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차기 이사장이 될 가능성이 높은 이길영 KBS 감사가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에 앞장설 것이라는 분석이 KBS 내부에서 제기됐다.

▲ 이길영 KBS 감사
문제가 되는 것은 이길영 감사의 경력이다. 이길영 감사는 2006년 지방선거 당시 한나라당 김관용 경북도지사 후보의 선거 대책위원장을 맡았으며 김관용 후보가 당선된 이후에는 인수위원장을 지냈다. 사실상 '보수 정치인'이었던 이길영 감사가 KBS 차기 이사장이 될 경우, 대선을 앞두고 보수 정치권의 '대통령 창출'과 'KBS 사장 선임'에 일정한 역할을 담당하게 되지 않겠느냐는 분석이다. KBS의 최고 의결기구인 KBS 이사회는 KBS 사장 임명제청 권한을 가지고 있으며, 내달 1일부터 새로운 임기를 시작할 KBS이사회는 11월 임기가 만료되는 김인규 사장의 후임을 결정하게 된다.

3일 KBS 새 노조는 김관용씨에 대해 "대구경북, 이른바 TK세력의 대표적인 정치인 가운데 한 사람"이라며 "박근혜 대선 캠프의 '성지'라고 할 수 있는 구미시의 시장을 지냈으며, 구미시에서 열리는 '박정희 대통령 탄신제'에 박근혜 후보가 참석하면 꼭 바로 옆에서 박 후보를 보필했던 최측근 세력"이라고 설명했다.

KBS 보도국장, 보도본부장 등을 역임한 이길영 감사가 KBS 이사장 자리에 오름으로써 5,6공화국 시절 정권에 '부역'했던 KBS 출신 인사들이 KBS 내외곽을 둘러싼 구조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문공부-언론인 개별접촉' 문건이 작성됐던 1987년, KBS 보도국장이 현 이길영 감사였으며 김인규 현 KBS 사장은 당시 KBS 정치부 차장이었다. 당시 김인규 정치부 차장의 직속 상사였던 김병호 정치부장은 현재 박근혜 대선 캠프의 공보위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새 노조는 "이길영처럼 KBS에서 보도본부장까지 역임했던 김병호는 한나라당 의원으로 정치에 입문할 때부터 일찌감치 친박계로 분류되던 인물"이라며 "만약 이길영이 KBS이사로 확정되고, 연이어 관례상 연장자순으로 이사장까지 된다면, 25년 전 가장 악랄하고 편파적인 대선 보도를 주도했던 세 인물이 KBS 내외곽을 둘러싼 형국이 된다"고 밝혔다.

이어, 새 노조는 "이길영은 자신이 보도국 휘하에 거느리고 있던 김인규를 사장으로 두고 KBS를 수렴청정하고 동시에 자신이 보도국장일 때 정치부장이었던 김병호와 돈독한 사이를 유지할 것"이라며 "박근혜에게 유리한 보도, 야당 후보 입장에선 편파적인 보도가 강압적으로 생산될 개연성이 매우 높은 사내외 정치적 지형이 완성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새 노조는 "이길영은 김병호, 김관용 그리고 박근혜로 연결되는 이 무수한 정치적 고리들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라며 "정치인 이길영을 KBS 감사로 앉힌 것도 모자라 이제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이사장으로 임명해 박근혜의 대통령 만들기에 앞장서겠다는 것 말고는 논리적으로 달리 해석할 길이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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