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ne

미디어스

Updated 2021.8.1 일 13:27
상단여백
HOME 뉴스 기자수첩
‘손석희의 시선집중’ 12년만의 첫 심의를 보고[기자수첩]방통심의위 심의, 국민들은 어떻게 볼까?
권순택 기자 | 승인 2012.08.02 17:44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심의 과정을 방청하다보면 가끔 숨이 막힐 때가 있다. ‘과연, 이 같은 심의를 일반 시민들이 듣는다면 얼마나 웃을까’라는 말이 심의를 지켜보는 기자들 사이에서 푸념처럼 터져 나온다. 지난 1일 방통심의위원회 방송심의소위의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대한 심의도 마찬가지였다. <손석희의 시선집중>이 난데없이 ‘편파방송’ 논란으로 이어진 까닭에 대한 이야기다.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은 지난 6월 25일 방송된 이숙이 <시사IN> 정치팀장의 뉴스브리핑이 문제가 돼 심의대상으로 올라왔다. 

   
▲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 홈페이지 캡처

이숙이 정치팀장은 당일 곽노현 서울시교육감과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이 “일제고사를 표본집단 조사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과 관련한 전교조 산하 참교육연구소의 설문조사 결과를 소개했다. 그는 전국 초중고 교사 9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일제고사를 폐지해야한다”는 대답이 49.6%, “표집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는 답변이 46%로 나타났다고 인용했다.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이 방통심의위 심의 안건으로 올라온 이유는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필수고지항목을 지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현행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16조(통계 및 여론조사) 1항은 “방송은 통계조사 및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보도할 때에는 의뢰기관, 조사기관, 조사방법, 조사기간 및 오차한계 등을 밝혀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MBC라디오 김호경 PD는 의견진술에서 “필수고지 항목이 빠진 것은 실수였다”며 “라디오의 경우, 자막 같은 보조수단이 없어서 여론조사 인용에 위축될 때가 많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그리고 다른 심의위원들은 낮은 행정제재 정도를 고려하고 있었다. 심의위원 일부는 제일 낮은 수위의 ‘의견제시’ 제재를 주장했고, 심의를 연기자하자는 주장도 나왔다. 라디오라는 매체의 특성상 여론조사 필수고지를 완화해야한다는 주장이 대두됐던 터라 해당 논의를 마치고 심의를 해도 늦지 않는다는 주장이었다.

그런데 이날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대한 심의는 난데없이 ‘편파방송’ 논란으로 튀었다. 문제삼는 이는 권혁부 부위원장.

권혁부 부위원장은 <손석희 시선집중> 이숙이 정치팀장의 당일 뉴스브리핑에 대해 “30초밖에 안 되는 짤막한 브리핑이지만 그 내용이 매우 편향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일제고사에 반대하지 않는 전국 시도의 다른 교육감도 있을 텐데 유독 적극 반대의사를 가진 두 교육감만 인용한 것은 편향”이라며 “일제고사의 이해당사자라고 한다면 학생이나 학부모도 있다. 골고루 했다면 결과를 신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문의 객관성을 문제 삼았다.  

이날 권혁부 부위원장은 “특정 단체(전교조)가 특정 대상(교사) 상대로 한 설문이기 때문에 여론 측면에서 다수 의견으로 볼 수 없다”며 재허가 감점대상인 ‘주의’(법정제재)를 주장했다. 문제로 삼는 것은 결국 ‘전교조’였다.

프로그램 시작 12년만의 첫 심의라는 <손석희의 시선집중>에게 그동안 여론조사 고지의무를 위반한 방송 프로그램에 대한 관례에 따라 행정제재인 ‘권고’가 내려졌지만 왠지 찜찜한 기분을 털어내긴 어렵다.

이숙이 정치팀장이 인용한 설문은 비록 전교조 산하 참교육연구소에서 실시됐으나 900여명의 교사 중 전교조 소속은 35.3%에 불과했다. 나머지 64.7%는 교총 회원(21.2%)과 교원단체 미가입 교사(43.7%)들이 차지했다. 또, 일제고사가 이미 방송 다음날인 26일 예정된 상황에서 시의성 측면에서도 충분히 인용할 가치가 있었다는 판단이다. 

‘교사를 대상으로만 한 설문조사라 신뢰하기 어렵다’는 권혁부 부위원장의 주장은 그야말로 재밌는 논리다. 해당 여론조사를 듣는 이들은 교사라고 한정해서 듣지 ‘전체 국민의 46%가 일제고사 폐지를 원한다’고 해석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심의를 맡은 권혁부 부위원장이야말로 일반화의 오류에 빠져 편향된 심의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러운 대목이다. 그의 주장대로라면 방송에서는 전체 국민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가 아니면 인용할 수 없다는 얘기가 되기도 한다. 

권혁부 부위원장은 이미 지난해 7월 ‘친일 미화’ 논란이 된 KBS 백선엽 다큐와 관련해 “(백선엽의 공 때문에) 내가 여기에 이렇게 살아있을 수 있는데, 백선엽 장군을 좀 미화한들 뭐가 문제 되느냐”고 발언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기도 하다. 의문이다. 과연, 국민들은 권혁부 부위원장에게 방송프로그램에 대한 심의를 맡기는 것이 옳다고 생각할까? 

권순택 기자  nanan@mediaus.co.kr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권순택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1
전체보기
  • 조영진 2012-08-03 14:18:49

    이거는 방송통신위의 의견이 맞는것 같아요!
    취재인의 구구한 변명이 오히혀 돋보이네요.   삭제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국회대로 72길 22 가든빌딩 608호 (우) 07238  |  대표전화 : 02-734-9500  |  팩스 : 02-734-2299
    등록번호 : 서울 아 00441  |  등록일 : 2007년 10월 1일  |  발행인 : 안현우  |  개인정보책임자 : 안현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윤수현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 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안현우 02-734-9500 webmaster@mediaus.co.kr

    미디어스 후원 계좌 안내 : 하나은행 777-910027-50604 안현우(미디어스)
    Copyright © 2011-2021 미디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mediaus.co.kr

    ND소프트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