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사측은 <PD수첩> 작가들을 해고한 이유에 대해 "작가들이 불편부당성과 중립성을 무시하는 경향을 보여왔다"고 설명하며, 작가들이 '불편부당성'과 '중립성'을 무시한 사례로 "노조 파업을 옹호하고 노조측에 가담해서 회사를 상대로 싸웠다"는 것을 거론했다.

▲ 7월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MBC 사옥 앞에서 열린 '방송 4사 구성작가협의회 PD수첩 작가 해고 규탄 결의대회'에서 해고된 PD수첩 작가들이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연합뉴스 유용석 기자

김현종 MBC 시사제작국장은 1일 MBC 사내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정재홍 작가를 포함한 PD수첩 작가들은 불편부당성과 중립성을 무시하는 경향을 보여왔다"며 "MBC 노사분규 사태에서 일방적으로 노조 파업을 옹호하고, 노조측에 가담해 회사측을 상대로 싸움을 했다는 것이 하나의 사례"라고 밝혔다.

김현종 국장은 '작가들이 노조측에 가담해 회사를 상대로 싸움을 한 사례'와 관련해, 정재홍 작가가 언론인터뷰를 통해 "MBC가 그토록 오래 파업을 한 핵심적 이유 중 한 가지가 PD수첩이었다. 그래서 노조원도 아닌 우리 작가들에게도 파업은 물러설 수 없는 싸움이었다"고 밝힌 것을 거론했다.

또, 김현종 국장은 "작가는 프리랜서이므로 '해고'가 아니라 '교체'가 정확한 표현"이라며 "그동안 PD수첩이 우리 사회의 발전에 기여한 바도 많았으나 정치적 편향성 논란이 있어왔던 것도 사실이다. 파업으로 인한 6개월의 공백을 거쳐 다시 방송을 시작하는 시점에서 기왕의 편파성 시비를 벗어나 공정한 방송을 하기 위해서는 제작진의 쇄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김현종 국장은 이어 "작가에게는 양심과 표현의 자유가 보장돼 있는 것이 사실이며 본인도 이를 존중하고 있다. 그렇지만 공영방송의 시사프로 작가에게는 그러한 자유에도 불구하고 불편부당성과 중립성을 지켜야 한다는 제한이 따른다"며 "이것이 드라마 작가나 예능 작가와는 다소 다른 지점이라고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김현종 국장은 "프리랜서인 작가의 교체는 기본적으로 방송사의 자율권에 속하는 문제"라며 "보다 공정한 방송과 시청자를 위한 프로그램 쇄신 의지가 '전체 방송작가들에 대한 모독이자 언론자유를 탄압하는 행위'로 오해되고 있는 현실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2일 MBC 노조 특보에 따르면, 정재홍 작가는 "작가들은 파업을 지지하는 성명을 냈을 뿐, 노조에 가담해 회사를 상대로 싸웠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우리가 지지한 것은 공정방송 회복이라는 가치"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한편, 한국방송작가협회는 1일 MBC 사측에 김재철 사장과의 면담을 요청했다. 박영주 한국방송작가협회 상임이사는 2일 <미디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2일 오후 2시까지 면담요청에 대한 답변을 기다릴 것이다. 만약 김재철 사장이 면담을 거부한다면 저희 나름의 프로그램에 의해 움직일 것"이라며 "6일 김재철 사장 항의방문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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