, 노력이 부족해도 기본기만 가지고 안정적으로 부르는 가수보다는 백 배 못한 것입니다.

무엇인가를 보기 위해서 비용을 지불하고 CD를 사고, 콘서트에 가고, 음원을 사고 하는데, 아무리 노력을 했어도 제대로 된 결과를 주지 못하면 노력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정말 미친 듯이 노력했지만 그래도 안 된다면, 자칫하면 민폐가 될 수 있는 상황까지 이르게 되는 것이지요.

노래를 듣는 사람들은 과정이 어떠했든 음이탈 없고, 안정되어 있고, 감동을 주는 노래와 무대를 선호하지, 불안정하고, 감동도 없고 음이탈이 있는 무대를 원하진 않습니다.

사실 JYP에 잘나가는 아이들을 보면 대부분 박진영의 아바타입니다. 박진영이 곡을 주기에 박진영의 노래를 하지만, 기본적으로 발성, 창법, 표정, 호흡, 제스쳐 등이 다 박진영을 연상하게 합니다.

JYP 안에서 잘나가는 아이돌을 살펴보면 누가 박진영의 스타일을 가장 잘 소화하느냐에 달려있습니다. JYP에서 가장 실력이 좋은 임정희, 노을, 그리고 산이 등이 JYP 안에서 크지 못하는 건 그들의 실력에 맞춰줄 프로듀싱이 조금 벅찬 게 아닌가 생각이 드네요.

어쨌거나 JYP는 박진영의 회사이기에 자신의 방식대로 아이돌을 키우고 선택할 수 있겠습니다만, "노력으로 모든 게 다 된다"라고 하면서 본인의 방식을 고집한다면 JYP의 전체적인 실력은 나아질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노력하는 자가 재능 있는 자보다 더 어여쁘고 기특하긴 하겠지만 연예계에서는 재능 있는 자를 더 선호합니다. 리틀 박진영이 될 사람들이 아니라 재능이 있는 아이들을 뽑아서 그들만의 색깔을 가진 가수로 키워주면 JYP에서도 실력파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체리블로거의 나만의 생각, 나만의 리뷰! ( http://kmc10314.tistory.com/ )
해외 거주자의 입장으로서 자신만의 독특한 세상으로 사물을 바라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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