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음주운전 사고로 물의를 일으킨 2PM의 멤버 닉쿤은 단순 외국인 멤버 그 이상 존재였습니다. '태국 왕자'라고 불릴 정도로 예쁘장한 꽃미남 외모로 데뷔 전부터 세간의 관심을 불러일으킨 닉쿤은 2PM을 넘어 한국 아이돌 시장에서도 압도적인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스타였으니까요.

잘 생긴 외모에 반듯한 이미지를 더해, 교포도 아니고 순수 외국 혈통임에도 불구하고 한국 대중에게 큰 사랑을 받았던 닉쿤인 터라 이번 음주운전 사고는 닉쿤 개인은 물론 2PM, 나아가 JYP에게도 큰 타격을 입혔습니다.

닉쿤의 음주운전 사고로 충격을 받은 대중의 시선을 의식한 듯, 닉쿤과 2PM을 앞세운 CF 는 물론 일본 방송도 하나하나씩 중단하는 분위기입니다. 그래도 2PM과 미쓰에이 수지가 함께 출연한 캐러비안 광고 같은 경우에는 닉쿤 단독샷을 편집하는 식으로 계약기간만큼 광고를 이어나갈 수 있지만, 한국 시장 못지않게 공들인 일본 활동에 제약이 온 것은 닉쿤을 앞세워 해외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했던 JYP로서는 난감 그 자체입니다.

그럼에도 닉쿤에 대한 광고계의 엄중한 제재는 당연히 취해야할 조치라고 생각합니다. 몇몇 강성론자의 발언처럼 한국 연예계에서 퇴출되는 단계까지는 아니지만, 닉쿤은 한국 대중의 사랑을 받는 연예인으로서 자신이 저지른 물의에 대해 책임지고 자숙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합니다. 그런 엄중한 조치와 자숙이야말로, 닉쿤은 물론 2PM 더 나아가 JYP가 살 수 있는 방법입니다.

하지만 음주운전 사고 이후 닉쿤 분량을 삭제하는 등 발 빠른 행보를 보이는 광고계와 일본 방송들과는 달리, 정작 MBC는 부분 편집을 통해 최대한 닉쿤 분량을 축소했다고 하나 탁구 종목에서는 아예 닉쿤의 모습을 버젓이 드러내 논란을 빚고 있습니다.

25일 밤 MBC에서 방영된 <아이돌 스타 올림픽>에서 닉쿤 분량을 통편집하지 못한 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어 보이긴 합니다. 여러 아이돌이 함께 나오기 때문에 닉쿤이 나오는 분량만 따로 편집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닉쿤이 사고를 일으키기 전 해설위원들의 해설이 더빙되었기 때문에 닉쿤 분량을 편집하면 뒤죽박죽 해설이 되어 방송 자체가 혼란에 빠지게 될 우려가 있었습니다. 게다가 닉쿤은 남녀 혼합복식 탁구 종목에서 예선뿐만 아니라 결승전까지 진출해 금메달까지 획득했기 때문에 닉쿤의 편집은 아예 불가능하다는 게 제작진의 변입니다.

닉쿤 분량을 편집하고 싶어도 하지 못했던 제작진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그럼에도 현재 물의를 빚은 지 얼마 지나지도 않아, 지상파 방송에 과감히 얼굴을 드러낸(?) 닉쿤과 <아이돌 스타 올림픽>에 대한 반응은 "이해된다"보다 "연예인 등 유명인에게 관대한 나라", "사고 전에 녹화한 걸 알고 있지만 보기 불편했다" 등 부정적인 반응이 만만치 않습니다.

설령 닉쿤 분량 통편집이 불가능했다면, 모자이크 처리 방법도 있었고 그 외 대중의 심기를 덜 불편하게 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있었을 것입니다. 어차피 <아이돌 스타 올림픽>은 곧 있을 2012년 런던 올림픽 한국 선수단의 선전을 기원하는 특집방송이라 일회성에 그칠 거지만, 문제는 이번 방송 때문에 본의 아니게 자숙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닉쿤입니다.

현재 닉쿤이 취해야 할 태도는 '자숙'입니다. 닉쿤뿐만 아니라 연예인들과 유명인사들의 잇단 음주운전 때문에 경각심이 줄어들고는 있지만, 음주 운전은 자칫 살인까지 일으킬 수 있는 심각한 범죄입니다. 현재 닉쿤을 옹호하는 입장으로 보이는 쪽에서 자꾸만 닉쿤이 ‘고작’ 맥주 2잔을 마시고 면허 정지를 당했다면서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정말 닉쿤을 위한다면 자꾸만 '맥주 2잔'을 강조할 것이 아니라 음주 운전이란 물의를 저지른 만큼 겸허히 대중의 비판을 받아들이고 '자숙'을 권고하는 게 최선이 아닐까 싶네요.

다행히 닉쿤이 출연한 광고들은 막중한 손해를 감수하고 닉쿤 분량을 통편집했습니다. 이것이 본질적으로는 닉쿤 때문에 입게 될 회사 이미지 타격을 막기 위한 발 빠른 조치라고 하나, 결과적으로는 물의를 일으킨 닉쿤의 자숙을 도와주었습니다.

그러나 정작 상업광고보다 공영성을 강조해야 하는 지상파 방송에서 음주 운전 사고를 일으킨 지 며칠도 지나지 않은 연예인의 얼굴이 클로즈업되는 놀라운 장면이 펼쳐졌습니다. 사고 직전 맹활약을 펼친 닉쿤 때문에 통편집이 불가능했다고 하나, 본의 아니게 닉쿤에게 면죄부를 주는 뉘앙스까지 풍긴 <아이돌 스타 올림픽>은 프로그램은 물론, 닉쿤 본인에게도 썩 득이 되는 방송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진짜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도 용서가 안 되는 음주 운전인데, 예능에서 획득한 금메달이 자숙에 들어간 지 며칠 지나지도 않은 닉쿤의 얼굴을 버젓이 드러낼 만큼 그렇게 중요한 결과였을까요. 도로 위의 살인병기 음주운전이란 범죄를 안일하게 생각한 제작진의 선택이 아쉬울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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