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방송 부실 논란에 휩싸인 MBC가 메인뉴스인 <뉴스데스크>에서 올림픽 관련 보도를 하면서 사실관계까지 조작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 27일 <뉴스데스크> 15번째 리포트 'MBC-구글 SNS 현장중계' 캡처. '서울의 한 기업체 사무실'은 사실 여의도 MBC 사옥 6층의 뉴미디어뉴스국 사무실이었으며, MBC 뉴미디어뉴스국 직원들이 '올림픽을 응원하는 일반 시민'으로 둔갑됐다는 지적이다.

문제의 보도는 27일 <뉴스데스크> 15번째 리포트 'MBC-구글 SNS 현장중계'다. MBC는 해당 리포트를 통해 "(MBC가) 구글의 SNS망을 이용해 영국 런던과 서울의 주요 지점을 연결, 실시간 응원 모습을 쌍방향으로 중계한다"며 서울과 런던의 주요 SNS망 연결 지점을 소개하고, '서울의 한 기업체 사무실'이라며 영상을 내보냈으나 이곳이 사실은 여의도 MBC 사옥 6층의 뉴미디어뉴스국 사무실이었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배현진 앵커는 "서울의 한 기업체 사무실인데요"라며 "다들 모여 계시네요"라고 언급했으며, 이 리포트는 기사를 작성한 기자의 이름이 적시되지 않은 채 'MBC 뉴스'로만 소개됐다.

MBC노동조합은 31일 발표한 민주언론실천위원회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밝히며 "의도적인 사실왜곡"이라고 지적했다. MBC노조는 사실왜곡의 배경에 대해 "당초 보도본부의 뉴미디어뉴스국은 홍대와 코엑스, 서울광장에서 중계를 시도했지만 기술적인 문제로 이를 실현하지 못했다"며 "이 때문에 뉴미디어뉴스국의 윤영무 국장은 MBC 사무실로 SNS망을 연결하라고 지시했고, 결국 뉴미디어뉴스국 직원들이 '올림픽을 응원하는 일반 시민으로 둔갑'해 뉴스에 출연한 셈"이라고 비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윤영무 국장은 이와 관련해 "런던에 있어서 상황을 정확하게 인지를 못 하고 있다"며 자신의 책임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으나, 담당 부장은 "(윤영무) 국장이 (문제의) 기사를 다 봤다"고 말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보고서는 김재철 MBC 사장이 지난해 10월 구글과 콘텐츠 공급 협약을 체결한 것을 대표적인 치적으로 홍보해 왔음을 거론하며 이 같은 보도가 "'김재철의 치적'에 조그마한 흠집도 낼 수 없다'는 현 보도본부 간부들의 강박관념 때문에 벌어진 참사"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MBC 사측은 27일 특보 1면을 통해 구글의 SNS망을 이용한 올림픽 생방송 계획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며 김재철 사장이 "이번 'MBC-구글플러스 존'은 SNS를 방송에 접목한 첫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 런던올림픽의 감동과 TV의 소셜화를 동시에 실현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발언한 것을 강조한 바 있다.

보고서는 "윤영무 국장이 파업 기간 동안 시용기자의 채용을 책임지는 등 김재철 체제 보위에 앞장섰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라며 "<뉴스데스크>는 무려 3분을 들여 이 소식을 다뤘는데 보통 리포트가 1분 30초를 넘지 않는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낯 뜨거울 정도의 회사 홍보, 즉 김재철의 치적 홍보를 감행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보고서에서는 '올림픽 보도 올인'으로 영광 원자력발전소 전원 고장, SJM 용역직원 투입, 은진수 전 감사위원 가석방 등의 뉴스가 철저히 외면을 당하고 있는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보고서는 "올림픽 기간을 맞아 <뉴스데스크>가 총체적인 난맥상을 보이고 있는데도, 보도국의 제대로 된 교통정리는 도무지 눈에 띄지 않는다"며 "올림픽 소식을 내실있게 국민들에게 전달하면서도, 사회의 다른 이슈들을 고루 전달해야 하는 공영방송의 역할은 포기한 것인가?"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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