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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정신, 황색저널리즘에 병들어간다"노컷 '변양균, 아내보다 5배 소중한 애인 신정아' 기사에 노조 "참담하다"
정은경 기자 | 승인 2007.10.05 11:45

CBS 내부에서 노컷뉴스와 무가지 데일리노컷뉴스의 선정성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계기는 지난달 27일 두 매체에서 보도된 <변양균, '아내보다 5배 소중한 애인 신정아'> 기사.

   
 
  ▲ 9월29일 KBS <미디어포커스> 방송내용 중.  
 

노컷뉴스는 이 기사의 부제를 '신정아 관련 사찰엔 특별교부금 10억…부인 다니는 사찰엔 2억원 지원해'라고 달면서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에게 신정아 씨는 자신의 부인보다 최소 5배 이상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다는 웃지 못할 사실이 드러났다"로 기사의 첫머리를 열었다.

이를 두고 지난달 29일 KBS <미디어포커스>는 "그야말로 웃지못할 기사"라고 비꼬기도 했다. 

이에 대해 지난 4일 CBS노조(위원장 나이영)는 성명을 내어 "'참담함'과 '분노'를 금할 길이 없다"고 했다.

노조 "데스크의 의지와 취재, 기사작성으로 보도됐다는 것이 더 충격"

CBS노조는 "더 충격적인 점은 이 기사가 데스크의 의지와 취재, 기사작성으로 이뤄졌다는 점"이라며 "CBS 보도를 책임질 데스크가 조회수 경쟁에 혈안이 돼 선정적인 기사를 생산하는 첨병역할조차 마다하지 않게 됐다는 얘기"라고 비판했다. 바이라인이 달린 해당 기자는 이름만 빌려준 셈이라는 것이다.

   
 
  ▲ CBS노조 홈페이지(http://www.cbsunion.or.kr).  
 
CBS노조는 "이 사태는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기형적 매체 확장이라는 지금의 구조에서 비롯됐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을 느낀다"며 "생존 논리 속에 기자들을 격무로 내몰았는데 들려오는 건 한숨과 비탄 뿐"이라고 개탄했다.

노조는 "CBS가 황색 저널리즘에 물들어간다면 뉴스부활 20주년을 기념하는 모든 행위는 '껍데기'에 불과하다"며 "조회수를 높이기 위한 선정적 기사가 난무하는 지경에 이른다면, 우리는 뉴스부활 20주년을 기념할 것이 아니라 보도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이날 CBS 노조가 발표한 성명 전문이다. 

<무가지와 인터넷의 황색저널리즘이 CBS 정신을 병들게 하고 있다>

CBS가 ‘조롱거리’로 전락했다. 오늘 우리는 CBS의 존재이유를 묻는다.

지난 달 27일 데일리노컷엔 “변양균 아내보다 5배 소중한 애인 신정아”란 기사가 실렸다. 변씨가 흥덕사엔 10억원을 지원했는데 부인이 다니던 사찰엔 2억원을 지원했다는 사실에 근거한 기사다.

인터넷 노컷뉴스엔 항의 댓글이 빗발쳤고, 급기야 9월 29일 KBS의 언론비평 프로그램에서 난도질을 당했다. “이런 걸 기사라고 할 수 있는지, 시청자 여러분이 판단해보십시오”란 말로 시작해 “그야말로 웃지 못할 기사입니다”란 멘트까지 덧붙여졌다. 보도 편집은 언론사의 고유권한이지만 뭘 취재하고 어떤 내용을 기사화하는지는 그 언론의 수준을 말해준다는 얘기까지 들어야 했다.

‘참담함’과 ‘분노’를 금할 길이 없다. CBS엔 대한민국의 그 어떤 언론도 갖지 못한 자부심이 있다고 믿었다. 옳은 걸 옳다 말하는 용기와 진실을 전하는 마이크, 사회의 구석진 곳을 살피는 따스함은 우리의 존재 이유였다. 하지만 오늘 CBS는 만인의 조롱거리로 전락했다.

더 충격적인 점은 이 기사가 데스크의 의지와 취재, 기사작성으로 이뤄졌다는 점이다. 해당 기자는 이름만 빌려준 셈이다. 이는 뭘 의미하는가? CBS 보도를 책임질 데스크가 조회수 경쟁에 혈안이 돼 선정적인 기사를 생산하는 첨병역할조차 마다하지 않게 됐다는 얘기다. 그것도 고뇌하는 현장 기자의 명예를 실추시키면서 말이다.

공정보도 신속보도를 위해 땀 흘리는 CBS 구성원 전체의 노력을 모르는 바 아니다. 또 이번 기사로 CBS가 황색 저널리즘에 물들어간다고 평가할 수 없음을 잘 안다. 하지만 이 사태가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기형적 매체 확장이라는 지금의 구조에서 비롯됐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을 느낀다.

월급은 적어도 CBS엔 희망이 있다고 믿었던 시절이 있다. 할 말을 할 수 있고 옳은 걸 옳다고 말하는 용기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누가 그렇게 말할 수 있을까? 생존 논리 속에 기자들을 격무로 내몰았는데 들려오는 건 한숨과 비탄뿐이다.

CBS의 정신을 훼손시키면서까지 인지도를 넓히고 싶진 않다. 노동 강도가 2~3배 늘어난 것보다, CBS 정신이 아스라이 사라지는 건 더 통탄스럽고 참을 수가 없다. CBS에 몸담은 우리는 ‘올곧은 정신’을 잃어버리는 순간, 존재할 이유가 없다.

CBS가 황색 저널리즘에 물들어간다면 뉴스부활 20주년을 기념하는 모든 행위는 ‘껍데기’에 불과하다. 조회수를 높이기 위한 선정적 기사가 난무하는 지경에 이른다면, 우리는 뉴스부활 20주년을 기념할 것이 아니라 보도를 중단해야 한다. 뉴스부활 20주년을 기념하는 진정한 의미는 보도를 할 수 있게 된 우리가 지난 20년 동안 제대로 역할을 했는지 살피고, 앞으로 우리가 지향할 방향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결단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 순간, 준엄하게 경고한다. 이번 사태를 사회적 추세 또는 열심히 하려다보니 나온 실수 정도로 무마해선 안될 것이다. 공정방송 사수와 CBS 뉴스의 자긍심을 다시 세우기 위해서라도 관련자 징계와 재발방지를 위한 철저한 대책 마련을 촉구한다.

또한 사측은 매체 확장으로 인한 부작용이 충분히 예견됐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대비책 없이 이를 강행해온데 대해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노컷뉴스란 브랜드에 담긴 뜻이 ‘어떤 외압에도 편집권은 사수한다’는 의미보다 ‘황색 저널리즘’으로 비춰지지는 않는지 진지하게 짚어볼 필요가 있다. 근본적인 성찰만이 제대로 된 해법을 내놓는 길일 것이다.

2007년 10월 4일 
전국언론노동조합 CBS 지부

정은경 기자  pensidre@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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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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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너머 2007-10-07 17:12:29

    cbs가 사찰 지원을 이런 식으로 비꼬는 것은 아닌지
    달리 해석할 방법이 없네요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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