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 성훈, 노브레인 등이 떠나고 새로 꾸며진 <불후의 명곡2>는 예전보다 더 많은 아이돌이 참가함으로 인해 더 옛날처럼 돌아가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초기와는 달리 그 아이돌 가수들에게 힘을 더해주는 이들이 있으니, 소위 말해 "나가수급" 가수들에 가깝다고 할 수 있는 중견가수들입니다. 바로 그 중 한 명, 홍경민에 관해서 적어보고 싶네요.

이전에 홍경민이 알리, 허각 등과 함께 출연할 당시 홍경민에 대해 쓴 적이 있습니다. 당시에도 홍경민은 지금보다 더 쟁쟁한 가수들 속에서 자신만의 매력과 실력을 보여주었고, 다소 생소할 수 있는 가수들 사이에서 중심을 잡으며 프로그램에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그런 홍경민이 <불후의 명곡2>에서 하차할 때 상당히 아쉬웠는데 이번 개편 때 다시 여러 새 가수들과 합류했습니다. 한 번 출연했던 곳이라 <불후의 명곡2>는 홍경민에게 딱 맞는 옷인 듯한 느낌을 줍니다. 노래하는 가수로서도 그렇고, 대기실에 예능인으로 앉아 있을 때도 그렇고요.

특히 지난 방송 무대에서 홍경민의 진가가 드러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새삼 그 무대에서 더 홍경민의 경력이 생각나고 진가가 드러나는 것은 왜였을까요?

지난 방송 주제는 바로 "가요톱텐 여름 특집"이었습니다. 가요톱텐은 현재 KBS <뮤직뱅크> 의 전신으로 1998년 2월까지 약 18년간 KBS에서 많은 가수들의 무대를 보여주었던 프로그램입니다. 그 시대를 누비던 가수들 가운데는 이미 전설이 되어버린 신승훈, 서태지와 아이들, 룰라, 박진영, 김건모, 임창정, DJ DOC, H.O.T, 젝스키스 등이 있었지요.

사실 <불후의 명곡2>에 출연하는 많은 가수들은 그 무대를 보고 자랐을 것입니다. 88년생인 준수와 윤하, 89년생인 에일리, 성규 등은 아직 10살도 안 되었을 때 보고 자란 케이스고, 87년생인 려욱도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지요.

그런데 그 가운데 두 명의 가수는 실제로 "가요톱텐"에 출연해서 노래를 부른 적이 있는 가수였지요. 한 명은 잠시 예능인의 길을 걷고 있는 H.O.T의 리더 문희준이고, 또 다른 한 명은 이 글의 주인공 홍경민입니다.

홍경민은 사실상 가요톱텐의 끝 무렵이었던 1997년 9월 1집 "이제는"이라는 노래로 데뷔를 치른 것이지요. 가요톱텐 스페셜로 출연했던 그 당시 MC 손범수는 자신이 소개한 홍경민을 그대로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남들은 보고 자랐다는 무대를 직접 서 본 경험이 있는 (그런 홍경민을 바라보던 문희준의 눈빛이란...) 홍경민은 이번에도 그만의 독특한 무대를 선보였습니다.

홍경민이 선보인 무대는 코요태의 "순정"인데요. 개인적으로 홍경민이 "순정"을 부른다고 했을 때 댄스도 했던 홍경민이라 댄스 음악으로 즐겁게 꾸밀 줄 알았는데 실제로 뚜껑을 열어보니 전혀 아니었습니다. 소프트락과 성악을 절묘하게 섞은 경쾌한 느낌이었던 코요태의 "순정"을 완전 다른 소프트락의 무대로 바꾸어놓았습니다.

그러면서도 약간 코믹한 면까지 적절히 섞어놨는데, "사랑만 두고서 멀리 떠나버린 너"라는 순정의 가사와 함께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오데로 갔나"를 살짝 엮어서 코믹한 면까지 제대로 섞어서 놓는 홍경민만의 재치와 위트를 볼 수 있었지요.

그런 홍경민을 보면서 <나는 가수다>에서 훌륭한 무대를 보여주고 명예 졸업한 자우림이 생각났습니다. 자우림은 실력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자우림을 <나는 가수다>에서 특별하게 했던 건 어떤 음악이든 자신만의 장르로 개척했던 자우림만의 독창성이었지요.

<불후의 명곡2>를 여러 번 봤지만 오래하다 보면 대체로 나중에는 많은 부분이 비슷해지는데 홍경민은 정말 마음이 아릴듯하게 노래를 부르는 면부터 코믹한 면까지 다양하고 광범위하게 무대를 소화해내는 방식이 자우림과 비슷해보였습니다.

그런 홍경민을 보면서 만능재주꾼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만의 관록과 경력, 고유함이 절절히 드러난 무대가 아니었나하는 생각이 드네요. 개인적으로 홍경민이 계속 <불후의 명곡2>에 고정으로 남아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아니 아예 MC겸 출연자로 활약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홍경민은 무대에서는 독특함과 경험 그리고 실력으로 승부하며 대기실 안에서는 그만의 위트, 재치 그리고 예능감으로 승부합니다. 동시에 그는 후배가수를 띄워 주며 칭찬해주는 겸손한 면까지 있는, <불후의 명곡2>에서 필요한 모든 조건을 다 갖춘 가수가 아닌가 생각이 드네요. 후배들과 “경쟁한다"라기보다는 무대를 즐길 줄 아는 홍경민은 정말 <불후의 명곡2>의 보배입니다.

체리블로거의 나만의 생각, 나만의 리뷰! ( http://kmc10314.tistory.com/ )
해외 거주자의 입장으로서 자신만의 독특한 세상으로 사물을 바라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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